서울시장 보궐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부동산대책이 정치권 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올해 6월부터 적용되는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정책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정부는 지난해 7·10 부동산대책을 통해 취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양도세를 한꺼번에 끌어올리는 강수를 뒀다. 다주택자와 단기주택 거래 등 부동산 투기 혐의자들을 최대한 압박해 매물을 끌어내자는 취지였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양도세 부담으로 주택 매매보다 증여를 택하는 다주택자들이 늘면서 매물잠김 현상이 심화됐다.
여당이 중과세 완화에 대해 갈팔질팡하는 사이, 야당은 중과세 폐지라는 명확한 스탠스를 들고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오후 국회에서 부동산 정상화 대책 기자회견을 열고 △양도세 중과제도 폐지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통한 도심 고밀도·고층화 개발 △법률보다 낮은 서울의 용적률 기준 상향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안전진단 기준 조정 △분양가 상한제 폐지 △과도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현실화 △대규모 도심 택지확보를 통한 공급 물량을 대폭 확대 등 규제 혁파에 초점을 둔 부동산 정상화 방안을 제시했다.
◇ 한정된 부동산 매물, 거래 활성화 위한 양도세 폐지 카드 필요성 제기
업계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 완화가 실제로 주거문제 해결과 집값 하락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방면의 중과세로 인해 '매각해도 안해도 손해'였던 상황에서 과세를 줄이면 잠겨있던 매물이 나올 수 있는 유도장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매매 수요가 전혀 흡수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규제만 강화한다면 어떤 정책을 펴도 효과가 나오기 힘들 것”이라며, “일시적인 조세규제 완화와 더불어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 등 공급을 병행할 수 있는 정책이 수반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취득세와 보유세, 양도세를 동시에 올리면 도대체 어떤 사람이 손해보는 장사를 하려고 매물을 내놓겠나”라고 반문하며, “적어도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나오도록 유도하려면 양도세 완화만이라도 철회하는 ‘출구전략’을 세워야 하는데, 지금의 정부는 ‘정책 실패’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역시 양도세 완화가 주택공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이미 내린 상태다.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은 최근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기재위는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낮춰 주택 공급량을 늘려 매물잠김 현상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는 한편, “해당 양도소득세 중과 규정은 주택, 조합원입주권, 분양권 등의 소재지나 가액 등을 고려하지 않고 모두 주택수 산정에 반영하기 때문에 조세형평성 측면에서의 고려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경준의원안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수요를 억제하는 제도적 장치를 제거한다는 점에서,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양도 시 세후 수익률이 높아져 조정대상지역 주택수요를 유인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부동산 커뮤니티 반응 역시 양도세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자신을 다주택자라고 밝힌 커뮤니티 한 회원은 “6월 이후 양도세를 계산해보니 차라리 전셋값을 올려받는 것이 이득이었다”며,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이유가 뭔지 정부가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 역시 “집값이 떨어지지 않으면 결국 손해보는건 다주택자보다는 무주택자들”이라며, “집값 문제가 송구하다고 말만 하면서 제대로 집값을 잡을 의지조차 안 보인다”고 꼬집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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