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해외 대체투자 부실·요주의 7.5조원 규모…전체의 16% 수준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증권사들의 해외 대체투자 가운데 손실이 예상되거나 원리금 연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투자 규모가 7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4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증권사의 해외 대체투자 현황 및 향후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2개 증권사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48조원(864건)이다.

부동산에 23조1000억원(418건, 2020년 4월말)을, 특별자산에 24조9000억원(446건, 2020년 6월말)을 각각 투자했다. 이중 31조4000억원은 투자자에게 재매각했고 16조6000억원은 증권사들이 직접 보유하고 있다.

해외 대체투자 평균 만기는 6.8년으로 2017년부터 본격적인 투자가 이루어짐에 따라 오는 2022년 이후 만기 도래 건이 대부분인 86.5%를 차지한다.

증권사의 해외투자는 주로 국내 운용사 펀드를 인수한 후 재매각 또는 보유하거나 역외펀드를 기초로 파생결합증권(DLS)을 발행 및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증권사가 재매각 목적으로 투자했으나 재매각하지 못한 상태로 6개월을 초과해 보유하는 투자 건은 3조6000억원 규모다.

증권사 자체점검 결과 부실 또는 요주의로 분류한 규모는 7조5000억원(해외부동산 4조원, 해외특별자산 3조5000억원)이었다. 이는 전체 투자규모(48조원)의 15.7% 수준이다. 부실은 원리금 연체 등으로 손실이 예상되는 투자를, 요주의는 원리금 연체 등의 발생 가능성이 상당한 투자를 뜻한다.

증권사 직접 보유분(16조6000억원) 가운데 부실·요주의로 분류된 규모는 2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 대상 재매각분(31조4000억원) 중에서는 4조8000억원이었다.

특히 재매각분(4조8000억원) 중 역외펀드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DLS의 부실·요주의 규모가 2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DLS 발행액(3조4000억원)의 68%에 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독일 헤리티지 펀드 등에서 보듯 DLS 발행사가 투자 위험을 부담하지 않아 사전검증 절차가 미흡한 데서 주로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 당국은 향후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국가간 교역 축소 등의 영향으로 호텔, 항공기, 무역금융채권 등 투자 관련 추가 부실화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증권사 자체점검 결과 현지 실사 보고체계 미흡, 역외펀드 기초 DLS 발행 시 위험 검증 절차 미비 등 일부 업무절차에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당국은 모니터링 체계 강화 등을 요청했다.

금감원은 증권사가 대체투자시 준수해야 할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기준 등을 제시하는 모범규준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부동산 그림자금융 시스템을 구축·관리해 증권사가 투자한 국내 및 해외 부동산의 잠재리스크를 형태별, 지역별, 회사별로 구분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을 세웠다.

역외펀드 기초 DLS 실태 관련해 공모규제 회피 여부, 발행·상품심사 업무실태 등 투자자보호 절차의 적정성을, 현장 검사시 현지실사, 사업성 분석, 투자심사, 사후관리 절차의 적정성 등을 2021년 증권사 중점 검사 사항으로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시 추가 투자손실이 우려됨에 따라 해외 대체투자 부실 발생 규모 등에 대한 주기적 실태 점검을 반기마다 1회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점검 과정에서 리스크관리상 중요 취약점이 드러나거나 투자자보호 관련 위법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현장검사로 전환하기로 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