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CEO들은 실적 방어에 성공하며 재신임 가능성을 높였지만,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건설사들도 눈에 띄었다.
한성희닫기한성희기사 모아보기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사진)의 임기는 내년인 2021년 3월까지로 예정돼있다.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포스코건설의 새로운 수장 자리에 오른 한 사장은 올해를 ‘사업 구조와 조직 역량 리빌딩 원년’으로 선포했다.
지난해 포스코건설은 8조5862억 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는 2018년 10조898억 원보다 약 1.5조 가량 줄어든 수치였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조6254억 원에서 7조2089억 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09억 원에서 3142억 원으로 줄었다.
여기에 라돈아파트와 건설현장 안전문제 등 논란들이 겹치며 포스코건설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도처에서 제기됐다.
취임 이후 한 사장은 “안전이 전제되지 않으면 회사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정에서 ‘작업자의 안전’ 과 ‘무재해 달성’ 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까지 경영지원본부장을 비롯한 대외협력 및 홍보 업무에 몸담았던 한성희 사장은 기업 이미지 회복과 내실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한 사장의 이러한 노력은 결실을 맺어, 포스코건설은 코로나 위기에도 불구하고 전년동기 대비 크게 늘어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포스코건설의 영업이익은 3342억 원으로 전년동기에 거둔 2089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동기 1790억 원에 그쳤던 반면 올해 3분기에는 3132억 원을 거둬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국토부의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5위권에 복귀한 점 역시 특기할만한 부분이다. 포스코건설의 시공능력 평가액은 2018년 6조9633억 원으로 7위까지 밀려난 이후 작년에도 7조7792억 원으로 6위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8조6061억 원까지 뛰어오르며 최근 4년 사이 가장 높은 평가액을 받았고,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도 다시 ‘빅5’의 자리를 되찾았다.
이 같은 흥행에 힘입어 포스코건설은 올해 들어 국내 전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A+를 획득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10월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받음으로써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A+로 상향조정을 받은 유일한 건설사가 됐다.
포스코 그룹 내에서도 손꼽히는 ‘재무통’으로 평가받던 한성희 사장의 능력이 작용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서울부터 부산까지, 전국 누빈 포스코건설 도시정비사업 흥행
포스코건설이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이처럼 극적인 회복세를 보인 데에는 도시정비 사업에서의 흥행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포스코건설은 대형 건설사들의 격전지인 강남 입성을 본격화하며 이목을 끌었다.
포스코건설의 주택시장 선전에는 한성희 사장의 강한 리더십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한 사장은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을 직접 챙기며 진두지휘할 정도로 강남 진출에 열의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4월 강남에 브랜드 홍보관 ‘더샵갤러리’를 오픈하며 강남 진출 의사를 확고히 하는 것은 물론, 도시정비 사업의 강자로 손꼽히는 GS건설을 제치고 신반포21차 수주전의 승자가 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한성희 사장은 조합원 금융부담이 없는 후분양 등 설득력 높은 전략을 통해 조합원들의 마음을 공략했다, 수주 홍보 영상에 직접 출연해 진정성을 보인 점 역시 조합원들의 선택에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여세를 몰아 포스코건설은 올해 서울 곳곳에서 수주를 따내며 ‘도시정비 사업 강자’의 자리를 회복하고 있다.
6월에는 공사비 1668억원 규모의 `주양쇼핑 재건축 사업(명일동 복합시설 건립공사)`을 수주했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 중심 상업지역에 위치한 `주양쇼핑 재건축 사업`은 지하 4층~지상 8층 상가 건물을 지하 7층~지상 29층 2개동 주상복합시설로 재건축하는 것으로 내년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준공예정이다.
7월에는 송파구 가든파이브에서 열린 ‘가락현대5차 재건축사업’의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투표참여한 140명의 조합원 가운데 114명의 찬성을 받아 시공사로 선정됐다.
가락현대5차 재건축사업은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161-3번지의 가락현대5차 아파트 2개동을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기존 145세대에서 지하 3층 지상 26층 규모 174세대로 새로이 거듭나며, 공사비는 738억원대이다.
서울만이 아니다. 하반기 부산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던 부산 남구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에서도 포스코건설은 승전보를 울렸다.
대연8구역은 3500가구 규모, 공사비 9천 억 원에 달하는 올해 부산지역 최대 도시정비사업 가운데 하나였다. 포스코건설은 대연8구역에 `더샵 원트레체(THE SHARP ONE TRECHE)`라는 단지명으로 단독입찰을 제안했다.
포스코건설은 대연8구역 조합원에게 국내 재개발 최고 수준의 금융조건을 제안했다. 기본이주비 법적담보대출비율(LTV)과 무관하게 LTV 100%까지 이주비를 보장하고, 사업촉진비 2,000억원을 지원한다.
조합 사업비 또한 전액 무이자로 대여하고, 입주시 또는 입주 1년 후 분담금 100% 납부가 선택 가능한 `분담금 납부 시점 선택제를 제안하면서 조합원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자금 부담을 대폭 줄였다.
이 밖에도 7천억 원 규모의 창원 상남산호지구 재개발 사업, 3400억 원 규모의 용인 현대성우8단지 아파트의 리모델링 사업 등 포스코건설은 하반기에도 굵직한 사업들을 연달아 품에 안으며 2조5천억 원 이상의 수주고를 올렸다.
◇ 해외 진출부터 ESG채권까지, 새 먹거리 발굴도 속도전
미래 먹거리 발굴에서도 한 사장의 행보는 주목을 끌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포스코그룹의 경영이념인 ‘기업시민’을 기반으로 계열사들과의 동반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7월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ESG 채권을 발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SG 채권은 환경·사회·지배구조개선 등 사회적 책임투자를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으로 △녹색채권(Green Bond)과 △사회적 채권(Social Bond) 그리고 이 둘을 결합한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세 종류가 있다.
포스코건설이 발행한 채권은 지속가능채권이며, 글로벌 금융사인 HSBC와 BNP Paribas로부터 사모방식으로 2년만기 1억불(1,200억원) 규모다.
포스코건설이 이번 채권 발행을 통해 확보된 자금은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의 경영이념에 발맞춰, 에너지 효율 증대를 위한 친환경건축물 기술개발을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사회인프라 확충, 노후 주거 환경개선 등의 건설사업에 사용될 계획이다.
HSBC와 BNP Paribas는 코로나19로 인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스코건설의 우수한 재무건전성과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 등을 높게 평가해 민평금리 대비 약 12bp(0.12%p) 낮은 1.58%의 금리로 발행했다.
해외사업 영토도 넓혔다. 지난 10월 포스코건설은 폴란드 역대 최대인 4900억원(PLN 16.7억) 규모의 바르샤바 폐기물 소각로 사업을 수주했다.
포스코건설은 선진화된 유럽의 EPC 프로젝트관리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사가 자랑하는 BIM, 드론측량, 3D스캐너 등 스마트컨스트럭션 기술역량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6년 폴란드 크라코프에서 폐기물 소각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데에 이어 바르샤바에서도 초대형 폐기물 소각사업을 수행하게 됨으로써 소각로사업 부문의 글로벌 강자로 부상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풍부한 국내외 폐기물 소각로 건설 실적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에서도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며 “해외에서도 지역사회의 발전과 환경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는데 앞장서는 등 글로벌 모범 기업시민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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