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와 더불어 가치평가 과정도 관심사로 꼽고 있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내년 하반기 IPO 향해 순항
카카오뱅크는 IPO 대표 주관사로 KB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했으며, 공동주관사 자리로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선정됐다.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차임(Chime)은 고객수가 800만명이고, 총자산은 6조원 정도지만 기업가치가 6조원에 육박한다.
브라질의 누뱅크(Nubank)는 총자산 6조 5000억원에 지난해 약 8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기업가치가 12조원에 달한다.
카카오뱅크는 출시 2년만에 고객수 1300만명 넘어섰으며,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최근 유상증자를 잇달아 단행하면서 자본을 1조원 늘리게 됐다.
카카오뱅크가 보여준 금융 혁신 속도와 성장세, 시중은행들과의 차별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고려하면 높은 가격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카카오뱅크는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새로운 주주로 글로벌 사모펀드 ‘TPG Capital(TPG캐피탈)’을 추가했다. TPG캐피탈은 세계적인 사모투자회사로, 글로벌 상위 기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투자 기업으로는 세계 최대 공유차량 서비스 기업인 우버와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미디어 서비스 제공업체 스포티파이(Spotify) 등이다.
카카오뱅크는 자본확충과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시 TPG캐피탈이 보유한 투자 네트워크와의 협업을 기대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IPO 다음 후속 준비 절차대로 밟아나갈 계획이다. 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 계열들도 내년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카카오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상품·서비스 구성 다각화…혁신 이어간다
카카오뱅크는 내년에도 ‘카뱅 퍼스트’ 전략을 이어나가면서 고객을 확보하고, 플랫폼 비즈니스의 수익창출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카카오 계열사와 협업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 라이센스가 없는 금융플랫폼은 다른 금융회사와 협업을 해야 하며, 이를 통한 이해관계 조율이 필요하다.
이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은행업 라이센스를 기반으로 이미 확보한 트래픽에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페이가 보유한 카카오페이증권과 진출 예정인 보험사 등을 통해 카카오뱅크 플랫폼을 통해 제공할 금융서비스와 상품 등을 확보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간의 계좌 연결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등 단계적 서비스 연결 방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여러 방향과 분야에서 카카오 공동체와 카카오뱅크가 연결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지난 4월에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승인을 받은 카카오뱅크의 금융기술연구소는 내년 설립을 목표로 현재 내부적으로 준비 단계에 있다.
금융기술연구소는 금융 관련 업무가 아닌 연구·개발 활동에만 주력해 비대면 금융환경에 최적화된 기술을 개발하고, 테스트를 거쳐 실제 금융서비스에 적용할 예정이다.
금융기술연구소는 △핀테크 기업·연구기관·레그테크 기업 등과 기술 연구 협업 △가명·익명처리 기술 연구 △증강현실 기반 비대면 화상 인터페이스 개발 △고객센터 상담의 지능적 처리 위한 AI·멀티미디어 기술 개발 협업 △ AI스피커·자동차 등을 통한 금융거래 시 화자 인증기술 고도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당초 중금리 대출 활성화라는 취지와 달리 카카오뱅크가 중금리대출 시장을 외면하고 고신용 대출 쏠림현상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중금리 대출 ‘사잇돌대출’과 ‘햇살론 17’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리스크 부담이 적은 상품 비중이 높다고 지적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8년 ‘중금리 대출 발전방안 간담회’을 통해 밝힌 것처럼 ‘사잇돌대출’을 중심으로 자체 중금리 상품도 출시해 총 4조 1000억원 이상의 중금리대출 상품을 공급해나갈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중금리 대출 ‘사잇돌대출’ 상품이 지난 9월 기준 누적 공급 금액이 2조원을 돌파했으며, 최저 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햇살론 17’을 출시한 바 있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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