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항공산업 재편 계획에 불확실성이 걷혔다. 고비를 넘긴 산은은 계획대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추진한다. 산은은 오는 3일까지 한진칼에 유상증자 대금 5000억원과 교환사채(EB) 대금 3000억원 등 총 8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산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산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환영한다”며 “미증유의 코로나 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재도약을 대비한 이번 항공산업 구조 개편 방안 추진에 큰 탄력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산은은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EB를 인수해 총 8000억원을 지원한다. 산은은 우선 오는 2일 한진칼에 5000억원의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절차가 완료되면 산은은 한진칼 보통주 706만2146주를 취득해 10.66%의 지분율을 갖게 된다. 3일에는 대한항공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EB 3000억원어치를 사들인다.
이 회장은 법원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심문을 앞두고 여론전 전면에 나서면서 양대 항공사 통합의 당위성을 설파해왔다. 이 회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직격탄으로 글로벌 항공운수산업이 붕괴 위기에 처했고 이대로 가면 우리 국적 항공사도 공멸한다”며 “한때 빅2 경쟁이 유리하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양사를 합쳐서 경쟁력 높이는 것만이 우리 항공운송업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딜이 무산되면 거취를 고민하겠다는 배수진까지 쳤다.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산은은 한숨 돌렸지만 KCGI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원태닫기조원태기사 모아보기 한진그룹 회장에 혈세를 투입해 특혜를 줬다는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부담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산은은 “항공산업 구조 개편 방안 발표 이후 청취한 국민들의 다양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방안 추진 과정에 잘 반영하겠다”며 “통합 국적 항공사가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모습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건전·윤리 경영 감시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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