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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고비 넘겼다…산은, 한진칼에 3일까지 8000억 투입

기사입력 : 2020-12-01 19:00

한진칼 지분 10.66% 확보…“항공산업 구조 개편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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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달 19일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온라인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법원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항공산업 재편 계획에 불확실성이 걷혔다. 고비를 넘긴 산은은 계획대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추진한다. 산은은 오는 3일까지 한진칼에 유상증자 대금 5000억원과 교환사채(EB) 대금 3000억원 등 총 8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부장판사 이승련)는 1일 KCGI 산하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신주발행은 상법 및 한진칼 정관에 따라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및 통합 항공사 경영이라는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한진칼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신주를 발행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산은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산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환영한다”며 “미증유의 코로나 위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재도약을 대비한 이번 항공산업 구조 개편 방안 추진에 큰 탄력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산은은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EB를 인수해 총 8000억원을 지원한다. 산은은 우선 오는 2일 한진칼에 5000억원의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절차가 완료되면 산은은 한진칼 보통주 706만2146주를 취득해 10.66%의 지분율을 갖게 된다. 3일에는 대한항공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EB 3000억원어치를 사들인다.

한진칼은 산은으로부터 받은 8000억원을 대한항공에 대여하고 대한항공은 이 자금으로 연내 아시아나항공에 계약금 3000억원을 지급한다. 또 29일 아시아나항공 영구채 3000억원을 사들인다. 이후 대한항공은 내년 3월 2조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이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에 중도금 4000억원을 납부하고 한진칼이 조달한 8000억원을 신주로 상환한다. 6월에는 아시아나항공이 단행하는 1조50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확보해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이 회장은 법원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심문을 앞두고 여론전 전면에 나서면서 양대 항공사 통합의 당위성을 설파해왔다. 이 회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직격탄으로 글로벌 항공운수산업이 붕괴 위기에 처했고 이대로 가면 우리 국적 항공사도 공멸한다”며 “한때 빅2 경쟁이 유리하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양사를 합쳐서 경쟁력 높이는 것만이 우리 항공운송업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딜이 무산되면 거취를 고민하겠다는 배수진까지 쳤다.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산은은 한숨 돌렸지만 KCGI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원태닫기조원태기사 모아보기 한진그룹 회장에 혈세를 투입해 특혜를 줬다는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부담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산은은 “항공산업 구조 개편 방안 발표 이후 청취한 국민들의 다양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방안 추진 과정에 잘 반영하겠다”며 “통합 국적 항공사가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모습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건전·윤리 경영 감시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산은은 KCGI에도 경영권 분쟁 프레임에서 벗어나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의 위기 극복과 경쟁력 강화, 그리고 항공업 종사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힘을 보태달라고 당부했다. 산은은 “KCGI 측도 한진칼의 주요주주로서 엄중한 위기 상황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제안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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