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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이 증권사 수익지형 바꾼다 (1)] 삼성증권, 초고액 자산가 중심 ‘자산관리 명가’ 굳힌다

기사입력 : 2020-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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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최초 WM 예탁자산 200조 돌파
자산관리 기반 확대 따른 리테일 사업 확장

[리테일이 증권사 수익지형 바꾼다 (1)] 삼성증권, 초고액 자산가 중심 ‘자산관리 명가’ 굳힌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다수의 산업이 위기에 내몰린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은 뜻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투자은행(IB), 자기자본투자(PI) 등의 수입이 다소 감소했지만,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입이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금융신문은 리테일(WM) 부문에 강점을 가진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관련 전략·상품·서비스 등을 짚어보고, 각 회사가 가진 강점과 비전을 파악하는 기획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 주〉

삼성증권은 초고액 금융자산가에 특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기반으로 ‘자산관리 명가’라는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촉발된 경제침체와 금리하락으로 인한 주식시장으로의 급격한 ‘머니 무브’ 현상의 수혜를 입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제로금리 시대를 맞아 자산이 예금과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앞으로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개인 예탁자산 244조원 돌파…10년 만에 140조 증가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삼성증권의 리테일(WM) 예탁자산은 24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증권업계 최초로 예탁자산 200조원을 돌파한 지 두 달여 만에 44조원 이상 급증한 규모다.

WM 예탁자산은 개인고객을 담당하는 리테일 부문이 자산관리를 맡는 주식과 채권,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을 말한다.

올해 들어 주식에 관심이 높아진 개인투자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난 덕에 삼성증권에 뭉칫돈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 180조원 수준이던 삼성증권의 WM 예탁자산은 9개월도 채 되지 않아 65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작년 한 해 증가액인 23조원보다 3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삼성증권의 WM예탁자산은 2010년 100조원을 넘어선 이후 해마다 10조원 가량 꾸준히 유입됐다. 올해는 5개월 만에 18조원이 몰리면서 업계 최초로 ‘200조 시대’를 열었다.

이는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변동성 확대로 인해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대거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0%대 초저금리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 등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찾아 나서는 적극적인 ‘머니무브’가 일어난 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증권이 올해 상반기까지 신규 유입된 18조원을 분석한 결과 주식투자 비중은 59.5%로 절반을 훨씬 웃돌았다. 머니무브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동학개미운동의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국내 주식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고객 비중도 지난해 2.8%에서 올해 6.6%로 높아졌다. 성장 주식을 찾는 움직임이 해외시장까지 확장되는 추세를 보였다.

예탁자산이 늘어난데는 주식시장에 처음 뛰어든 초보 투자자들이 급증한 영향도 상당했다. 실제 올해 들어 삼성증권에 신규 유입된 고객은 하루 평균 2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만 30만 명 가까이 급증했다.

신규 유입된 개인 고객의 특성을 살펴보면 언택트 트렌드에 따른 비대면 채널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신규고객의 90%는 비대면 채널로 거래를 시작했다. 자체 설문조사 결과 이들 가운데 60.5%의 고객이 ‘이전에 증권사 이용 경험이 없었다’고 답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지난 9월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흥행을 기록한 카카오게임즈 청약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삼성증권은 카카오게임즈의 청약 공동대표 주관사로 참여한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1524.85대 1, 총 청약 증거금 58조5000억원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삼성증권에서 청약증거금으로 신청된 23조원 가운데 신규 자금은 5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26%에 달했다. 신규 고객도 2만6000명으로 전체 청약고객의 19%에 달했다.

사재훈 삼성증권 리테일부문장은 “이번에 신규로 내방한 고객 중 청약신청 후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 투자 상담을 요청해 환불금 투자 방법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초저금리로 인한 머니무브 고객들을 위해 공모주뿐 아니라 성향별 맞춤상품을 제공해 차별화된 만족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 부문장은 또한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맞춰 더욱 깊이 있는 투자정보와 편리한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더 나은 삶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업계 최초 100억 이상 초고액자산가 대상 ‘멀티 패밀리 오피스’ 선보여

삼성증권은 주식 열풍 바람을 타고 온 동학개미뿐만 아니라 자산관리 자문을 필요로 하는 ‘초고액 자산가’ 잡기에도 집중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국내 최초로 100억원 이상 자산가가 투자 파트너로 참여하는 ‘멀티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선보였다.

삼성증권은 앞서 지난 2010년 업계 최초로 자산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 전담점포인 SNI를 오픈하면서 초고액자산가 중심의 맞춤형 자산관리 시대를 개막했다.

기존에는 담당 PB 중심으로 이뤄지던 자산관리 수준이었지만, 출범 이후 초고액자산가들의 니즈에 맞춘 SNI 전용상품 등 본사 차원의 집중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자산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10년간 고객 수는 2300명으로 2배, 자산은 71조원으로 2.2배 성장했다. 이는 초고액자산가 고객 기준 업계 최대 규모다.

특히 같은 기간 해외 주식·채권 등 해외자산 투자 규모는 4.7배 늘어났다.

삼성증권을 꾸준히 찾는 초고액자산가 고객 비중도 높다. 10년 이상인 고객은 76%, 20년 이상 고객은 50%에 달한다.

지난해부터는 특정 지점에서만 제공된 SNI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초고액자산가 마케팅을 전방위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했다.

SNI서비스는 금융·세무·부동산 전문 컨설팅 내부 인력과 10여 개의 세무, 회계법인과의 제휴를 통해 진행된다.

증권업계 최대규모로 알려진 이 같은 컨설팅 인력을 바탕으로 서비스 확대 첫해였던 지난해에만 고객 1인당 평균 3회 이상의 컨설팅 서비스가 제공됐다.

컨설팅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됐다. 작년 도입한 ‘마이 택스 매니저(My Tax Manager)’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별로 전담 세무사를 지정해 지점이나 담당 PB가 바뀌더라도 연속성 있는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업계 최초로 가업승계연구소 설립, 후계자 양성 교육도 제공해 타사와 차별화를 뒀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SNI를 기반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전유물이었던 투자파트너형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내놓았다.

그간 국내 금융권에서 제공해온 패밀리오피스는 투자전략, 세무, 증여 등을 제공하는 우수고객 대상 투자 컨설팅의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달리, 이번에 삼성증권에서 시작하는 패밀리오피스는 개별 고객을 위한 전담팀을 세팅해 특화된 컨설팅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고객이 기관투자자처럼 삼성증권의 각종 투자사업에 파트너로 참여할 기회까지 제공하게 된다.

삼성증권 측은 고객들의 자금을 모아 투자하는 클럽 딜(Club Deal)과 고객이 삼성증권의 자기자본 투자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기회 등을 제공함으로써 투자파트너급으로 격상된 초고급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증권SNI는 이 같은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근 SNI전략담당 내에 ‘패밀리오피스 사무국’을 신설했다.

가입을 원하는 고객마다 사무국장이 직접 상담을 진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별 니즈에 맞는 전담팀을 구성해 맞춤형 자산관리를 제공한다.

전담팀에는 본사의 상품 담당자, 세무·부동산 등 분야별 컨설턴트는 물론이고, IB 딜 추진을 대비해 IB 전문인력까지 합류하게 된다.

이런 체계적인 서비스 내용이 자산가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며 최소 100억원 이상이라는 최소자산 기준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개시 첫 달에 벌써 6건의 패밀리 오피스 계약이 성사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박경희 삼성증권 SNI전략담당 전무는 “SNI를 10년간 운영한 결과 고객 중에 글로벌IB 급의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에 대한 니즈를 가진 분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 전무는 “삼성증권의 투자에 함께 참여하거나 클럽 딜 기회를 제공하는 진정한 패밀리오피스를 국내에 선보이고자 오랫동안 연구하고 꼼꼼히 준비해 선보이게 됐다”라며 “삼성증권SNI의 향후 10년간의 도약을 위한 핵심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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