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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클럽’ 7개 건설사, 불붙은 도시정비사업 기상도는

기사입력 : 2020-10-26 00:00

현대·삼성·대림 등 대형사들 수주행진
코로나19로 막힌 해외길, 국내 경쟁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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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건설이 올해 도시정비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한남3구역에 제안했던 ‘디에이치 한남’ 투시. 사진 = 현대건설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지난해 재개발·재건축을 비롯한 도시정비사업에서 1조 원 이상의 수주를 달성한 건설사는 4개사(현대건설·포스코건설·GS건설·롯데건설)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는 10월까지 무려 7개 건설사들(현대건설·롯데건설·포스코건설·GS건설·삼성물산·대림산업·현대엔지니어링)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등 치열한 경쟁 구도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7월부터 10월 초까지 해외 수주 계약금액은 24억3268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54억2173만달러 대비 55.13% 감소했다. 전 세계 92개국에서 일하는 9,354명의 우리 건설 근로자 중 13개국에서 19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 아래 1분기까지는 전년대비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저유가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달이 거듭할수록 실적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세계 각국이 해외 건설사들을 받지 않고 자국 건설사들을 우선시하는 ‘내수 진작’ 기조로 돌아서면서, 국내 건설사들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신규 수주는 이미 예전부터 조율 중이던 부분이라 취소가 어려운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을 뿐, 올해 새로 발굴되는 현장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코로나 때문에 현장에 가도 격리기간이 있어서 운신이 어려운 데다, 현지 정부들도 자국의 건설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려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우리나라 건설사들을 반기고 있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에 해외에서 설 자리를 잃은 대형 건설사들이 국내로 다시 눈을 돌리면서,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 사업 집중이 대안으로 떠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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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포스코건설이 수주에 성공한 부산 대연8구역 투시도. 사진 = 포스코건설
◇ 현대건설, 올해도 도시정비사업 왕좌 굳건…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대림산업 2위권

현대건설은 올해 도시정비 사업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이며 전년도 선두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롯데건설·대림산업 등과 2조 원 가량의 ‘초격차’를 보이고 있는 것.

지난 5월 현대건설은 2조 원의 공사비 규모로 ‘재개발 최대어’로 불리던 한남3구역을 품에 안으며 기세를 올렸다.

이를 포함해 상반기에만 3조 4550억 원의 수주고를 올린 현대건설은 하반기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으며 10월까지 4조3137억 원이라는 압도적인 도시정비 사업을 수주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3분기에 현대건설이 수주한 사업만 해도 △경남 진주 이현닫기이현기사 모아보기 1-5구역 재건축 △노량진 4구역 재개발 △제주 이도주공 2·3단지 등 총 8,587억 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2016년 이후 매년 도시정비사업에서 1조원 이상을 수주해오며 도시정비사업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반포 1․2․4주구 재건축 수주를 앞세운 2017년과 작년 서울 2건(대치동 구마을3 재개발, 등촌1구역 재건축), 수도권 4건(과천 주암장군마을 재개발, 인천 화수화평 재개발 등), 지방 4건(청주 사직3구역 재개발, 대구 신암9구역 재개발 등) 등의 수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업계 최고수준의 탄탄한 재무구조와 풍부한 현금유동성을 바탕으로 골든타임분양제 등 조합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이 현대건설의 매력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의 뒤를 이어 롯데건설은 1조9874억 원으로 2위, 범현대가인 현대엔지니어링이 1조2782억 원, 대림산업이 1조1356억 원 등으로 각각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롯데건설은 공사비 5030억원 규모의 부산 범일2구역 재개발 사업을 포함, 지난해(1조2038억원)를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하는 등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순항하고 있다. 이는 하석주 사장 취임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이다.

지난해 10월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르엘’을 선보인 이후 도시정비시장에서의 ‘고급화 전략’이 맞아들어간 결과로 풀이된다.

대림산업은 7월 한 달 동안에만 총 4,743억원 규모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하는데 성공하며 역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프리미엄 브랜드 ‘아크로’를 앞세운 적극적인 마케팅은 물론, 서울에만 국한되지 않고 대전과 인천, 제주에 이르는 전국 지방에서 동분서주한 결과가 나타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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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의 귀환’ 삼성물산, 참여하는 사업장마다 수주 행진

삼성물산은 5년여 만에 복귀한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화려한 복귀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4월 공사비 2400억 원 규모의 ‘신반포 15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 5년 만에 국내 재건축 수주에 성공한 것에 이어 5월에는 공사비 8087억 원 규모의 대형사업인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재건축까지 연달아 수주하며 단숨에 도시정비 수주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이후 약 5년 만에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이들은 그간 ‘클린수주’ 방침을 내세우며 복마전으로 변한 재건축·재개발 시장에는 참여하지 않아왔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당국이 수주를 둘러싼 과열경쟁과 불법행위를 근절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이에 호응해 시장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물산은 반포에서 이미 반포주공 2단지 재건축,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을 수주하는 등 반포에서 래미안 브랜드타운을 형성하고 있었다.

여기에 이번 신반포15차와 반포3주구 재건축이 더해지며 반포 일대에 래미안의 색채를 더 짙게 칠하고 있다.

◇ ‘뒷심 발휘’ 포스코건설·GS건설, 하반기 부산 지역에서 승전보

하반기 들어 부산에서 대형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줄을 이으며, 도시정비 사업 수주실적 순위에도 커다란 변동이 생기고 있다.

특히 포스코건설과 GS건설의 ‘뒷심’이 매섭다. 먼저 포스코건설은 하반기 부산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던 부산 남구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냈다. 부산 지역에서 입지가 탄탄했던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을 따돌리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대연8구역은 3500가구 규모, 공사비 9천 억 원에 달하는 올해 부산지역 최대 도시정비사업 가운데 하나였다. 포스코건설은 조합원 1195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639표를 득표했다.

포스코건설은 대연8구역 조합원에게 국내 재개발 최고 수준의 금융조건을 제안했다. 기본이주비 법적담보대출비율(LTV)과 무관하게 LTV 100%까지 이주비를 보장하고, 사업촉진비 2,000억원을 지원한다.

조합 사업비 또한 전액 무이자로 대여하고, 입주시 또는 입주 1년 후 분담금 100% 납부가 선택 가능한 `분담금 납부 시점 선택제를 제안하면서 조합원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자금 부담을 대폭 줄였다.

상반기에는 다소 부진하던 GS건설 역시 부산 문현1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내며 저력을 과시했다. GS건설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와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하며 이곳 시공권 수주의지를 보여왔다.

문현1구역 재개발사업은 부산 남구 문현동 788-1번지 일원에 지하 7층∼지상 70층 규모의 아파트 2758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총 공사비가 1조 100억 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다.

GS건설은 이보다 앞서 하반기에만 7월 ‘인천 십정5구역’ 재개발 컨소시엄(1251억원), 9월 ‘대전 가양동5구역’ 재건축(2368억원), 10월 ‘부산 수안1구역’(1960억원)을 잇따라 수주하는 등 무서운 기세를 과시했다.

당초 올해 도시정비사업 실적 6위에 머물러 있던 GS건설은 단숨에 3위까지 치고 올라갔으며, 남은 두 달여간의 성과에 따라 2조 클럽에 가입하며 2위 자리까지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기존에는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은 주로 서울이나 수도권 대단지에서 특히 치열하게 펼쳐져왔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이 연일 이어지며, 서울권에서 나타나던 치열한 경쟁은 지방까지 옮겨가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에도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져 해외 수주가 여의치 않다면 국내 도시정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다만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 사이에서 중견 건설사들의 입지가 줄어드는 것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짚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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