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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회장, 악사손보 되찾을까

기사입력 : 2020-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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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교보라이프와 시너지 모색
높은 매각가·FI 분쟁 인수전 완주 발목

▲사진: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미지 확대보기
▲사진: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한국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신창재닫기신창재기사 모아보기 교보생명 회장이 악사손해보험 재인수에 나섰다. 당초 유력한 인수 후보로 언급됐던 신한금융지주와 카카오페이가 악사손보 인수전에 불참한 가운데, 단독으로 인수 의지를 밝힌 교보생명이 13년 전에 팔았던 악사손보를 되찾아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8일 프랑스계 악사그룹이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정하고 진행한 악사손보 지분 전량 매각(99.7%) 예비입찰에 교보생명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예비입찰은 후보자들이 써낸 가격에 상·하한을 두지 않아 구속력이 없는 ‘논바인딩(non-binding)’ 방식으로 진행됐다. 악사손해보험을 인수하면 손해보험업 라이선스를 별도로 취득하지 않고 디지털 보험시장을 발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교보생명이 인수 의지를 밝힌 것으로 파악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악사손보 인수와 관련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일환으로, 디지털 손보사가 있으면 라이프플래닛과 함께 시너지를 낼수 있는지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디지털 생보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디지털 손보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 전략과도 맥을 같이 한다. 업계에서는 이미 온라인 전업 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를 두고 있는 교보생명이 악사손보를 인수해 디지털손보사로 전환할 경우 생명·손해보험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비대면 채널에서 우위를 선점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생명이 악사손보를 재인수하게 되면 13년 만에 손해보험사를 재인수하게 되는 셈이다. 악사손보의 전신은 교보생명이 운영하던 ‘교보자동차보험’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1년 한국자동차보험을 인수, 사명을 교보자동차보험으로 바꾸고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운영하다 2007년 프랑스 악사그룹에 지분 74.7%를 매각했다. 이후 2009년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악사손보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주력으로 하는 손해보험사다. 지난해 말 원수보험료 기준 전체 포트폴리오 가운데 자동차보험이 차지하는 비율이 84%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은 2383억원이다. 올 상반기에는 5372억원의 영업수익을, 6억원의 순익을 냈다. 2016년 410억원, 2017년 275억원, 2018년 164억원의 이익를 시현하다 지난해 한방진료비 급증, 정비수가·원가 상승 등으로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치솟으면서 4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일각에서는 교보생명이 악사손보 인수전을 완주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관측한다. 무엇보다 높은 매각가가 결국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매각가로 2000억원 안팎의 가격을 예상한다. 지난해 말 기준 악사손보의 순자산에 최근 매각이 마무리된 더케이손보 M&A에 적용된 주가순자산비율(PBR) 0.7~0.8배를 적용한 가격이다.

하지만 악사그룹이 원하는 매각가는 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악사그룹이 13년 전 교보자동차보험을 인수할 당시 금액 약 1000억원에 악사그룹이 수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로 투입한 비용을 회수하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 이에 매각가를 두고 본입찰 전까지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또 신창재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간 법적 분쟁도 인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IPO를 앞두고, FI 간 풋옵션(주식매수 청구권) 계약으로 법적 분쟁을 진행하고 있는데, FI는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에 중재 절차를 진행한 상태다. 신 회장측과 FI와의 풋옵션 가격 격차는 8000억원에 달한다. FI들이 인수합병에 제동을 걸 수는 없으나 FI와 신 회장의 갈등을 조정할 국제상사중재원(ICC) 판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악사그룹은 2007년 국내 영업을 시작한 지 14여년 만에 국내 보험시장에서 철수하게 된다. 포화된 국내 보험시장과 함께 오는 2023년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문제 등으로 국내 보험시장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악화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또 악사손보와 함께 교보악사자산운용도 매물로 내놓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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