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 통합 보험사의 수장 자리를 두고 전관(前官) 출신인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과 세 생명보험사를 거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의 ‘양강구도’가 높게 점쳐진다.
결국 조직 일원화를 위해서는 내부에 정통한 성대규 사장과 정문국 사장 중 1인이 CEO로 낙점될 것으로 보이면서, 두 대표는 신한금융 통합보험사 대표이사 자리를 두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대규 사장과 정문국 사장은 조 회장이 참석하는 통합 보험사 출범 회의에 정기적으로 참석해 사업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조 회장은 두 사람의 경영 전략과 철학 등을 고려해 통합 CEO 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967년생으로 보험권 CEO 가운데 비교적 젊은 편에 속하는 성대규 사장은 신한생명의 첫 관료 출신 최고경영자다. 재정경제원과 기획재정부,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실, 금융위원회 등을 거쳤다. 금융위원회에선 금융서비스국 보험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2003년 보험업법 전면개정 작업을 주도해 방카슈랑스의 단계적 도입과 제3보험업 분야 신설 등을 이끌었고, 실손의료보험 표준화 작업과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 등 현격한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먼저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인 ‘이노베이션 센터’를 신설했다.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혁신 방안을 마련하는 싱크탱크로, 아이디어를 제안과 토론이 자유로울 수 있게 자신의 집무실과 같은 층에 센터를 배치토록 했다. 이외에도 디지털 기반으로 조직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기업 문화, 커뮤니케이션 등 조직의 근본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7월엔 고객가치 중심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보험판매 전문회사 법인보험대리점(GA) ‘신한금융플러스’를 출범하기도 했다.
경영 성과도 합격점이다. 초저금리 등 업황 악화로 상반기 생보업계가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 뒷걸음질 쳤지만 신한생명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91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80억원) 보다 17.5% 증가한 수치다.
정 사장은 신한금융으로의 완전 자회사 편입 직전인 2018년 말 조용병 회장에 의해 신한생명 사장으로 내정됐으나 고사한 바 있다. 신한생명 노조의 반발도 거셌다. 당시 노조는 구조조정 전문가로 알려진 정 사장이 내정되자 즉각 내정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조용병 회장의 신임으로 따지면 정문국 사장이 앞선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사장은 오랜 기간 오렌지라이프를 이끌며 조직 혁신, 실적 등에서 성과들을 내면서 회사 안팎에서 두터운 신뢰를 쌓고 있다. 2014년 ‘아이디어발전소’를 도입, 임직원이 혁신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관련 부서의 검토를 거쳐 실제 업무 현장에 적용하도록 했다. 2018년에는 업계 최초로 ‘애자일 조직’을 도입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코로나19 악재로 상반기 오렌지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이 주춤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올 1분기 코로나19로 촉발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해 손익이 감소했으나, 2분기 손해율과 사업비율 관리 등 내실 다지기로 실적이 개선돼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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