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장이 눈여겨 본 것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이끈 서버 시장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가상현실 등 4차 산업혁명이 빨리 진행될수록 이를 처리할 고성능 서버용 반도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상반기 반도체 시장의 중심이 모바일에서 서버로 넘어갈 것을 예상하고 관련 제품 비중을 늘려온 SK하이닉스의 대응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2분기 SK하이닉스는 연이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견조한 실적을 남겼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1조9470억원)이 지난 5분기 만에 1조원을 넘겼다.
2분기 SK하이닉스의 수요처별 매출 가운데 서버용 D램과 SSD용 낸드플래시 비중이 모두 50% 안팎을 기록했다.
특히 과거 ‘SK하이닉스 약점’으로 지적된 SSD 낸드 비중이 전년동기 대비 20%포인트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SK하이닉스는 비교적 늦은 2018년 기업용 SSD 시장에 진출했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반도체 시장을 이끌었던 서버용 D램 값이 하반기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어느 정도 물량을 확보한 서버 업체들이 가격 조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를 저점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모바일·게임콘솔 수요 위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침체됐던 스마트폰 시장이 중국 제조사의 5G·플래그십 스마트폰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다. 하반기에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 MS 엑스박사SX 등 게임콘솔 신제품이 출시된다. SK하이닉스는 여기에 반도체를 공급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 신규 게임콘솔에는 저장장치로 기존 HDD 대신 800GB~1TB급 SSD가 처음으로 채택됐다. D램 용량도 16GB로, 기존 대비 약 40% 증가한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업황도 SK하이닉스와 유사하다.
무디스는 24일 발간한 이슈 리포트에서 “하반기 서버업체의 재고 조정으로 D램 수요가 다소 약화될 것이지만 5G스마트폰·신규 콘솔 출시 등 수요로 전반적인 업황은 작년 대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황 반등 시점은 이르면 연말에서 내년초로 전망된다.
각국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경제를 새 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며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원책을 서둘러 발표하는 등 반도체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도 “메모리 반도체의 중장기적인 성장추세도 견조하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 등 케펙스를 보수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저가 공급을 자제하는 등 물량을 조절한다면 연말께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모멘텀이 올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에서 서버·PC용 DDR5 표준을 확정한 점도 긍정적이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DDR5는 기존 DDR4 대비 대역폭과 용량이 2배로 늘어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이에 따라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DD5가 내년초 본격 양산에 돌입해 2022~2023년경 DDR4 제품 점유율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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