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 전날 열린 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이번 분쟁조정 대상은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무역금융펀드 4건으로 총 20억원 규모다. 판매사는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등이다.
아울러 일부 판매직원은 투자자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기재하거나 손실보전각서를 작성하는 등 합리적인 투자판단의 기회를 원천 차단한 점을 고려할 때 투자자에게 중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금감원은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적용해 금융투자상품 분쟁조정 사례 중 최초로 계약을 취소하고 펀드 판매계약의 상대방인 판매사가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결정했다.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펀드는 무역금융펀드를 비롯해 크레딧 인슈어러드(Credit Insured) 1호,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등 4개 모펀드와 173개 자펀드로, 1조6700억원 규모다. 이중 손실 확정 요건을 갖춘 무역금융펀드(설정액 2438억원)가 처음으로 분조위 대상으로 올랐다.
분조위는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무역금융펀드 관련 분쟁조정 신청건 72건 중 4건을 대표적인 사례로 뽑아 심의한 결과 모두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결정했다.
금감원 조사 결과 무역금융펀드는 2017년 5월부터 신한금융투자와의 총수익스왑(TRS) 계약을 이용해 신한금융투자 명의로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 2개, BAF펀드, Barak펀드, ATF펀드 등 5개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했다.
이중 IIG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했고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 11월 이 사실을 인지한 후에도 부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운용 방식을 변경해 가면서 펀드 판매를 이어갔다.
2018년 11월 말 이후 판매된 무역금융펀드는 약 1900억원 수준으로, 중도 환매된 금액을 제외하면 1611억원(개인 500명·법인 58개사)이 남아있다. 판매사별로 보면 우리은행이 650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금융투자(425억원), 하나은행(364억원), 미래에셋대우(91억원), 신영증권(81억원) 순이다.
정 부원장보는 “이번 분조위에 상정된 4건 이외의 나머지 투자피해자에 대해서는 조속히 자율조정이 진행되도록 할 계획”이라며 “조정절차가 원만하게 이루어질 경우 최대 1611억의 투자원금이 반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분쟁조정은 신청인과 판매사가 조정안 접수 후 20일 이내 조정안을 수락하는 경우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발생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정 결과에 대해 원장 승인 등 내부 절차를 거쳐 보통 일주일 후에 당사자에 통지하는데 해당일로부터 20일 내로 조정안 수락이 이뤄져야 한다”며 “만약 당사자들이 합리적인 사유로 조정 기간 연장을 요청하면 그때 가서 판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무역금융펀드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모펀드는 손실이 확정되지 않아 분쟁조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26일까지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무역금융펀드 108건을 포함해 모두 672건이다.
일부 판매사는 투자자 자금지원 등을 위해 사적 화해를 추진하고 있다. 이 경우 판매사가 자율적으로 마련한 보상기준에 투자자가 합의하는 경우 화해가 성립되며 대부분 분조위 결정 내용 등에 따른 추가배상이 가능하도록 보완장치를 두고 있다.
정 부원장보는 “이번 라임 무역금융펀드 사례와 같이 금감원 검사 및 수사 결과 계약취소 사유가 확인될 경우에는 손해가 확정되기 전이라도 분쟁조정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해 금융소비자 피해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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