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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사외이사, 속 꽉찬 견제구 기대

기사입력 : 2020-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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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기자가 매년 봄이면 연례행사처럼 챙기는 것이 있다. 바로 금융지주, 은행 이사회 명단을 정리하는 것이다.

12월 결산 금융그룹들의 3월 주주총회가 마무리되면 상임이사 임원진뿐만 아니라 ‘외부수혈’된 사외이사진들의 학력, 경력, 임기 등을 하나 하나 업데이트 하는 식이다.

일일이 금융회사 별로 공시 자료를 뒤적이고 '복사+붙여넣기' 하는 게 상당히 고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생각보다 ‘손쉬운’ 곳들도 있다. 워낙 ‘닮은꼴’이라 지난해 적어 놓은 데서 몇 군데만 수정하면 된다.

올해도 주총이 ‘무사히’ 끝났다. 금융권 사외이사 영입 관련해서는 “떠들썩했지만 이변은 없었다”로 요약되는 분위기다. 특히 ‘큰 손’ 국민연금의 이사진 반대 의결권 행사가 화제에 올랐지만 무리없이 통과되면서 '미풍(微風)'에 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본격화된 사외이사 제도는 이제 20년에 접어들었다. 사람으로 치면 이제 유년기를 지나 성년이 된 셈이다.

하지만 그동안 ‘주인 없는’ 금융그룹 사외이사 취재를 하면서 느낀 점은 아직 ‘미성년’이라는 점이다. 사외이사 수혈이 한 해만의 이슈가 아닌 만큼 지금 시점에서 ‘해묵은’ 논쟁을 되새겨 보고 개선점을 찾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대표적인 문제제기가 바로 독립성이라고 할 수 있다.

사외이사 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펴보면 독립성 있는 외부 인사가 이사회에 포함돼 기업 경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현 경영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친밀한’ 사외이사진 구성이라는 논란은 매년 반복적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금융그룹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한 회사에서 최장 6년, 계열사까지 9년을 ‘돌려막기’ 식으로 사외이사진 재선임이 이뤄지고 있는 경우를 목격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문제는 생각보다 간단치가 않다. 취재를 하다보면 사외이사 ‘구인난’을 호소하는 금융회사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학연, 지연 등 친소관계부터 이해상충 여부를 다 걷어내고 나면 전문성을 지닌 적당한 사외이사를 찾는 게 쉽지 않다”는 식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매년 사외이사 ‘교육’을 위해 쓰이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현실적인’ 얘기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어쨌든 ‘오랜 경력’의 사외이사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고 할 수 있다. 요컨대 회사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기업 경영에 플러스 효과를 낼 지, 또는 경영진과 높은 밀접도 같은 부작용으로 나타날 지로 나뉜다. 결국 각 금융회사 이사회 의지에 달린 셈이다.

그래도 최근에 보면 일부 금융지주에서 ‘할 말 하는’ 사외이사를 영입해 ‘거수기’로 멸칭되는 사외이사 논란을 해소해 가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어서 다행인 듯하다.

주주추천 사외이사 선임, 여성 사외이사 확대 등 다양성을 확대하는 점도 앞으로 지켜볼 만한 체크 포인트다.

특히 올해는 주요 금융지주 회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멤버가 되는 사외이사진의 역할과 책임이 주요하게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정공법이 오히려 지배구조 논란을 없애는 지름길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내년 봄까지 시간이 남아 있다. 업데이트 때까지 보다 ‘어른스럽게’ 변화된 이사회가 정착되길 기대해 본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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