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타격은 불가피하나 침체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는 전망이 나왔다.
26일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시장의 추세 이탈이 장기화된다면 질병보다는 ‘펀더멘털(경기 및 기업실적)’ 본연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로선 그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의 파급력을 예의주시 해야 하지만 질병 자체만으로서의 시장 충격은 선반영됐다”며 “오히려 관건은 시험대에 놓여 있는 주가, 환율, 금리의 정상화 여부”라고 말했다.
그는 20세기 이후 최악의 사례로 꼽히는 ‘스페인 독감’을 예로 들었다. 지난 1918년 미국 시카고에서 창궐한 스페인 독감은 당시 1차 세계대전 사망자 수보다 많은 500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다. 특히 상대적으로 젊은 20~30대의 사망자 수가 집중된 탓에 생산가능인구의 급감을 야기하기도 했다.
당시 유례없는 사망자 수를 기록했던 스페인 독감이지만 사망자 수가 급증한 1918년 10월 이후 1919년 2월초까지 4개월간 주가 조정폭은 약 11%에 불과했다. 1918년 11월 1차 세계대전이 독일의 항복으로 종식됐지만, 바이러스의 여파로 주가 저점이 지연됐을 뿐이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의 시작을 지난 1월말로 잡는다면 주가는 이번 사태로 고점 대비 약 8% 조정을 받았다”라며 “공포의 강도로만 본다면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폭은 결코 적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시장 급락에 질병이 아닌 또 다른 이슈가 작용했을 경우"라고 말했다. 코로나19는 주가 조정의 계기일 뿐 펀더멘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면 문제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를 보면 작년 말 이후 반등 추세를 이탈하며 추세 내 조정을 벗어나 그 이상의 불확실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라며 “추세 이탈이 지속된다면 코로나19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됐거나, 글로벌 주도주(반도체, 전기차 등)의 조정이 본격화됐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추세 이탈의 조건인 주도산업의 ‘공급과잉’은 아직 찾아보기 힘들다”라며 “이번 코로나19로 경기 타격은 불가피하나 침체를 논할 수준인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또한 “환율에 있어서도 코로나19 탓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가 유독 가파르다”라며 “신흥국 리스크 지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은 2015년 이후 5번째 1200원선 위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 고유의 문제 혹은 시장의 과민반응이 이유”라며 “현재로서는 펀더멘털 자체의 문제일 가능성은 낮아 보이기 때문에 주가, 환율, 금리 등의 제자리 찾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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