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1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50원 오른 1,209.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이 종가 기준 1,200원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2일(1,206.00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달러/원은 일찌감치 달러 강세와 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 하락에 따라 오름세가 점쳐졌다.
특히 달러/위안이 7.05위안선을 넘나든 데다, 코스피를 필두로 주요 아시아 주식시장까지 일제히 하락하면서 달러/원 상승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달러/원이 1,205원선 위로 올라서자 숨죽어있던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쏟아졌지만, 시장 전반에 확산한 롱심리를 막아내진 못했다.
한편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위안은 7.0465위안을 나타냈다.
■ 달러 강세 열기에 개입 경계심도 무색
이날 글로벌 달러 강세가 지속됨에 따라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에도 달러를 사들이는 데 주저함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오전까지만 해도 상승 흐름을 유지하던 상하이지수마저 오후장 시작과 함께 상승폭을 줄이면서 이들의 달러 매수는 더욱 힘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 이유를 코로나19 우려에다 일본 경제 부진, 상대적으로 견고한 미국 경제에서 찾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달러 강세는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 강세와 함께 미 주식시장이 동반 상승할 때는 글로벌 자산시장에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덜 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미 주식시장 랠리가 주춤해지자 코로나19와 달러 강세를 빌미로 원화를 비롯한 대부분의 아시아 통화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는 24일 달러/원 환율은 1,200원대 안착과 함께 추가 상승을 엿볼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주식시장이 단기 급락에 따라 반등의 움직임이 나올 순 있겠지만, 글로벌 달러 강세 흐름이 멈추지 않는 이상 달러/원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주말 사이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가 100을 돌파한다면 수급뿐 아니라 심리적 요인만으로도 달러/원 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20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인덱스는 99.88에 거래됐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이제 중국뿐 아니라 한국이나 일본 등 동북아 3국이 서둘러 경기 부양 조치에 나서야 할 때다"면서 "코로나19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닐뿐더러 장기화할 경우 우리나라가 입는 경제 피해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달러 강세에 대응하는 정부와 중앙은행의 시장 안정 노력이 수반될 필요가 있다"며 "금융시장 전반이 휘청이면 실물 경제에 더욱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