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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호 캐롯손보 대표, 퍼마일보험으로 디지털 ‘선도’ 정조준

기사입력 : 2020-02-17 00:00

(최종수정 2020-02-17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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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퍼마일 보험…탄만큼 보험료 내는 시대 도래
캐롯플러그 장착 시 실시간으로 주행거리·보험료 확인

정영호 캐롯손보 대표, 퍼마일보험으로 디지털 ‘선도’ 정조준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퍼마일(Per-Mile) 자동차보험은 획일화된 자동차 보험 시장에 새로운 선택기회를 제공하는 서비스”

정영호닫기정영호광고보고 기사보기 캐롯손해보험 대표이사(사진)가 실험적인 상품들을 선보이며 보험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저성장·저물가·저금리 등으로 침체된 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화손해보험을 중심으로 SKT,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 등 대형 투자사들이 합작해 국내 첫 ‘디지털 손보사’로 출범한 캐롯손보는 지난달 14일 ‘스마트온 보험’ 시리즈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영업 시작을 알렸다. 이후 ‘990운전자보험’, ‘단기질병 안심보험’ 등 디지털 보험사답게 저렴하고 고객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상품들을 내놓으며 디지털 보험 선두자리를 정조준하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캐롯손보는 지난 11일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출시하고 자동차 보험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퍼마일 보험은 상품명에서도 말해주듯 주행거리에 비례해 보험료를 내는 자동차 보험 상품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되는 개념의 보험이다.

퍼마일 보험은 인슈어테크(Insurtech·보험+기술)와 함께 등장한 개념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 보험 스타트업 메트로마일이 2011년 캘리포니아 주에 기반한 ‘페이퍼마일(Pay-Per-Mile)’ 서비스를 처음으로 출시했다. 기본 요율에 거리당 요금을 더하는 방식으로 2030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어 미국 대형 보험사인 올스테이트도 2018년부터 ‘마일와이즈(Milewise)’라는 브랜드로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존 국내 자동차 보험에도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하는 ‘마일리지 특약’이 존재한다. 마일리지 특약은 3000㎞ 이하, 5000㎞ 이하, 7000㎞ 이하 등 일정한 주행거리 한도를 설정하고 그 이하로 주행하면 사후정산 방식으로 보험료를 환급해준다. 반면 퍼마일 보험은 매월 주행거리를 측정하고 이에 따라 산출되는 보험료를 분할납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캐롯손보의 퍼마일 자동차 보험은 캐롯손보가 지난해 디지털 손보사로 예비인가를 받으면서부터, 자동차 보험 시장에 진출 시 도입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모델로 고려됐던 상품이다. 디지털 보험사로서의 인슈어테크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온라인 전용 채널에서 판매하기 적합한 구조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기존 보험 상품들과 충돌 우려 △설계사 중심의 구조 △높은 사업비 비중 등의 이유로 퍼마일에 도전하기 쉽지 않은 여건 속에 캐롯이 첫 삽을 뜬 것이다.퍼마일 보험은 처음 가입할 때 가입보험료만 납부하면 이후 매월 주행거리에 따라 산출되는 보험료를 후납할 수 있다. 휴대폰 요금과 유사한 형태다. 또 계약 시에 보험료를 일시 납부하고, 1년 후 만기 시점에 실제 운행한 거리에 따라 km 단위로 정산도 가능하다.

주행이 많지 않은 고객들이 퍼마일 보험을 들면 보험료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1만5000km 이하 운전자들에게 기존에 가장 저렴한 가입방법으로 알려진 다이렉트자동차 보험의 평균과 비교해도 8%에서 최대 30%까지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액의 자동차보험료를 일시에 납부하기 부담스러운 운전자에게도 퍼마일 자동차 보험은 매력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등록 차량의 연평균 주행거리가 1만4293㎞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보험료 예시를 들면 2000cc 중형 신차를 소유한 40세 남성 운전자(부부 한정, 전담보 가입)의 경우 첫 달에는 긴급출동비(1만1010원)를 포함한 4만3710원의 초회 보험료를 내야 한다. 이후 매월 기본료 1만8100원에 주행 ㎞당 보험료 14.6원이 부과된다. 한달에 500㎞를 주행했다면 보험료는 월 2만5400원이 된다. 1년으로 환산하면 연간 31만5810원의 보험료를 납부하게 되는 셈이다.

캐롯손보는 퍼마일 자동차 보험을 위해 운행기록자기진단장치(OBD) 역할을 하는 ‘캐롯 플러그’와 ‘캐롯 모바일 앱’을 도입했다. 플러그를 자동차의 시거잭(다용도 소켓)에 꽂으면 실시간 주행거리를 측정하고 자동으로 보험료를 산출한다. 운전자는 캐롯 모바일 앱을 통해 실시간 주행거리와 보험료의 확인할 수 있다.

응급 상황 시 SOS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고객센터에서 전화가 걸려오는 ‘E(Emergency)콜’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플러그는 ‘퍼마일 자동차보험 월정산형’ 보험가입 시 고객에게 배송되며 문제가 있으면 당사 고객센터로 연락해 무상으로 교체할 수 있다.

캐롯손보는 주요 주주로 참여한 SKT의 ICT 기술과 자사 자체 기술력을 접목해 캐롯 플러그의 완성도를 높였다. SKT는 OBD 등 국내에서 상용화에 한계가 있는 운행정보 측정장치를 대체할 캐롯플러그를 개발,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 자체 기술력으로 SKT의 사물인터넷(IoT) 전용망인 Cat.M1과 연계한 IoT 플랫폼 구축을 완료했고, 실시간으로 센서데이터의 처리와 주행 거리별 보험료 계산을 가능하도록 해 운행 데이터 측정 장치의 대중화가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캐롯손보는 1972년생 정영호 대표를 중심으로 젊은 조직을 꾸리고 있다. 직원 과반수를 IT 유관인력으로 확충하고 기술력 강화에 매진하는 상황이다. 현재 현 플러그에서 더 진화한 새로운 기술적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플러그’ 형태를 유지할지 새로운 형태의 기기가 나올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자동차 사고 처리 등을 지원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캐롯손보는 자체 인력으로 대인 관련 보상을 관리하고 대물보상 관련 사고조사 및 손해액 조사업무는 모회사인 한화손보에 위탁해 처리할 계획이다.

아울러 캐롯손보는 위치정보 보안 지침을 만들어 방통위 주관 협의체에 검토·승인받고 이를 시행하고 있다. 위치정보의 모든 전송·저장 구간은 암호화해 관리하며 주기적으로 정보를 삭제하고 있다. 정보 저장 시에도 운전자와 맵핑이 불가한 별도의 공간에 저장되고 있어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향후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위험을 보장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의 상품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캐롯이 지향하는 보험의 본질처럼 위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내용의 보장을 손쉽게 받을 수 있는 보험 플랫폼 구축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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