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시장 경쟁 심화로 국내 점유율이 소폭(0.7%포인트) 감소한 가운데 농심은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렸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에 제2공장을 건설, 오는 2021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출시한 신라면건면은 웰빙 트랜드와 맞아 떨어지면서 미국에서도 우호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농심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인근 코로나에 제2공장을 건설하고 오는 2021년 말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농심은 공장가동이 본격화되면 2025년까지 미주지역에서 현재의 2배가 넘는 6억달러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농심이 새로 설립하는 미국 제2공장은 내년 초 공사를 시작해 기존 공장의 3배 규모인 약 15만4000㎡(4만6500평) 부지 내에 지어질 계획이다. 공장 건설에 투입되는 금액은 총 2억달러로 농심 창립 이래 최대 규모다.
농심 관계자는 “기존 LA공장 생산량이 포화상태에 달했고, 앞으로 더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추가적인 생산기지 확보가 필수라고 판단했다”며 “제2공장은 미주시장 내 안정적인 공급은 물론, 남미시장 공략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농심은 특히 유탕면 생산설비만 있는 기존 공장과 달리 제2공장에 건면과 생면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를 통해 건강과 프리미엄 가치를 앞세운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은 시장의 수요가 다양하고, 최근 건강식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 높아진 만큼 건면과 생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며 “생산 설비를 갖추고, 신제품을 발 빠르게 선보이며 유탕면과 차별화된 시장을 키워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농심 관계자는 “현재 동부지역인 시카고와 뉴저지에 물류센터가 있고, 오는 10월부터는 댈러스에서도 새로운 물류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라며 “서부는 생산기지로 삼고, 동부는 주요 지역에 물류 거점을 세워 생산과 유통의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은 미국 제2공장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속도를 더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이 전 세계 다양한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는 시장인 만큼, 미주 시장에서 성장은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은 위로는 캐나다, 아래로는 멕시코 등 대규모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기에도 유리하다”라며 “생산시설이 확충되고, 더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면 이들 시장에서 큰 폭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신라면건면, 출시 250일 만에 5000만봉 판매
농심 신라면건면은 출시 250일 만에 누적 판매 5000만봉을 돌파했다. 월 평균 30억원 중반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8개월여 만에 5000만봉 판매를 넘어선 것은 역대 건면 제품 중 최고의 성적이다. 신라면건면은 전체 라면시장의 월간 매출액 순위에서도 10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신라면건면의 인기에 힘입어 농심의 건면 매출도 껑충 뛰었다. 농심은 건면시장에서 올해 3분기까지 650억원의 실적을 거두며, 전년(490억원) 대비 32.6% 매출을 올렸다고 전했다.
농심은 신라면건면의 인기 비결로 칼로리를 낮춰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구현한 점을 꼽았다. 이에 출시 초기부터 평소 라면을 잘 먹지 않거나 덜 먹던 20~30대 여성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농심은 향후 웰빙 트렌드의 확산과 함께 건면시장이 지속적으로 커나갈 것으로 보고 다양한 건면 신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건면의 성적표가 건면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며 “더욱 깔끔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지난 9월부터 신라면건면 미국 수출도 시작했다. 농심은 미국 시장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국에서도 웰빙 트렌드가 꾸준히 확산되면서 관련 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주류(主流)시장인 메인스트림에서 농심과 신라면 브랜드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신라면은 미국 전역 월마트 4000여 전 점포에 입점돼 판매될 정도로 ‘K푸드’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유로모니터 문경선 식품-영양 부문 수석 연구원은 “최근 미국 식품시장에선 비건, 저칼로리 등 맛과 건강을 함께 고려한 제품 소비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올해 발표한 여러 세미나를 통해 저칼로리 식단의 하나로 신라면건면을 소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교포시장을 비롯해 월마트, 코스트코 등 메인스트림 시장에 신라면건면 입점을 서두를 계획”이라면서, “신라면의 진화를 표방한 신라면건면은 향후 해외시장에서 농심의 전략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미국 수출을 시작으로 올해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으로 신라면건면 수출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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