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회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남은 임기까지 협회장으로서 직무를 계속 수행하기로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저의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발생한 이 모든 사태를 반성하며 지난 열흘간 여러분께 의견을 구하고 자중하면서 저의 거취에 대해 숙고해 왔다”며 “이사회는 물론이고 회원사들의 의견, 협회 임직원들의 의견과 노동계 일각에서 제시한 주장도 고려하는 등 모든 의견을 겸허하게 듣고자 노력했다”고 언급했다.
앞서 금투협은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권 회장의 거취 등에 대해 논의했다.
다만 “개인적 사유만으로 거취를 결정하기에는 회원사로부터 선출직 회장에게 부여된 임무와 권한의 무게가 너무 크고 경영 공백 시 파생될 수 있는 문제점도 많으며 현재 진행 중인 사안들을 우선 마무리하는 것이 회장으로서 보다 책임감 있는 선택이라는 의견을 주셨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 취임한 권 회장의 임기는 2021년 2월 3일까지다.
권 회장은 협회 내에서 갑질로 지적될 수 있는 행위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운전기사를 포함한 임직원들의 근로시간 체계적 관리 등 전반적 근로여건 향상에 노력하고 있으며 저부터 솔선하여 늦은 시간의 임직원 회식 등도 많이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앞으로 중요한 업계 현안들을 더욱 낮은 자세로 책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언론에서도 저는 비판하시되 금융투자산업과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계속 가져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부연했다.
권 회장은 이번 폭언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느냐는 질의에는 “관련 법에 저촉된다면 당연히 처벌을 감수하겠다”고 답했다. 대관업무에 차질이 생길 경우에 대해서는 “낮은 자세로 다가가겠다. 받아줄 때까지 다가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또 협회가 변모할 방향에 대해서는 “12월 말까지는 안을 만들어서 보고하겠다”며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의 명예를 실추한 한 것 같아서 정말 죄송하고 12월 말까지 쇄신안 초안을 완성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 매체에 따르면 권 회장은 임직원과 운전기사 등에게 폭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 보도된 녹취록에 따르면 권 회장은 운전 기사에게 “오늘 새벽 3시까지 술 먹으니까 각오하고 오라”고 말한다. 이에 운전기사가 “오늘 아이 생일”이라고 말하자 “미리 이야기를 해야지 바보같이. 그러니까 당신이 인정을 못 받잖아”라고 질책했다.
회사 홍보담당 직원에게는 “잘못되면, 죽여 패버려. 네가 기자 애들 쥐어 패버려”라고 말했다. 회사 임직원과 함께한 술자리에서는 “너 뭐 잘못했니 얘한테? 너 얘한테 여자를 XXX 인마?” 등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지난 21일 사과문을 통해 “저의 부덕함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 특히 기자 여러분, 여성분들, 운전기사 분을 포함한 협회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그 어떤 구차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면서 “제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관계되는 각계각층에 계신 많은 분들의 의견과 뜻을 구해 그에 따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사과문을 낸 후 증권사 사장단 오찬 간담회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한 의견을 구했고 사장단은 사퇴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권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사무금융노조는 지난 24일 성명서를 통해 “그동안 금융투자협회에서 벌어졌던 일들에 대해 제대로 진상을 조사하고 이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며 “고용노동부는 지금 즉시 금융투자협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권 회장이 즉시 사퇴하지 않을 경우 모든 법적 수단과 아울러 권 회장 퇴진을 위한 금융노동자 서명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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