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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액상형 전자담배 퇴출 위기...국내 여파는

기사입력 : 2019-09-2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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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중증 폐질환 530건...대마 유래성분 등 지목
업계, '임상시험 마쳤다'지만...보건당국 곧 전수조사

KT&G 릴 베이퍼. /사진제공=KT&G이미지 확대보기
KT&G 릴 베이퍼. /사진제공=KT&G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인체 유해성이 의심되는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 금지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국내 전자담배 시장 여파에 관심이 쏠린다. 업체들은 미국서 논란이 된 성분과 자사 제품은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지만, 정부 차원에서 규제 강화에 나서는 등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23일 보건복지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월마트 등 주요 담배 도·소매업체들은 자사 매장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를 전격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 미시간주와 뉴욕주는 전자담배에 향을 첨가한 '가향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으며, 미국 정부는 가향 전자담배 시장 퇴출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이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원인으로 추정되는 중증 폐질환 발병 및 사망사례가 보고된 탓이다. 미국 내 38개주와 1개 미국령에서 해당 폐질환 발병은 530건이 보고됐으며, 이 중 7개주에서 8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미 FDA는 지난 11일 가향 전자담배 판매 금지 대책을 발표했다.

유해 물질은 대마 유래 성분인 'THC'와 '니코틴', '비타민E 아세테이트', 액상의 주원료인 'PGVG' 등 4가지로 추정된다. 특히 대마 흡연시 환각을 일으키는 주성분인 THC(tetrahydrocannabinol)의 경우 530건의 중증 폐질환 발병 사례 대부분에서 포함 물질로 나타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국내서 액상형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업체들은 미국발 논란과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THC 등을 함유하고 있지 않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미국 1위 액상형 전자담배 '쥴'을 국내에서 판매 중인 쥴랩스 코리아 관계자는 "쥴 액상 제품에는 THC 등이 일절 포함돼 있지 않다"며 "미국에서 일부 흡연자가 쥴 기기에 불법 요소가 있는 액상 '팟(pod)'을 끼워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릴 베이퍼'를 판매 중인 KT&G는 국내 시판 중인 제품은 모두 유해성 관련 임상시험을 마친 제품이라고 밝혔다. '플룸테크'를 판매하는 JTI코리아와 '글로센스'를 판매하는 BAT코리아의 경우 액상형 전자담배와 작동 원리가 달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 두 제품은 담뱃잎과 액상 카트리지가 결합된 하이브리드형 제품이다.

업계 해명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액상형 전자담배 전수조사에 나서는 등 감시를 강화할 조짐이다. 앞서 지난 20일 보건복지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THC와 비타민E 화합물 등에 더해 혹시 모를 유해 물질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복지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상황 대응반을 가동한 이후 필요한 경우 국내서도 판매금지 등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복지부는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한 중증 폐질환 사례가 보고된 바는 없으나,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획재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세율 조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맡겼다고 밝혔다. 정부가 세율을 조정하기로 결정하면 내년에 세법을 개편해 2021년부터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 현행 개별소비세법에 따라 액상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는 한 팟에 259원으로 궐련 한 갑(594원)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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