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증권사 중 지난해 상반기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던 이진국닫기이진국기사 모아보기 사장의 하나금융투자는 가장 극적인 수익 반등을 이끌어내며 3위로 올라섰다.
◇ 양호하지만 트레이딩 부문 기대에 못 미친 NH투자증권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NH투자증권의 연결 지배순이익은 10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했다. 영업이익 또한 152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7.6% 줄어들었다.
가장 두드러진 부문은 투자금융(IB) 부문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리그 테이블에서 주식자본시장(ECM) 주관,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국내채권 대표 주관 부문의 1위를 모두 휩쓸 정도로 IB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의 IB 관련 수익은 부문별로 골고루 상승하는 구간에 진입했다”며 “IPO 시장 활성화에 따른 수수료 순익 증가, 발행어음 잔고 확대에 따른 IB 이자 손익 개선 등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트레이딩 손익으로 인해 순이익은 기대에 다소 못 미쳤다는 평가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수익성 채권 규모를 줄이는 과정에서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익 혜택이 생각보다 적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연계증권(ELS)도 자체 헤지 비중을 줄이고 산식을 조정하는 등 보수적으로 운용한 결과 관련된 파생운용 이익 또한 적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헤지펀드를 포함한 주식운용 부문 이익도 주식시장 부진으로 인해 전 분기 대비 다소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전망은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 상반기 대비 부진한 시황이 지속될 개연성이 높아 전반적인 수수료 및 트레이딩 수익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계속되는 IB 부문의 성장으로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됐다.
임희연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카카오페이지, SK바이오팜 등의 상장 주관이 예정되어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자문, 국내외 부동산 및 대체 투자 등의 IB 딜들이 포진해있는 점을 고려할 시 NH투자증권의 IB 순익은 꾸준히 창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 거둔 하나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 903억원, 영업이익 1059억원을 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9.8%, 46% 증가했다. 순이익과 영업이익 부문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528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순이익(1520억원)을 넘어섰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는 43.5%가 증가했을 정도로 가장 확실한 이익 개선세를 증명했다.
하나금융그룹 내 수익 비중 또한 커졌다. 하나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전체 연결 당기순이익은 1조2045억원으로 하나금융투자는 이 중 12.7%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그룹 내 순이익 점유율이 8.2%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뚜렷해진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이자 이익은 1090억원으로 929억원을 냈던 작년 상반기 대비 17.3% 증가했다. 매매평가이익은 193억을 내 전년 대비 무려 328.9% 증가했다.
기타영업이익 또한 705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행한 것에 힘입어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 승인됐다.
종투사 지정으로 하나금융투자는 기업 신용공여, 헤지펀드 관련 업무인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등을 제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하나금융투자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돼 초대형 IB를 향해 한 걸음 더 내디뎠다”라며 “신규 사업인 기업 신용공여 업무와 더불어 지속적인 글로벌 IB 사업 등을 통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사들과 대등한 경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 ROE 개선한 KB증권, 초대형 IB 진입으로 반등 노리는 신한금융투자
KB증권은 올해 2분기 순이익 931억원과 영업이익 1005억원을 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8%, 2.2% 증가했다.
이로써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174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했다.
이와 함께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7.53%의 ROE를 기록해 전년 6.94% 대비 0.59% 포인트 상승하는 등 수익성을 소폭 개선했다.
KB증권 관계자는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 실적은 감소했으나 고수익 대체상품 판매 증대로 자산관리(WM) 수익 및 금융상품 자산운용규모(AUM)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효율적 시장 대응 및 프로세스 개선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수익이 확대됐으며 금리 하락에 대응한 선제적 매수포지션 확대로 채권 운용수익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하반기에는 선두 자리를 확실히 하는 채권자본시장(DCM) 부문에 더욱더 힘을 쏟을 계획이다.
KB증권 관계자는 “DCM 부문은 8년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ECM·인수금융 및 구조화·부동산 딜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분기 719억원의 순이익을 내 전년 동기 대비 16.2%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42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9% 감소하며 수익이 크게 줄었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의 영향으로 위탁수수료가 지난해 상반기 165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030억원으로 줄어 전년 대비 37.9% 감소했다.
다만 IB 수수료는 13% 늘어나는 등 그룹&글로벌 투자은행(GIB) 플랫폼을 통한 신수익 창출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올해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작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만큼 수수료 이익이 급감할 수밖에 없었다”며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과 비교했을 때는 하락했지만 최대한 방어한 실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25일 66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시행했다. 신주는 오는 9일 교부된다.
이번 유상증자로 신한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3조3641억원에서 4조241억원으로 늘어나 초대형 IB 요건도 만족하게 됐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하반기 초대형 IB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단기금융업(발행어음)에도 이른 시일 내 뛰어들 전망이다. 자본 확충과 초대형 IB 도약으로 공격적인 투자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지주의 긴밀한 협조와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초대형 IB의 청사진을 마련했다”며 “초대형 IB 변신을 통해 자본시장의 판도를 재편하고 그룹 내 자본시장 허브로서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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