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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빈 Sh수협은행장] ‘오픈뱅킹 시대’ 은행권 패러다임 변화

기사입력 : 2019-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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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오픈뱅킹 시행 이후 차별화된 혁신서비스 예고
금융과 핀테크 간 융합으로 ‘업의 경계’ 모호 현상도

▲사진: 이동빈 Sh수협은행
▲사진: 이동빈 Sh수협은행
[이동빈닫기이동빈기사 모아보기 Sh수협은행] 하반기 금융권 가장 큰 화두는 무엇보다 ‘오픈뱅킹(공동 결제 시스템)’ 시행이 아닌가 싶다. 금년 10월에 은행권의 ‘오픈뱅킹’ 시범 서비스를 거쳐, 12월에는 핀테크기업으로 확대하는 전면 실시가 된다.

이는 작년 4월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시행 이후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발전이 예고하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관련 기업과 정부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과감한 규제혁신의 성과물이다.

금융공동망은 70년대에 은행들이 지로와 공과금 업무처리를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을 계속 확장하여 지금의 형태가 되었으며, 현재 ATM기기, 인터넷, 모바일 뱅킹을 이용한 모든 거래가 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2009년 자금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증권사들의 지급결제업무 취급을 위해 금융공동망에 증권업권이 참여하였으나, 다른 업권은 참여가 배제되어 왔었다.

하지만, ‘오픈뱅킹’이 도입되면 표준 API 통해 전자금융업자 등 핀테크 기업이 개별은행과의 제휴 없이 은행의 계좌조회, 이체 등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짐으로써 사실상 ‘금융공동망’의 참여자가 확대될 것이다.

이미 유럽연합(EU)은 2018년 1월 ‘개정 지급결제서비스지침(PSD2)’을 통해 오픈 API 도입을 의무화해서 은행이 고객 동의 하에 제3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도록 시행하고 있다.

‘오픈뱅킹’이 시행되면 은행 또는 핀테크기업의 모바일 앱 하나에서 모든 은행의 계좌에 대해 조회, 출금, 송금 등 업무처리 완결이 가능해진다.

그동안 은행 영업점의 내방 고객이 줄어드는 데 뱅킹 앱의 편의성이 한 몫을 했다고 하면, 앞으로는 편의성으로 무장한 핀테크의 금융플랫폼 앱 때문에 뱅킹 앱의 이용 횟수가 감소될 수도 있다.

대면창구 뿐만 아니라 비대면 채널에서조차 고객과의 접점이 점점 줄어들면, 은행은 개인금융의 핵심적인 사업기반이 흔들리고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도입 초기라는 점에서 ‘오픈뱅킹’의 파급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향후에 은행이 자사의 고객에 대해 가지고 있던 배타적 지위가 약해진다는 점과 그에 따른 충성고객화의 어려움을 기존의 고객관리 방식으로 극복하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다.

컨설팅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는 영국의 은행이용 고객 4,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기반으로 보고서(오픈뱅킹의 도전에 대응하기)를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내 중심가 은행의 기존계좌 보유자 중 63%는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자신의 계좌정보를 타 은행이나 핀테크 기업에 제공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특히, 전체의 15~20%를 차지하는 55세 미만 연봉 55,000파운드(약 8천만원) 이상의 저연령-고소득자일수록 정보공유에 호의적이었고, 이들은 영국은행 수익의 45%를 차지하는 핵심 고객층이며 필요에 따라 핀테크 등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에서 기존 은행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할 것이다.

앞으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장년층에 진입하고 금융종합 플랫폼 사업자가 혁신 서비스를 주도하게 된다면, 개인금융 분야에서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 기획과 개인화된 상품추천을 통한 고객관리 등 과거 은행의 핵심역할을 핀테크 금융플랫폼 사업자가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은행의 역할은 금융플랫폼 사업자에게 단순히 상품을 공급하고 사후관리 등 후선업무를 제공하는 것으로 제한될 수도 있다.

은행권이 앞다퉈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며 대형은행은 다양한 데이터 기반 신사업 발굴과 자사의 플랫폼 활성화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만약 디지털 혁신에 성공한다면 1,000만명 이상의 고객기반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은행은 4차산업 핵심기술을 접목하여 새로운 플랫폼사업의 강자로 변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기반고객이 적고 투자여력이 제한적인 중형은행은 플랫폼사업 강화와 디지털 혁신에 필수적인 인프라 확충에 대한 비용이 적지 않은 부담이다.

디지털 분야의 특징인 ‘승자독식’ 양태로 볼 때, 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디지털 혁신은 중형은행에게 더 큰 생존의 문제로 다가온다.

중형은행에게 디지털 혁신은 대형은행이 하는 전략과 동일할 수 없으며, 은행별 역량과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전략을 발굴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일본의 ‘아이리스 오야마’는 매출량 2010년 2조원, 2017년 4조2천억원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원래 생활용품에서 시작해서 8년전 가전시장에 진출하여 소니, 파나소닉 등 대기업과 경쟁하며 LED전구 시장점유율 50%에 달하는 등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다.

이 기업이 가전사업에 신규 진출하던 시점이 파나소닉, 샤프, 히타치와 도시바 등 대형 가전업체들의 대대적인 정리해고(5천~6천명)가 있었던 기간이라 사업의 성장비결에 대해 일본 내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성장 비결은 경쟁자가 눈여겨보지 않는 틈새시장 발굴과 소비자의 불편, 불만, 부족을 해결하는 신제품을 개발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구조에 있으며, 의사결정의 신속성으로 매년 1,000개의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제조업과 다소 다르겠지만 중형은행의 디지털채널 차별화 방안도 고객의 불편사항 파악과 신속한 해결에서 시작해야 해야 할 것이다.

종합금융 플랫폼을 준비하는 핀테크기업의 경우 대부분 금리비교를 중심으로 사업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아직까지 플랫폼 간 차이점이 크지 않게 느껴진다.

업의 경계가 모호해진다는 것은 경쟁심화 등 부정적 측면이 있지만, 그 보다는 은행들이 타 산업과 협업과 경쟁을 통해 금융 소비자들에게 보다 나은 편의성과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회요소가 더 크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오픈뱅킹’ 뿐만 아니라 금융권에 많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제 새로운 지평은 열렸으니 금융회사와 핀테크기업의 여태까지 없었던 혁신 서비스 출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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