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올해 하반기 각각 6개, 5개 바이오 기업을 상장할 예정이다. 이들은 바이오 분야의 전문성을 키워 IPO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이를 통해 차별화된 실적을 낼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시장에서 ‘압타바이오’, ‘이지케어텍’ 등 단 두 곳의 기업 상장을 주관하는 데 그쳤다.
미래에셋대우가 상장 주관한 두 기업의 공모금액 합은 814억원에 불과해 증권사 중 공모금액 규모 기준 순위 6위에 올랐다. 이는 미래에셋대우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성적이다.
특히 지난해는 IPO 시장의 총 거래 대금 규모가 국내 증시 부진과 상장 지연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절반가량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대우는 17%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2019년의 후반전을 맞이한 현재 미래에셋대우가 3년 연속 IPO 시장의 1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격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들 세 기업의 상장 공모금액 합은 총 1458억원으로, 삼성증권은 상반기 IPO 부문에서 NH투자증권, 대신증권에 이어 3위를 달성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기술기업 특례상장제도를 통해 압타바이오와 셀리드 등 바이오기업의 상장주관을 마무리했다.
기술특례상장 제도란 아직 수익이 나지 않지만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상장을 돕기 위한 취지의 제도다. 삼성증권은 앞으로도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해 하반기 바이오기업 IPO의 문을 두드릴 예정이다.
◇ 기업가치 1조 이상 대어(大魚)로 자존심 회복 노리는 미래에셋대우
올 하반기 바이오기업 IPO 시장에서는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의 진가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하반기 각각 6개, 5개 바이오기업을 상장할 예정이다. 이미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 기업도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은 치료제·바이오신약 연구 개발업체인 ‘올리패스’의 상장을 공동 주관한다. 올리패스는 지난 11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성장성 추천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승인받았다.
성장성 특례 제도는 해당 기업이 당장 이익이 없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시장평가와 영업기반을 충족하면 상장 주선인의 추천만으로 상장할 수 있는 제도이다.
중소기업이 상장 주선인인 증권사로부터 성장성을 평가받음으로써 상장 규정을 완화하는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4월 바이오벤처기업 ‘칸젠’의 코스닥시장 상장 대표 주관사 계약 또한 체결했다.
칸젠은 서울대학교 생명공학공동연구원에서 혁신형 바이오 의약품을 연구 개발하는 바이오벤처 기업으로 가려움증 치료제, 슈퍼항생제, 노인성 냄새 제거제, 면역항암제 등을 개발한다.
미래에셋대우가 상장을 맡은 기업 중 제약·바이오 업계 대어(大魚)로 꼽히는 기업도 있다.
특히 종양, 퇴행성 뇌 질환,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보로노이’는 10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신약 개발업체로서 기업가치가 약 2조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보로노이는 현재 기술성 평가 신청서를 접수한 상태이다.
진단용 항원 항체원료 제조 등 의약 제조업체 ‘젠바디’ 또한 기업가치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유니콘’ 후보 기업이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젠바디의 상장 주관을 공동으로 맡아 내년 내 공모 절차를 거쳐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킬 예정이다.
이뿐 아니라 유전자 연구 기업 ‘아벨리노랩’, 화장품·바이오세척제 등을 제조하는 ‘제너럴바이오’ 또한 코스닥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제너럴바이오는 최근 대표의 이익조정 의혹에 밀려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철회했다. 향후 보완을 마쳐 상장에 재도전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가 이처럼 바이오기업 상장 주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지난해 단 한 곳의 바이오기업을 상장한 것과는 매우 대비되는 모습이다. 바이오 섹터가 코스닥시장 IPO에서 30%가 넘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혁신성을 가진 바이오기업의 상장을 도맡아 업계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부터 제약·바이오 관련 전문 인력을 많이 보강하는데 힘써왔다.
성주완 미래에셋대우 IPO 1팀 상무보는 “바이오 애널리스트를 IPO 부서로 데려오는 등 바이오 전문 인력을 보강했다”며 “바이오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릴레이션 매니저(RM)도 운영하는 등 전반적으로 바이오 분야에 집중적으로 많이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바이오 전담팀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바이오 기업 영업을 전담으로 하는 RM을 선임하고 전공자들도 영입해서 함께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약학박사 출신 영입해 바이오 옥석 가릴 전문성 높인 삼성증권
삼성증권은 올해 하반기 ‘엔젠바이오’, ‘메드팩토’, ‘아벨리노랩’, ‘고바이오랩’, ‘제이투에이치바이오텍’ 등 5개 바이오기업을 연내 상장할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초 2면역 항암제 신약 개발업체인 메드팩토의 대표 주관을 맡아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드팩토는 지난 18일 기술성 평가를 진행하는 전문평가기관인 한국기업데이터와 이크레더블로부터 모두 A 등급을 받았다.
이로써 지난 5월 기술성 평가에서 한차례 낙마한 메드팩토는 재심사 끝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 자격을 얻게 됐다.
아울러 삼성증권은 7월 한 달에만 엔젠바이오, 고바이오랩, 제이투에이치바이오텍 등 세 바이오 기업의 상장 주관사로 선정됐다.
암 진단 기술을 보유한 엔젠바이오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과 관련한 시약 패널과 분석용 소프트웨어의 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 기준(GMP) 인증을 획득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전성 유방암·난소암 NGS 시약 패널 3등급 품목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고바이오랩은 지난 2014년 8월 서울대학교 마이크로비옴센터에서 시작된 바이오 벤처 기업이다.
이들은 인체 미생물 유전정보인 마이크로비옴을 이용해 아토피성 피부염과 중증천식, 당뇨, 지방간 등 면역과 대사와 관련된 약을 개발한다.
제이투에이치바이오텍은 희귀난치성 질환과 감염증 분야를 중심으로 신약 개발을 하고 있다. 주요 개발 분야는 C형 간염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근위축측삭경화증(ALS) 등이다.
삼성증권에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상장 주관사 선정이 몰리는 이유는 최근 삼성증권이 기술평가에서 쌓은 트랙 레코드와 적극적인 바이오 전문 인력 영입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대 약학 박사 출신의 김원제 VP(과차장급)를 영입하면서 상장을 위한 모든 과정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영역을 약학 박사의 전문적인 시각에서 깊이 있게 분석하고, 이를 통해 확인된 성장 잠재력을 부각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삼성증권 투자금융(IB)의 목표는 각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에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인 투자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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