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트레이딩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의 사업군은 나빠진 증시 환경에 대응하기에 취약한 구조라는 지적이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미래에셋대우·키움증권 등 한국거래소 상장 증권사 가운데 메리츠종금증권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 올해 2분기 순익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5개 증권사 2분기 순이익은 총 5391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거뒀던 5622억원과 비교했을 때 4.3%가량 감소한 수치이다.
미래에셋대우 또한 12.8% 하락한 137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5개 증권사 중 가장 큰 폭의 순이익 하락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분기 1587억의 순이익을 낸 것과 비교했을 때는 더욱 심각하다. 2분기에는 1분기의 43%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키움증권이 큰 수익 하락 폭을 낼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로는 사업구조 쏠림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증권사 대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근본적인 수익 모델의 다각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키움증권의 경우 ‘온라인 브로커리지 강자’라는 명성에 맞게 사업 포트폴리오 내 리테일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올해 1분기 리테일 수익 비중이 46%에 달할 정도로 타 증권사 대비 높다.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KB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의 평균이 30% 이하인 것과 비교했을 때 높은 수치이다.
미·중 무역 분쟁의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최근 국내 증시 여건이 더욱 어려워지는 가운데, 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은 상대적으로 큰 수익 하락 폭을 겪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지난 1분기 주식 관련 자산의 평가손실이 시장 회복에 따라 큰 폭으로 개선했지만, 지금은 다른 상황”이라며 “높아진 이익 변동성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만약 차별화된 수익 모델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키움증권의 자본 규모를 고려했을 때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키움증권이 타 증권사 대비 작은 규모의 채권을 운용하고 있는 점 또한 실적 하락을 예견할 수 있는 요인이다.
다수의 전문가는 올해 2분기 증권사의 실적을 좌우할 변수로 채권을 꼽는다.
증시 침체에 따른 주식 운용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채권평가이익이 증권사의 하반기 실적 감소를 상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증권사들 실적의 가장 큰 변수는 지속적인 시중 금리 하락 추세에서 얼마나 공격적인 채권 운용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지, 그리고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로 요약된다”고 말했다.
그는 “키움증권의 경우 채권이나 ELS 판매 규모가 작고 기업 간의 거래(B2B) 구조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에서는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채권 운용 역량을 늘려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여기다 하반기 증권업계 전망 또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증권업계 리테일 수익은 브로커리지·상품판매 수수료, 신용공여 이자 등 시장 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운용 관련 수익 또한 주식시장 및 금리 상황의 영향으로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IB 관련 수익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최근 리테일 수익 규모와 유사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IB 수익은 시장보다는 신용 리스크에 노출돼 있어 단기 변동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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