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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성의 베트남 인사이트(2) 청년들의 나라, 커지는 베트남 교육 시장

기사입력 : 2019-06-17 18:02

(최종수정 2019-12-0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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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사라지는 나라, 한국의 고령화

필자 세대의 초등학교 시절은 한 반에 70~80명씩 되면서도 2부제 수업으로 오전반과 오후반이 나누어져 있었다. 동네 친구들은 오전과 오후반으로 나뉘어져 낮에는 떨어져 있다가 밤이 되면 모여 골목을 누비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 반이 30~40명 내외로 운영되면서도 학생 수가 부족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2019년 예상 신생아 수는 314,000명으로 전망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출생아 수 변화요인과 장래전망’ 보고서에서 2033년 출생아 수를 292,000명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이비 부머 세대의 신생아 수가 90만~100만명이었음을 감안하면 한국의 고령화와 인구감소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자료='출생아 수 변화요인과 장래전망'보고서 (출처:한국금융연구원)이미지 확대보기
자료='출생아 수 변화요인과 장래전망'보고서 (출처:한국금융연구원)
출생아 수의 감소는 심각한 문제이다. 이는 교육사업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의 기본적 자산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 사회의 청년들이 부담해야 할 부채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기에 지속적이며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확보하는데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는 지금 결과를 예상하면서도 그 동안 한번도 가 보지 못한 길을 가고 있다. 그러기에 그 동안의 산업 발전과정에서 우리가 이미 경험하고 경쟁력을 키워왔던 자산을 가지고 그것을 필요로 하는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어떨까? 과거와 달리 이제는 교육산업 역시 다른 산업들과 마찬가지로 우물 안 개구리 운영이 아니라 전 세계를 우리의 활동 무대로 만들어야만 할 것이다.

대학 진학이 보편화 된 한국의 고등교육법에서 구분하는 고등교육을 실시하는 전문대학을 포함한 7가지 대학들의 입학정원은 2017년 4월 기준 602,661명이고, 4년제 일반대학의 정원은 316,525명이다. 위에서 언급한 2017년 신생아 수가 4년제 일반대학의 입학정원보다도 적은 것이다. 이는 대학들의 구조조정이 보다 심각한 속도로 진행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대학들의 생존을 위한 대안 모색이 더욱 절실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각 대학들은 외국인 학생 유치 같은 방법의 노력들을 진행하고는 있다. 그러나, 정상적인 학부 유학생 유치가 아니라 저개발 국가의 한국어학당 단기 과정의 유학생들 중심이다. 더구나 이들 대부분이 유학보다는 취업을 위한 불법체류의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어, 최저임금제 등으로 한국 젊은이들의 시간제 일자리조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대학들의 생존을 위한 대안 모색은 캠퍼스 내에서의 문제해결보다 해외 현지 사업으로 시야를 넓게 가지는 글로벌 마인드가 필요하다.

신생아 수 감소는 유아원부터 대학까지의 진학을 위한 교육과정 전반의 수요자가 감소할 수 밖에 없는 추세를 고착화시킨다. 정규 학교들뿐만 아니라 학원, 교재, 출판, 인쇄 등등 관련 산업들의 소비 감소로 이어져 경영악화가 현실화 된다. 기술력과 콘텐츠 파워를 통해 성장해 온 온라인 교육업체들과 관련 IT산업들까지도 어려워지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이자 인구대국인 베트남으로의 진출을 검토하는 교육관련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나 검토의 질적 수준이 아직은 낮은 수준이다. 또, 라이선스 판매 같이 매우 소극적이거나 상대를 이용만 하려는 갑의 입장을 고수하는 경향도 있다. 베트남 사업의 속성상 이는 매우 적절하지 못하다는 접근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넘쳐나는 젊은 세대, 각광받는 영어 교육

베트남을 방문하는 이들이면 모두가 공감하겠지만 어디를 가나 젊은이들이 넘쳐남을 느낄 수 있다.

2019년 1월 하노이에서 개최된 보건부 주최 ‘2018년 인구조사 회의’에서 인구가족계획총국 Lê Cãnh Nhạc 국장은 2017년 전국 신생아 수는 130만명이며 평균수명은 73.5세라고 보고했다. 더불어 월드미터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베트남 인구는 96,491,146명이며 평균연령은 30.0세이다.
CIA의 “World Fact Book”에서는 베트남 인구에서 유소년(0~14세) 인구비중은 24.1%이고 청년(15~24세) 인구비중은 17.2%라고 전한다. 24세 이하의 젊은 인구가 전체 인구의 41.3%를 차지하고 있는 매우 젊은 나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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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급속한 경제성장과 젊음이 결합된 나라에서는 당연히 내수 수요 기반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모든 산업의 발전을 견인한다. 특히 성장하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가장 큰 욕망은 신분상승이다. 신분상승의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교육이며 대학진학은 기본이다. 외국인 투자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베트남에서 교육의 핵심 콘텐츠는 단연 외국어가 절대적이다. 전통적으로 교육열이 높은 아시아에서도 베트남 부모들의 교육열은 더욱 열정적이어서 한국의 타이거 맘 이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금은 실용적인 외국어를 잘하는 청년들이 많지만, 예전에는 어떻게든 외국기업이나 대기업에 취직을 하기 위해서, 그리고 사업의 기회를 가지기 위해서라도 외국어 학습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의 베트남이 그러하다. 대학진학은 물론이요 외국어 습득은 신분상승의 필요충분조건이 되었다. 베트남 일반대학의 졸업생 월급은 300~400달러이나 뛰어난 외국어 능력을 가졌으면 800달러 내외이고 그 능력에 따라 1,000달러가 넘기도 한다.

특히 한국기업 및 방문자의 증가에 비해 한국어 능통자는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구인이 어렵다. 단순 관광 통역자라면 일 60달러로도 가능할 수 있으나 비즈니스 통역이 필요할 경우 최소 일 100달러 이상을 생각해야 한다. 지금 베트남은 ‘외국어에 미친 나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영어를 사랑하는 나라 베트남이다.

돈 좀 있으면 무조건 해외유학 보낸다

2015년 베트남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14~2015년 초, 중, 고등학생의 수는 약 1,500만명이며, 대학교 진학률은 30~40%정도(2015년 대학입학시험 합격자 수 415,870명)로 추정된다.

기대치와는 간극이 너무 큰 교육 환경에 대한 베트남 학부모들의 불만 때문에, 사교육 및 사립학교를 선호하는 현상이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베트남 교육의 품질이 열악한 이유는 정부의 부족한 교육 재정과 부실한 학습 인프라, 비효율적 시스템과 관리감독의 부실이 그 원인이다. 시설이나 학습 기자재와 커리큘럼의 부실함과 너무 낮은 급여 수준으로 인한 교사들의 부가수입 활동 등으로 공교육 내의 효율적인 교육은 기대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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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더구나 베트남은 아직도 개발이 안된 산간 도서지역이 많아 교육으로부터 소외된 지역에 대해 인민들의 행복을 주창하는 정부의 고민도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 정부는 ‘2016~2020 사회경제 개발계획’을 세우고 교육분야의 현대화 및 인프라 확충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 작년 말 필자는 베트남 국영그룹으로부터 교육 소외지역 해결을 위하여 통신망을 근간으로 한 스마트 러닝 추진에 대한 자문을 한 바 있다. 한국 교육기업들이 새겨볼 대목이다. 스마트 러닝은 기자재뿐만 아니라 교육 콘텐츠를 비롯한 매우 많은 분야의 종합적인 참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이미 여러 단계를 건너뛰어 모바일 시대에 살고 있다. 베트남 진출에 관심이 있다면 새로운 관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베트남 학부모들의 자녀 신분상승에 대한 경쟁심리는 명문대 진학과 영어능력 향상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매더라도 사교육에 몰두하게 만들고 있다. 소위 “돈 좀 있는 부모는 자녀들을 무조건 해외유학 보낸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베트남의 소득수준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아직은 교육비 수준이 높아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마치 과거의 우리 부모들이 자갈 논밭 팔아서 교육시키던 시절이 떠오른다. 초등학교가 끝나는 시간 학교 앞에 아이들을 데려가려는 학부모들의 오토바이로 도로가 마비되는 장면은 마치 서울 대치동의 밤늦은 학원가를 보는 듯 하다. 베트남 학부모들도 그들의 아이들에 대한 교육 욕구를 개인 교습이나 학원을 통해 해결한다. 아직은 온라인 교육에 익숙하지 않고 교육은 선생님과 직접 대면해서 하는 것이라는 정서가 강한 이유이기도 하다.

베트남 ‘타이거 맘’과 유아교육

개별 베트남 교육시장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우선 정규교육 절차 중 첫 단계인 유아교육 시장으로 시작하려 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국회 청문회 출석 요구를 받았던 최순실의 조카가 만든 호치민 영어 유치원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당시 그것이 대박 유치원이 되었다는 것이 세간의 입에 오르내렸는데, 이는 베트남 젊은 부모들의 영어 교육 열풍에 기인한다. 그 시절에는 외국인이 유치원 라이선스를 받기가 불가능하였지만, 그때와는 달리 지금은 라이선스 취득이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지는 않다. 제대로 된 절차와 검증된 네트워크를 통해서는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영어 유치원의 월 비용이 600~800달러 수준임을 고려하면 그들로서는 매우 큰 지출을 하는 것임에도 수요가 많기에 지금도 베트남에는 유치원 및 어학원 설립이 줄을 잇고 있다.

오늘날의 젊은 베트남 부부들은 그들의 부모처럼 많은 아이들을 낳지는 않는다. 자녀의 수가 적어짐에 따라 아이들에 대한 중국의 1자녀 정책으로 생겨난 ‘소황제 세대’의 지출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자녀들에 대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 추세이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는 단지 교육뿐만이 아니라 유아관련 상품 등등에도 돈을 아끼지 않는다, 서점만 가보더라도 어린이 그림책이나 영어책은 일반 서적에 비해서 유난히 값이 비싸다. 이렇듯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자라나는 베트남의 유소년 세대는 현재와 미래의 베트남 소비문화를 주도해 나갈 것이다.

(다음 칼럼에서는 개별 베트남 교육시장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우선 정규교육 절차 중 첫 단계인 유아교육 시장을 소개하려 합니다. 이어서 진학교육, 대학 사업, 학원과 유학원, 온라인 교육 등으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김우성 비엔티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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