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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채권시장의 호주 물가지표에 대한 예상치 못한 반응..기대감과 당혹감 교차

기사입력 : 2019-04-24 14:20

(최종수정 2019-04-2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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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장 초반 보합권 내외에서 등락하던 채권시장이 24일 오전 중 갑자기 강해졌다.

호주 물가지표가 예상을 밑돌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국채선물 가격이 튀어오른 것이다. 이날 3년 국채선물은 전일비 3틱 오른 109.40으로 거래를 시작해 오전 중 109.45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호주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지난 1분기 CPI는 전년 동기에 비해 1.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이 예상한 1.5%에 미치지 못했다. 이 상승률은 2016년 초반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전분기로는 보합을 나타내 역시 시장 예상(0.2%)을 밑돌았다.

통화정책에서 좀더 중요한 근원 물가는 전년비 1.4%, 전기비 0.2% 올라 역시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호주 통화당국의 물가 목표는 2~3%다.

호주의 물가가 예상을 밑돌면서 호주달러가 달러에 비해 1% 급락하는 등 금리 인하 가능성도 부각됐으며, 달러/원 환율은 장중 1150원을 찍는 등 속등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 호주 2년 국채 금리 단숨에 15bp 넘게 빠지며 기준금리 20bp 하회

자료=코스콤 CHECK, 최근 호주의 기준금리 흐름 이미지 확대보기
자료=코스콤 CHECK, 최근 호주의 기준금리 흐름


호주는 최근까지 기준금리를 2년 반 넘게 동결해 오고 있다. 지난 2016년 8월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1.50%로 내린 뒤 움직이지 않고 있다.

호주의 금리인상은 2010년 11월(4.75%)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2011년 10월부터 12차례에 걸쳐 금리를 내렸다.

호주는 지난 2010년 금리를 4차례 올렸지만, 이듬해부터는 줄곧 금리를 내린 것이다. 이날 나온 물가도 예상을 밑돌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은 다시 가중됐다.

이 분위기 속에 호주 달러 가치가 급락하고 시장금리는 크게 하락한 것이다. 호주 10년물 금리는 10bp 넘게 급락했다. 전날 1.9% 근처에 머물렀던 10년 금리는 이날 급락해 1.8%를 하회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호주 2년 국채 금리는 이날 15bp 넘게 빠져 1.30% 수준으로 급하게 떨어졌다.

호주달러가 달러화에 대해 1% 이상 떨어진 0.703 달러대로 내려간 모습을 보이는 등 금리 인하 기대감이 증폭된 상황이다.

■ 호주 금리인하 기대에 놀란 국내 채권·외환시장..일단 기준금리·1150원선에선 일단 막혀

채권·외환시장의 움직임엔 주가가 장중 크게 고꾸라지는 모습에 반사익을 취한 면도 있었지만 호주발 재료의 영향이 예상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도 많았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뉴욕 주가 상승 영향으로 강세로 시작했지만 장중 30p 넘게 빠지는 모습도 보였다. 다만 이자율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재료는 호주 재료였다.

선물사의 한 중개인은 "이날 채권가격이 예상외로 오른 데엔 호주 물가 영향이 크다고 봐야 한다"면서 "장중 주가가 급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호주 금리가 장중 15bp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수급적으로 예민한 타이밍에 호주 지표가 트리거가 됐다는 진단도 엿보였다. 최근 외국인의 선물 숏이나 유가 상승 움직임 등에 조심스러워 하던 사이에 호주 재료가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이날 채권가격이 튄 데엔 외국인 따라서 숏으로 포지션을 관리했던 플레이어들이 손절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본다"면서 "아침에 외국인이 숏으로 나오기도 했다. 이러던 차에 호주발 재료의 충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호주 재료로 국내 채권커브가 스팁됐다. 이렇게 되면 향후 플랫 시도가 다시 나올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이날 호주 물가 재료가 미친 여파가 상상을 뛰어넘자 당혹스러워하는 모습도 보였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호주 재료로 채권이 이렇게 강해지는 게 당혹스러웠다"면서 "다만 시장이 롱 재료만 찾아 헤맨 측면도 있는 듯하다. 추경으로 성장률 0.1%p 올린다고 하더라도 경기가 안 좋은 것은 바뀌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큰 흐름은 글로벌 통화당국들의 완화기조 강화여서 호주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국내 통화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는 분석도 보였다. 다만 국고3년이 다시 기준금리 수준으로 내려온 데 따른 부담은 있다.

또 다른 채권 운용자는 "호주가 사상 최저인 기준금리를 또 내릴 것으로 보이니, 국내도 이에 좀 동조하는 것 아니냐"라면서 "하지만 한은이 금리를 안 내리겠다고 한 만큼 기준금리 수준에선 다시 또 부담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아무튼 호주 재료 때문에 숏 포지셔너들이 궁지에 몰리면서 큰 변동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환율도 급등했다. 달러/원 환율은 2017년 7월 이후 1년 9개월만에 장중 1150원선을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주가 급락이 채권 금리와 달러/원을 모두 끌어올리는 쪽으로 작용했지만, 여파가 생각보다 커 당혹스러운 모습이 적지 않았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일단 최근 단기 쪽으로 달러가 부족해 스왑포인트가 엄청 눌렸다. 스팟 바이해서 투데이로 엄청 당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 호주 지표가 나왔다. 호주 지표 발표 직후엔 오히려 큰 영향은 없는 듯하다는 느낌을 줬다. 그런데 발표 이후 시간이 좀 흐른 뒤 환율이 죽죽 올라섰다. 물량이 맞물리고 부담 심리가 얽히면서 환율이 훅 급등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2시 현재 국고3년 금리는 1.753%, 달러/원은 1148원대를 기록 중이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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