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은 최근 몇 년 동안 플랜트·해외사업 부진을 주택 부문으로 만회해왔다. 이들 사업부에서 발생하는 손해를 국내 주택 수익으로 메꿔온 것이 이어져온 것. 그 가운데서 플랜트 부분의 구조조정은 꾸준히 지속됐고, 지난해 말에는 ‘비상경영체제’ 선언까지 이어졌다.
◇ 올해 18곳 단지 공급 계획
대림산업은 올해 18개 단지, 2만6268가구의 주택을 공급한다. 일반 분양 물량은 1만1584가구다. 시기별로는 다음 달에 3곳의 단지가 분양 일정을 잡고 있다. ‘e편한세상 시티 과천’, ‘원곡 연립 2단지 재건축’, ‘효성 1구역 주택 재개발’이 그곳이다. 효성 1구역 재개발과 원곡 연립 2단지 재건축은 각각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다. 마수걸이 단지로는 효성 1구역 재개발이 유력하다. 이 단지는 총 1646가구, 일반 분양 물량 415가구다.
5~7월에는 5곳의 단지가 분양 일정을 잡고 있다. 5월은 ‘파주 운정3 A27bl’, ‘김포마송 B6bl’이, 6월은 ‘도마 변동 8구역 주택 재개발’, 7월에 ‘거제 2구역 주택 재개발’, ‘청수 주택 재건축’이 분양을 앞뒀다.
오는 3분기에는 2곳의 단지가 분양 예정됐다. 9월 ‘덕현지구 주택 재개발’, 10월 ‘홍은 1구역 주택 재건축’이 올해 분양 예정된 단지들이다.
지난해 ‘힐스테이트 녹번’, ‘녹번동 래미안 베라힐즈’ 등이 공급된 이 지역은 올해 ‘은평 미드스퀘어’가 재건축 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유동인구 확보에 따른 상권 발달 등이 기대돼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한다. 또 GTX-A 노선이 통과되는 연신내역과도 가까워 교통환경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플랜트 부문 매출 감소에 따라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러나 주택 부문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안정적인 실적으로 보일 것으로 전망돼 실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해욱닫기이해욱기사 모아보기 대림그룹 회장 취임
올해는 대림산업에게 있어서 ‘부동산 디벨로퍼’ 도약을 위한 원년이다. 지난 14일 그룹 총수에 공식 취임한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은 디벨로퍼로의 도약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취임 후 임직원들에게 “명예회장님과 선배님들이 이루어 놓으신 대림을 지속 발전시켜나가겠다. 절대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라며 글로벌 건설·석유·에너지 디벨로퍼가 그룹의 지향점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림산업은 다양한 투자를 계획 중이다. 석유화학과 에너지 분야에서도 디벨로퍼를 위해 다양한 국가 진출을 진행하고 있다.
대림그룹 관계자는 “건설업을 바탕으로 석유화학과 에너지 분야의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투자를 진행 중”이라며 “광화문 D타워를 성공적으로 개발했으며, 서울숲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와 세계 최장의 현수교로 건설 중인 터키 차나칼레 대교를 디벨로퍼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석유화학사업 분야에서는 태국 PTT 글로벌 케미칼과 함께 미국에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디벨로퍼 방식으로 개발하는 내용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에너지 디벨로퍼 사업은 포천의 LNG복합화력발전소를 포함하여 호주, 칠레, 요르단 등 7개 국가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취임에 따른 대림산업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그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림산업이 신평면개발·설계에서 시공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원가혁신을 도모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은 혁신 작업을 주도해 대림산업 주택브랜드인 ‘e편한세상’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이기도 했다”며 “여기에 주택 호황까지 겹쳐 대림산업의 주택 매출은 크게 증가해 디벨로퍼로서의 대림산업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현재 대림산업은 ‘광화문 D타워’를 개발해 성공적으로 안착 시켰다. 광화문 D타워는 지난해 차량 공유업체 ‘쏘카’와 협력을 맺고 ‘쏘카존’을 운영하고 있다. 인근 단지인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입주민들은 주중에 30% 할인 가격으로 쏘카를 이용할 수 있다.
터키 현수교인 ‘차나칼레’ 대교도 대림산업이 추진하고 있는 디벨로퍼 사업 중 하나다. 터키 다르다넬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세계 최장인 3.6㎞의 현수교와 85㎞ 길이의 연결도로를 건설한 후 운영하고 터키정부에 이관하는 BOT(건설·운영·양도)방식의 민관협력사업(PPP, Public Private Partnership)이다. 총 사업비 31억유로(한화 약 4조원)다. 대림산업은 SK건설과 컨소시엄으로 이 프로젝트를 수주한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3월 착공했다.
대림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건설사업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신평면 개발 및 사업방식 개선,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전 분야에 걸친 원가혁신을 도모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대림산업은 업계 최고 수준의 주택공급 실적을 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타칼레 대교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금융약정을 조기에 마무리 짓게 됐다”며 “공기 내에 최상의 품질로 준공해 국내 업체간의 협력을 통한 글로벌 디벨로퍼 사업의 성공모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플랜트 부진 타파는 과제
한편, 대림산업의 발목을 잡는 플랜트 부문 부진에 대해서는 많은 관계자들이 올해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림산업도 이를 인정해 지난달 28일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이날 임헌재 대림산업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비상경영 선언문)’을 통해 “우리 본부는 지금까지 회사와 그룹의 도움을 받아 연명해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미 도산의 지경에 이르러 더 이상의 손실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본부는 앞으로 사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준비가 될 때까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에서 올해 중점으로 볼 부분은 주택과 플랜트”라며 “주택의 경우 호조를 이어가겠지만, 플랜트는 향후 수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도 “그동안 대림산업은 플랜트 사업부의 소극적인 수주 기조에 따라 해외 수주 동력이 소외됐었다”며 “올해 플랜트 사업부문 성과에 따라 향후 대림산업 실적 행보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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