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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아마추어 마인드와 ‘헛바퀴’ 경제정책

기사입력 : 2018-10-15 00:00

(최종수정 2018-10-2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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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아마추어 마인드와 ‘헛바퀴’ 경제정책
[한국금융신문 정희윤 기자] 야구팀에게 투타, 축구나 농구팀이라면 공수의 불균형에 비길만 한 정부가 있으니 먼 곳이 아니라 ‘2018년 대한민국’이라고 일컫는다 해서 돌 맞을 일일까?

문재인 정부가 라인업 구성을 마치고 국정 수행에 나선 지 1년 이상 지난 시점에서 공과 과는 너무나 뚜렷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인데.

대통령이 남북평화 시대로 앞장 서 끌고 가는 길은 언젠가는 가야할 길이기에 국민 대다수가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덕에 지지율을 일부 회복한 것이 사실이지만 거꾸로 내치의 문제로 돌아오면 딴판의 현실 앞에 마주하게 된다. 경제 상황을 보나 민생 형편을 보나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의 처지는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는 엄연한 현실에 직면하고 있어서다.

“문재인 정부를 지배하고 있는 아마추어리즘은 어디로부터 유래하는 것일까? 환경 변화에 부응하는 치열한 탐색 없이 과거 유산에 의존하는 경향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 하기보다 익숙한 이론과 매뉴얼에 의존하는 경향도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역사적으로 축적된 시민의 지혜에서 배우려하기 보다 자신의 판단을 우선하고 절대시하는 엘리트주의의 작용 탓도 클 것이다.”

◇ 우파 야당·진보 지식인까지 “아마추어”

비판은 결국 ▲힘을 보태 줄 우군 확보 없이 ‘국가 대 시장’ 프레임에 매몰되어 시장의 역습에 당황하는 정책노선 ▲국가 경제 정책을 이야기하면서 기업 경영 기조는 외면한 채 ‘재정기반의 거시경제 정책’에만 몰두하는 스타일 ▲지속적인 산업구조 고도화 없이 경제 발전이 있을 수 없지만 뚜렷한 방침 없이 기존 산업 경쟁력 회복만을 기대하는 격 아니냐는 요지로 이어졌다.

여러 야당쪽 논리와 결이 다른 이 같은 지적은 박세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이사가 이달 초 ‘이 어설픈 아마추어리즘을 어찌할 것인가?’란 글에서 제기한 것이다.

‘세부적인 실행 계획이 미흡하다’거나 ‘현안 과제를 풀어내기에 부족하다’는 수준의 부정적 평가를 완전히 넘어서는 ‘아마추어 정부’라는 평가가 나온 것은 어째서일까?

경제 분야에선 아마추어 정부라는 혹평에서 벗어나 경제정책 정상화에 하루 빨리 나서는 것이 초심에 부합하는 일일 것이다.

◇ ‘파악 해법마련 실행과 점검’ 작동 하나

게다가 이미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현장 상황 작동 매커니즘을 살피려는 노력부터 철저하게 시작하라고 지적해 왔던 터다.

지금 상황에서 어떤 처방을 써야 병증을 가라앉히고 완전히 회복해서 일상 생활로 복귀시킬 수 있느냐를 검토하고 투약과 처치에 나서며, 필요하다면 큰 수술까지 결정하는 의료진과 같이 행동해야 한다는 것 또한 상식적인 대처 방법이다.

하지만 이 가을 국정감사를 진행하면서 펼쳐지는 풍경이나 최근 경제동향을 들여다보노라면 ‘문제인식에서 시작해 해법 마련 → 실행 → 평가와 점검’에 이르는 기본적인 과정이 작동이나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던 지식인들의 비판이 얼마나 시의적절한지 잘 알 수 있게 된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아마추어스럽다고 꼽히는 대표적인 정책이 된 것도 정책의 내용과 방향 이전에 일을 다루는 태도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의 마인드는 정책 전환 필요성을 인지하고 새로운 정책을 펴기로 마음먹은 딱 그 단계에서 머물러 있는 채로, 구체적 조사와 수용가능성을 검증하지도, 정책 완급조절 필요성을 따져보지도 않고 실행부터 하고 본 것이라는 합리적 의구심에서 비롯된 비판이다. 혹시 문 대통령 혹은 핵심 참모들은 선거운동 기간에 주력해야 할 일과 집권 이후 주력해야 할 일에 대해 구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한다.

일부 전문가들 중에는 소득 주도라는 표현이 앞서긴 했지만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는 ‘성장주의’의 한계를 스스로 떠 안은 정책 설계 자체의 결함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국민 총생산이 늘어나서 각 경제주체들의 벌이가 늘면 임금과 대금지급 그리고 세금 납부 등을 통해 성장의 열매가 나라 경제에 골고루 스며들기 마련이라는 ‘교리’는 구닥다리 교과서에나 어울리는 패러다임인데 주로 임금소득자의 소득을 늘게 해서 내수를 살리는 성장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변종 성장주의’ 아니냐는 혹평도 나온다.

◇ 성장과 분배 국민 경제지형 몰이해

우리나라 경제는 이제 3% 성장도 고성장이라 봐야 한다는 현실을 간과했다는 지적도 낯이 익다. 수출로 벌어먹고 살아 왔던 나라인데 다른 어떠한 정책 공조요인을 치밀하게 설계하지도 못한 채 국내 내수부문 운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최저임금 인상부터 단행한 것인지 의문을 표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지금 중요한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을 알려주는 통계를 보나 국내 경제지표를 보나 이미 다방면에 걸쳐서 우리 정부와 기업 그리고 가계부문 모두에게 위험 신호가 흘러나오고 있음을 직시하는 일이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앞으로 더 빠질 것이 확실시된다. 달러가 안전자산으로 꼽히면서 신흥국에서 이탈한 자금도 북미로 쏠리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연말에 금리를 또 올리게 될 것이라는 미국의 사정도 그리 순탄치 않고 적지 않은 조정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는 국내외 전문가들도 줄을 서 있다.

◇ 남북평화 또한 경제 질적전환 뒷받침돼야

자유주의 경제정책 핵심 기조 가운데 자유무역 대신 중국과 정면충돌을 거듭하고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와 무관하게 미국 주가가 급격한 조정을 받고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외국인 자금이 빠져 나갔을 때 우리 경제는 또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 늦기 전에 문재인 대통령과 핵심 참모들은 되돌아 봐야 한다. 비핵화 남북평화와 교류협력도 우리 경제가 멀쩡해야만 탄탄히 추진될 수 있고 장래에는 그 열매들을 우리가 수확해서 누릴 수 있다는 것을.

금통위 통화정책 결정문투로 정리해 본다면 이쯤 될 수 있겠다. 부동산 분야를 비롯한 국내 시장과 금융부문의 안정성을 유지한 가운데 기업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에 유의하면서 적정한 수준으로 분배의 형평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운영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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