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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2(금)

미래·NH·신한, 한투 독점 ‘양매도 ETN’ 도전장

기사입력 : 2018-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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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변형 양매도 ETN 출시…미래 등 상장 추진
상반기 박스피 ‘대박’…변동장선 손실 위험 변수

미래·NH·신한, 한투 독점 ‘양매도 ETN’ 도전장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수정 기자]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대형 증권사들이 현재 한국투자증권이 독점하고 있는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상반기 ‘박스피’ 장세 속에서 원조 양매도 ETN인 ‘TRUE 코스피 양매도 5% OTM’이 인기몰이를 하자 후발주자들도 부랴부랴 비슷한 상품을 준비하고 나섰다.

다만 최근처럼 증시 변동성이 갑자기 커질 경우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연말까지 양매도 ETN의 인기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 콜·풋옵션 모두 팔아 ‘+a’ 수익 도모…한투 업계 최초 출시

ETN(Exchange Traded Note)이란 원자재나 금리, 변동성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추종하는 증권이다.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의 주가만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다. ETF와 마찬가지로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언제든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다.

특히 최근 ETN시장의 인기 상품인 양매도 ETN은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처음 출시했다.

양매도 ETN은 행사가격이 다른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도하는 ‘숏 스트랭글’ 전략을 구사하며 수익을 내는 ETN이다. 주식을 매수할 권리인 콜옵션과 주식을 매도할 권리인 풋옵션을 동시에 매도한다.

옵션 프리미엄으로 수익을 적립하면서 증시가 좁은 폭의 등락을 거듭하는 시기에도 수익을 내는 구조다. 지수 변동 폭이 작아서 옵션 행사가격이 충족되지 못할 경우 옵션 매수자가 옵션 행사를 포기하게 된다. 이에 따라 옵션 매도 프리미엄이 고스란히 수익으로 쌓이게 된다.

양매도 ETN은 매월 코스피200 옵션 만기일에 정기변경을 실시, 옵션 전략을 새로 수립하기 때문에 손실이 발생해도 누적되지 않고 매월 초기화된다. 국내주식형 ETN은 매매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다는 이점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5월 업계 최초로 양매도 전략을 구사하는 ETN인 TRUE 코스피 양매도 5% OTM을 출시했다. 이를 위해 해당 ETN의 기초지수인 코스피 양매도 OTM 5% 지수를 한국거래소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TRUE 코스피 양매도 5% OTM은 매월 옵션 만기일에 외가격(OTM)이 5%인 콜옵션과 풋옵션을 2종목씩 선정해 매도한다.

OTM이란 콜옵션의 경우 기초자산 가격이 행사가격보다 낮은 상태를, 풋옵션의 경우 기초자산 가격이 행사가격보다 높은 상태를 말한다. 이를테면 OTM이 5%인 콜옵션의 행사가격은 현재가 대비 5% 높은 가격이 된다.

코스피200 지수가 옵션 최종거래일과 그 다음날의 시가 대비 5% 이상 하락하거나 상승하지 않을 경우 옵션 매도 프리미엄이 수익으로 쌓인다. 반대로 지수가 5% 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할 경우 옵션 매수자가 옵션을 행사하기 때문에 매도자는 손실을 보게 된다.

TRUE 양매도 ETN이 처음부터 인기를 끈 건 아니다. 처음 상장된 지난해엔 코스피가 숨가쁘게 상승한 까닭에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올 들어 대부분의 기간 코스피가 게걸음을 하면서 이 상품은 다달이 연 환산 5~6% 수익률을 내기 시작했고 큰 인기를 모았다. 총 9000억원 가량이 판매됐다.

작년 말 1400억원에 불과했던 TRUE 코스피 양매도 5% OTM의 시가총액(지표가치총액)은 이달 1조400억원으로 불었다.

TRUE 양매도 5% OTM ETN의 성공에 힘입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8월 ‘TRUE 코스피 양매도 3% OTM’과 ‘TRUE 코스피 양매도 ATM’을 추가로 출시했다. 3% OTM 상품은 코스피 양매도 3% OTM 지수를 추종하며 지수 등락률이 -3~3% 구간에 있으면 수익이 난다.

등가격(ATM) 상품은 직전 월 코스피200 가격과 행사가격이 같은 콜옵션과 풋옵션을 매도한다. 두 상품 모두 5% OTM에 비해 수익 실현 구간이 좁아 리스크가 크고 프리미엄도 높다.

◇ 미래·NH·삼성·신한 등 후발주자 ‘잰걸음’

양매도 상품이 대박을 치자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이에 뒤질 세라 앞다퉈 양매도 ETN을 준비하고 나섰다. 가장 발빠르게 양매도 ETN을 선보인 건 신한금융투자다.

신한금융투자는 ‘신한 코스피 콘도르 4/10% ETN’을 지난달 상장했다. 이 ETN은 한국투자증권의 양매도 ETN과 조금 다른 구조다. 코스피200 인핸스드 콘도르 4/1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이 지수는 TRUE 코스피 양매도 ETN처럼 콜옵션과 풋옵션을 모두 매도하는 양매도 전략을 구사한다. OTM이 4%인 코스피200 콜옵션과 풋옵션을 매도한다. 차이점은 옵션을 매수하는 전략을 더했다는 점이다.

OTM 4% 콜옵션과 풋옵션을 팔아 매도 프리미엄을 적립하는 동시에 OTM 10% 옵션을 매수함으로써 손실 리스크를 제한한다. 코스피200 지수가 10% 이상 변동하더라도 월간 최대 손실률은 12%를 넘지 않는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3곳은 코스피 양매도 OTM 5%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추종하는 ETN을 내달 출시하기로 했다.

이는 한국투자증권이 해당 지수의 독점 사용권 주장을 철회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거래소 규정상 특정 증권사가 지수개발에 참여하고 이 지수를 기반으로 상품을 출시하면 3개월 동안 배타적 권리를 갖게 된다. 다른 증권사는 이 3개월 간 해당 지수를 이용한 상품을 출시할 수 없다.

양매도 OTM 5% 지수가 개발된 지 1년이 훌쩍 넘은 만큼 거래소는 해당 지수를 이용한 다른 증권사의 ETN 상장을 허용하려고 했지만 한국투자증권이 반발해 타 증권사 양매도 ETN 상장이 지연됐었다. 그러다가 한국투자증권이 한발 물러서면서 다른 증권사들도 코스피 양매도 OTM 5% 지수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주요 증권사들은 우선 양매도 OTM 5% 지수 ETN을 발행하고 나아가 변형된 형태의 양매도 ETN도 개발해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브로커리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증권사들이 참신하고 경쟁력 있는 파생상품을 개발하는 데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채권 금리 급등 등 대외 변수로 코스피 변동이 급격히 커진 만큼 양매도 ETN이 꾸준히 잘 팔릴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양매도 ETN은 리스크가 작지 않다. 시장 상황에 따라 지수가 두 옵션의 행사가격 밖으로 지수가 급등하거나 급락한다면 투자자의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수 있다.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만 코스피는 7.78% 하락했다. 이달 양매도 ETN 투자자의 손실은 기정사실이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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