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식에 참석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오는 2020년까지 아시아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그룹이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2020 스마트 프로젝트’의 반환점을 맞아 새로운 추진동력을 '하나의 신한(One Shinhan)'으로 정했다”고 선언했다.
이와 관해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도 사명변경 당일인 데다, 신한금융 역시 경사일이므로 괜한 소란을 만들기보다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진행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는 평을 내놨다.
당초 신한금융지주가 MBK파트너스로부터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하는 데 예상했던 가격 수준은 2조 초반 대였다. 인수 합병시 발생할 퇴직 위로금이나 브랜드 상표권 등 세부사항 조율도 남아있는 관문 중 하나다.
현재 보험업계는 오는 2021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맞춰 자본확충으로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회사의 크기를 막론하고 모든 보험사들은 유상증자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거액의 자본확충에 나서거나, 그럴 여력이 없는 회사들은 영업조직 축소나 사옥 매각 등의 고육지책으로 자본확충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생명은 신한금융지주라는 든든한 우군이 있긴 하지만 자본확충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신한생명은 지난 6월 2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잰걸음을 보였지만, 안정권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본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보험업계는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이 합쳐진다면 자본확충에 필요한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고, 영업조직을 토대로 매출 면에서도 이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강점이나 주력 채널의 성격이 다르므로 당분간은 섣부른 합병 없이 ‘투 트랙 전략’이 나올 수도 있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경우 IFRS17 대비 자본확충 과정에서 이중으로 비용이 지출되게 되어 효율성도 나쁘고, 기껏 합병을 진행했는데 시너지가 없어질 것이라는 반론이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합병 시너지와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하면 신한금융지주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합치는 작업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ING생명 노조의 반발은 고민해볼 문제다. ING생명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지속 가능한 고용안정과 노동조합 보장, 독립경영 보장, 경영비전 제시, 최고에 걸맞는 매각보상을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한 상태다.
노조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장기적인 독립경영을 보장하고,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영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조는 "회사를 안정적으로 지속 발전시킬 수 있는 경영비전을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며 "이러한 비전제시 없이 단기적 이익에만 집착한다면 투쟁의 전선을 칠 수 밖에 없음을 밝혀둔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합병 시 자산규모 61조 매머드 생보사 탄생... 보험업계 지각 변동
신한금융은 지난해 KB금융이 KB손해보험 등 비보험권의 약진으로 큰 이익을 거두면서, 8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KB금융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당초 포토폴리오 완성을 위해 손해보험사 인수를 먼저 추진하던 것으로 점쳐졌던 신한금융이 발 빠르게 ING생명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리딩뱅크 자리 탈환을 위한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이 인수에 성공해 신한생명과의 합병이 이뤄진다면 약 60조 원 수준의 자산규모를 자랑하는 업계 5위 매머드 생보사가 탄생한다. 이렇게 되면 64조 원으로 현재 4위인 NH농협생명마저 넘볼 수 있게 된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미래에셋생명이 최근 PCA생명과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발휘하며 순항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두 회사의 시너지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양 사 모두 IFRS17에 대비한 체질개선 및 설계사 조직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유능함이 검증된 ING생명의 젊은 설계사 조직을 확보할 경우 성공적인 체질 개선을 이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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