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2013년 이전 판매됐던 3~5년 갱신주기 상품들은 회사별로 상이하나 최대 3배 이상 보험료가 오를 수 있어 소비자들의 민원이 몰릴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지난 2008~2009년 갱신주기 표준화가 결정되기 직전에 보험사들이 집중적으로 판매했던 실손보험의 계약 갱신이 돌아오면서 이른바 ‘보험료 폭탄’에 대한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실손보험의 개인주기는 1년, 3년, 5년 등으로 다양했으나, 2013년 이후로는 1년으로 통일된 상태다. 피보험자의 연령 증가, 국민의료비 상승, 손해율 변동 등의 요인에 따라 매년 보험료가 갱신되는 식이다. 그러나 2013년 이전의 일부 상품들은 여전히 3~5년의 주기로 갱신이 이뤄지고 있다.
보험사들이 판매했던 3~5년 갱신형 상품들은 가입 당시에는 저렴한 보험료로 고객을 모은 뒤, 갱신 시점에 보험료를 한 번에 인상하면서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다. 해당 상품은 고객이 초기에 낸 보험료의 일부를 빼서 적립해두고, 보험료 인상분을 해당 적립금으로 대체하는 구조로 보험료 인상폭을 최소화했다. 그러나 최근 손해율 급증으로 적립금이 소진되자 보험료가 크게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 현장에서도 불안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형 손보사 전속 설계사 C씨는 “갱신 주기가 돌아올 때마다 고객들의 항의가 많고 해약도 늘어나는 시기”라며, “갱신보험료에 대해 설명을 들은 고객들도 ‘이 정도일 줄 몰랐다’며 불만을 표하시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통상적으로 실손보험은 보장 범위가 다른 보험에 비해 넓어 손해율이 높은 상품으로 통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은 121.7%로 집계됐다. 손해율이 100%가 넘으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를 본다는 뜻으로, 보험사들이 보는 적정 손해율 선은 78~80% 선이다.
보험사들은 실손보험료를 매년 평균 13~15% 씩 인상해오다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인 '문재인 케어'가 발표되면서 실손보험에 반사이익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에 보험료를 동결했다.
정부는 이르면 8월 말 공개될 ‘문재인 케어 시행으로 인한 실손보험료 인하 여력’에 관한 KDI 연구결과에 따라 각 보험사들에 추가적으로 실손보험료를 인하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가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실손보험은 이미 무분별한 의료쇼핑과 보험사기 등에 노출되기 쉬우며, 이로 인한 높은 손해율로 인한 만성 적자 상품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정확한 것은 KDI 연구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문재인 케어가 실손보험에 미칠 반사이익 영향력은 별로 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밝히는 한편, “사실상 보험사들이 정부와의 힘 싸움에서 이길 수는 없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건 실손보험료를 놓고 변화는 있을 것 같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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