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맡긴 돈을 가지고 영업하는 금융 산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수익을 많이 창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삼성생명 스스로 삼성전자 지분 매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 문제와 관련해 각종 파장을 고려해 국회에 상정된 관련법(보험업법(保險業法) 개정안) 처리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었고 차명계좌 과징금 부과 및 노동이사제 등 금융혁신위원회가 제시한 여러 안에 대해서도 취지는 좋으나 쉽지 않다며 소극적 태도를 유지해 왔었다.
오랜 기간 금융 관료로 최소한의 균형 감각을 유지하려던 최종구 위원장이 금융개혁을 겨냥해 칼을 뽑아든 것은 김기식닫기김기식기사 모아보기 전 금융감독원장 사태가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이른바 ‘금융개혁의 적임자’로 내세웠던 최흥식닫기최흥식기사 모아보기 전 금융감독원장에 이어 김기식 원장까지 연달아 낙마(落馬)하면서 금융당국과 손발을 맞춰 추진해야 할 금융개혁의 동력이 본격적인 시작도 전에 힘이 빠지면서 금융당국 수장(首長)으로서의 정책적 심적 부담감이 컸을 것이다. 특히 관료(官僚) 출신 인사로는 금융혁신에 적지 않은 한계가 있다는 최고위층의 인식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금융권에는 금융이 5치(治)에 휘둘린다는 탄식이 흘러나온다. 관치(官治), 정치(政治)에 노조·시민단체가 금융사 경영에 개입하려는 노치(勞治), 시치(市治)까지 가세하고, 여기에 청와대 의중까지 헤아리려는 금융사의 ‘눈치’도 더해져 ‘금융 5치’라는 것. 사실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직후부터 ‘금융개혁’을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로 추진하면서 ‘금융권은 개혁해야 할 적폐 대상’이라는 인식이 현 정부 최고위층에 광범위하게 깔려 있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대중의 돈을 다루는 금융은 규제산업이다. 관(官)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규제로 영업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는 국내 금융규제체계는 '관치'에 최적화 돼 있다. 대신 금융권은 관의 우산 아래에서 과점구조를 유지하며 비교적 안전한 영업으로 돈을 벌어왔다. 문제는 제도적 원칙을 위한 관치가 아니라 권력의지를 반영한 관치다. 소비자 권익보호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서는 관치의 칼을 휘둘러야 한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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