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11월 기준 금리를 1.5%로 인상했다. 지속적인 수출증가 및 소비개선, 기업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만이다.
OECD도 최근 우리나라의 2017년 경제성장률을 3.2%로 예측했다.
반도체와 수출 호황에만 기댄 것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있지만 2016년 말 우리가 기억하는 불확실성을 기억해보면 경제주체들이 예상보다 선전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2017년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1년 전 이때쯤 올해를 예상한 주요 내용들을 살펴보면 더욱 그렇다.
2017년 우리나라 경제는 내수와 수출부진으로 2.5% 성장에 그치고, 코스피 최고지수는 약 2300, 그리고 집값은 구매감소로 상승세를 마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나보니 경제성장률은 3.2%가 예상되고, 코스피는 한때 2561을 찍었고 집값은 수도권 위주의 급등으로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이 시행되었다.
분야의 전문가들의 반타작도 못한 예상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 번 미래는 늘 예측하기 어려운 일들로 채워지고 변화는 이러한 예측하지 못한 일로 일어난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렇듯 예측이 맞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시점에도 연구소 등 전문기관들은 2018년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기업의 경영은 자원을 생산활동에 최적으로 배분하여 최선의 성과를 내야 하는데 환율, 금리 등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시장의 체계적 위험을 어떻게 예측하는냐에 따라 최적 자원의 배분은 달라질 수밖에 없고 그 결과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밀턴 프리드먼도 어떤 경제이론이나 모델의 진정한 필요성은 그 것의 예측성에 있지 현실 경제에 대한 자세한 기술이나 묘사에 있지 않다고 말하며 예측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렇다면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2018년을 예측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논어의 위정(爲政)편에 보면 시기소이(視其所以) 관기소유(觀其所由) 찰기소안(察其所安) 인언수재(人焉瘦哉) 구절이 있다.
‘처음 어떤 원인으로 그 일을 했으며, 중도에 어떤 길을 거쳐 왔으며, 결국 어떤 곳에 머물가를 살피게 되면 그 사람(일)의 상태를 숨길 수 없다’라는 뜻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최근의 비트코인 광풍에 웬 공자님 말씀 인가 싶어도 요즘처럼 전광석화 같은 정보와 온갖 세련된 이론이 넘쳐나 시류에 휩쓸리기 쉬운 상황에서는 눈앞에 보이는 모습만이 아니라 현상이나 사람의 최초 동기와 걸어온 길 등을 관찰하여 본모습을 보는 것이 먼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비트코인으로 예들 들어보면, 정부와 금융기관 같이 결산을 담당할 신뢰할만한 중앙집권적 기구가 없으면서도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가상화폐의 맹점인 이중지불문제(나에게 보낸 가상화폐를 복사해서 다른 사람에게 또 보내는 문제)를 해결하는 결제수단을 개발하고자 하는 동기로 2008년 네트워크 참여자 중 대다수가 합의하여 거래장부의 정합성을 확증하는 블록체인이라는 분산저장 기술이 태어났다.
오래전부터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정부의 인위적인 정책으로 인한 화폐가치 변동으로 피해를 입은 대중의 경험이 정부의 통제로부터 벗어난 대안화폐 개발의 중요 동인(動因)이란 것이다.
그런데 지금 비트코인은 급변하는 가치로 당초 개발목적인 안정적인 결제수단으로 사용하기 어렵고 또한 정부나 금융기관의 신뢰도가 높고 통화가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면 그 미래가 어떨지 예측이 가능하다.
2017년을 돌아보면 우리 여신금융업계는 작년 말에 한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카드이용실적 증가율은 하락하고 가맹점수수료 인하 여파로 카드업의 수익성이 악화되었다.
카드대출 부분도 지속적인 금리인하와 가계부채에 대한 규제로 수익성 악화를 상쇄하기 어려운 실정이 되었다.
리스할부금융업은 소폭의 실적개선이 있었지만 보험대리점 등 새로운 업무영역은 확대되지 않은 반면 은행권의 자동차대출 시장잠식은 더욱 심해졌다.
다행이 신기술금융업은 예상대로 정부의 벤처기업 육성정책에 부응하여 규모와 내실면에서 성장을 기록했다.
2018년의 전망은 카드업계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가맹점수수료 정책에 따라 매우 큰 영향을 받을 것이고 리스할부 금융업은 타 금융업권과의 경쟁 특히 자동차 금융시장 수성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신기술금융업은 중견기업으로 투자대상이 확대되어 또 다른 성장이 예상된다. 즉 2017년의 큰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예측과 추세에는 늘 의외성이 있다는 것도 또한 염두 할 필요가 있다.
올해 출판계에서도 2017년 베스트셀러 주요 동향을 역주행 성공신화라고 한다.
종합베스트셀러가 된 에세이 책은 처음 출판했을 때에는 큰 반응을 얻지 못 했으나, 출간 후 6개월이 지난 후 입소문으로 뒤늦게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25년간 대중의 큰 인기를 끌지 못하던 한 개그맨은 본인의 오랜 경제생활을 응용한 개그를 통해 25년 만에 그레잇(great)한 개그맨으로 성공했다. 성실함과 꾸준함이 만들어낸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결과다.
2018년 우리 여신금융업계에 대한 예측에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공존한다.
현실적인 외부여건을 고려할 때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앞서 말했듯이 우리가 걸어온 길을 살피고 우리의 강점을 살려서 기회를 찾고 버티는 것이 비우호적인 외부환경에도 불구하고 예측하지 못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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