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에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산업은행 등을 소관부처로 하는 정무위원회를 이끌게 된 이진복 국회 정무위원장(새누리당)은 “시대 흐름을 잘 봐야 한다”며 혁신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주도의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 은행법·자본시장법 개정 “충분히 논의할 것”
지난 이번 국회에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제한)’에 대한 여야간의 의견차로 무산됐던 은행법 개정안은 이번 국회에서 강석진 새누리당 의원 대표발의로 다시 국회에 접수됐다.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대기업 총수가 있는 기업은 은산분리 규제를 풀어주면 안 되고 의결권도 제한해야 한다”며 “대주주의 사금고화 문제도 대주주와의 부당한 거래 방지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고 필요하면 좀 더 제도를 강화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정무위원회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을 충분히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에 대해서는 ‘청신호’가 예상됐다.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자본시장 활성화에 대해서는 야당도 동의하고 있으니 슬기롭게 풀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사실 우리 자본시장이 아직 낙후된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지난 국회 때 대부분의 법안 내용에 대해서는 여야가 합의수준에 이르렀고 지주회사의 소재지 부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합의가 됐다”고 설명했다.
◇ 정부 구조조정 구체성 부족…산은 자구안은 “미봉책”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지난 달 8일 제1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산업, 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조선업에 대한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추진하고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확대, 실업급여 수급 기간 연장 등이 포함됐다. 거제 등 조선업 밀집지역의 지역경기 위축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시적 경영위기에 처한 기자재 업체에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조선업 연관 산업으로 업종전환을 희망하는 업체에 대해서는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자금이 지원될 예정이다.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우선 대형 조선 3사(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를 비롯 8개 중견조선사, 중소업체에 대한 구조조정 마스터플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지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해서 지원규모 등 대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현장에서 기자재 업체를 비롯한 협력업체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 정부가 중소 중견업체, 기자재 업체 등에 대한 구체적인 유동성 지원 방안 등 큰 틀에서의 조선, 해운 구조조정 방안을 만들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기업 부실에 대한 관리 소홀 책임이 제기되고 있는 국책은행의 쇄신 노력이 부족하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감사원은 지난 달 15일 ‘국책은행 출자회사 관리실태’ 감사에서 한국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로 경영 부실을 막을 의지나 능력이 부족했다고 결론 내렸다. 경영관리단 파견, 한국산업은행 출신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모두 관리자로서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감사원은 한국산업은행 출신 CFO에 대해 “이사회에 참석하면서도 모든 안건에 찬성하여 무분별한 투자에 대한 통제가 미흡했다”며 사실상 ‘거수기’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할 국책은행이 오히려 부실 규모를 키우고 국민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한국산업은행은 전 현직 임직원의 비금융자회사 재취업 금지, 임원 연봉삭감 등을 포함한 자구계획을 발표했지만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미봉책에 불과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항상 문제가 생기고 나면 ‘사후약방문’ 식으로 대책을 내 놓는데 이건 쇄신안이 아니라 사태수습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특히 현재 회계감사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현재의 회계 외부감사 시스템에 대해 근본적인 진단이 필요하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책은행이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며 “9월 말까지 조직진단을 통해 전면적인 산업은행 쇄신안이 나오면 정무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 금융소비자보호원 필요 “독립성 보장”
금융당국은 지난 달 28일 지난 국회에서 무산된 금융소비자보호기본법(금소법)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저축은행 후순위채 피해, 동양증권 사태 등을 겪으면서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 제도의 필요성이 대두된 만큼 20대 국회에서 관련 입법을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금소법 제정안에는 금융상품 비교공시, 판매수수료 공개, 금융상품 자문업 신설, 대출성 상품 판매행위 규제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금융당국은 8월 8일까지 금소법 제정안을 입법예고 하고 규제개혁위원회,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오는 11월 정기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단 금융감독원에서 소비자 보호 기능을 따로 떼내어 독립기구인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을 설치하는 내용은 이번 제정안에서 빠졌다. 금소원 설립은 조직개편과 관련된 사항으로 국회에서 논의할 사항으로 공이 넘겨진 것이다.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금융감독원이 관련 업무를 다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정부조직법상의 문제, 정부 조직을 자꾸 늘리는 것에 대한 비판이 있기 때문에 금융감독원 산하에 (금소원을) 두되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설립하고 추후 독립 기구로 만들어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소비자보호원 독립성 확보를 위한 기관장 임기보장도 언급됐다.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검찰총장, 경찰총장 등과 같이 기관장의 임기를 보장해 독립성을 갖출 수 있도록 만들어 줄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 경제민주화 “산업골격 흔들리지 않도록”
부의 양극화, 재벌개혁 등을 내포하고 있는 경제민주화에 대해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도를 넘어서 기업을 무너뜨리는 차원이 돼선 안 된다”며 속도 조절을 강조했다.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우리 경제민주화는 위에 있는 것을 억지로 빼 아래로 주는 것으로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진단하며 “경제민주화 취지에는 분명히 공감하지만 그로인해 우리 산업의 골격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진복 정무위원장은 “개혁도 동조가 있어야 가능한데 공감대가 없으면 저항에 부딪히게 마련”이라며 “너무 빠르게 가려고 일을 그르치는 것 보다 천천히 가더라도 목표점을 분명히 정해서 꾸준히 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학 력 〉
- 1999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 학사
- 2001년, 동아대학교 대학원 지방자치행정학 석사
〈 경 력 〉
- 2008년 5월~2012년 2월,
제18대 국회의원(부산 동래구/한나라당)
- 2008년 5월,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 2012년 5월~2016년 5월,
제19대 국회의원(부산 동래구/새누리당)
- 2014년 6월~2016년 5월,
제19대 국회 후반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간사
- 2016년 5월 ~ 현재, 제20대 국회의원 (부산 동래구/새누리당)
- 2016년 6월 ~ 현재, 제20대 국회 전반기 정무위원회 위원장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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