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트라투자자문의 용환석 대표는 제도권과 개인투자자 중간쯤에서 운용 능력을 쌓다가 회사를 설립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에서 MBA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그는 창투사에 입사해 벤처투자 업무를 맡게 된다. 1988년 IMF 외환위기 한파의 한복판이었던 터라 당연히 투자도 침체되어 있었고 그 덕분에 다른 부서 사람들과 교류할 시간이 생겼다. 그는 이때 ‘워렌 버핏’의 이름을 듣게 됐고, 주식투자에도 흥미가 생겼다고 한다.
그렇게 투자에 입문해 코리아써키트, 자화전자, 남양유업, 태평양 등에 투자하며 성과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즈음 근무하던 창투사를 나와 아시아지역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영국계 자금(헤지펀드) 운용 쪽의 일을 맡는 등 2009년 페트라투자자문을 세우며 독립하기 전까지 일종의 ‘가계 자금’ 운용을 주로 했다. 회사 설립 후엔 꾸준하게 시장보다 나은 성과를 올리며 이름을 높였다.
용 대표는 특히 투자할 기업은 ‘반드시 앞으로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기대감이 이미 많이 반영된 주식은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소비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기대감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던 2012년에, 페트라투자자문은 코스맥스 등 보유 중이던 관련주들을 매도했으며, 삼성전자도 아이폰은 잘 나가는데 삼성엔 ‘옴니아2’밖에 없을 때 아이폰과 경쟁하기 위해 더 좋은 스마트폰을 개발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매수했다고 한다.
페트라투자자문은 이런 용 대표의 투자관을 바탕으로 운용을 시작한 2009년 9월 16일부터 지난 7월 31일까지 약 150%의 누적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은 15%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지수가 7% 가까이 떨어질 때에도 페트라투자자문의 수익률은 7.3%에 달했다.
이를 계기로 운용을 맡겨오는 자금도 늘고 있다. 주로 패밀리 오피스, 즉 기업주 등의 재산 운용을 전담하는 회사에서 맡기는 돈이라는데, 외국에는 이런 형태의 자금을 운용하는 회사들이 많다고 한다. 최근엔 미국 모 대학의 기금과도 운용을 타진 중이라고. 미국 등 현지에서는 글로벌 투자를 현지 전문가에 맡겨야 한다는 인식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어 앞으로도 이런 자금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하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자문사들에게는 블루오션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용 대표는 “해외 쪽은 남들보다 많이 투자해 봐서 잘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국내 자금을 해외에 투자하는 일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창경 기자 ck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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