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의 경우 금융투자 자산이 50억 원 이상 돼야 한다는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하지만 헤지펀드 활성화의 첫발은 내디딘 셈이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헤지펀드 규제가 완화될 것에 대비해 준비를 해왔다. 또 한편으론 지난해 말부터 금융기관 PB센터 등을 통해 펀드오브헤지펀드(FoHFs) 형태로 여러 종류의 사모펀드를 설정, 마케팅하고 있다.
지난 3월 30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회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 AI포럼’은 한국투신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지를 엿볼 수 있는 행사였다. 이 자리에는 많은 금융기관의 PB들과 기관투자가들이 참석했다.
한국투신의 글로벌운용본부장을 맡고 있는 서정두 상무는 “헤지펀드는 소수에게만 판매되는 사모펀드 형태라서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서도 “시중금리가 8%만 돼도 헤지펀드에 눈 돌리지 않겠지만 저금리상황에서는 헤지펀드로 돈이 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과세’ 문제는 헤지펀드 성장을 막는 요소이다. 국내 주식거래엔 비과세가 적용되지만 해외투자엔 세금이 붙는다. 자산가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세계 곳곳에 투자하는 헤지펀드의 특성상 금융소득종합과세가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투신은 국내 주식자금 1000조 원을 마케팅 타깃으로 잡는 대신 은행 예금 등 금리자산에 속한 2000조 원에 시선을 두고 있다. 예금이나 채권 등 금리자산은 어차피 과세 대상이므로 세금에 대한 저항이 덜 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한국투신은 헤지펀드 중에서도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CTA(Commodity Trading Advisor) 전략의 펀드를 앞세워 초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CTA 전략의 헤지펀드는 미리 프로그램된 컴퓨터 시스템에 의해 운용되는데, 전 세계 증시와 상품거래소에 상장된 선물만 갖고 매매하기 때문에 거래 내용이 투명하다는 장점이 있다. 신규 설정과 환매도 비교적 수월한 편이다. 서 상무는 “이렇게 꾸준히 시장이 커지면 이벤트 드리븐(Event-Driven) 등 다른 투자전략의 헤지펀드도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헤지펀드와 별도로 한국투신의 글로벌자산배분 전략과 전술이 집약된 상품에 대한 설명도 진행됐다. 이 상품은 한국투신과 협약을 맺은 BNY멜론에셋매니지먼트가 제공하는 자산배분전략 토대 위에 한국투신의 자산배분 전술이 더해진다. BNY멜론이 각 투자자산의 기대수익, 변동성, 상관관계를 감안한 자산배분 모델을 제공하면, 한국투신은 자산군의 비중을 조정하거나 자산군 내의 세부자산 선택으로 변동성을 좁히고 성과를 높이는 것이다. 서 상무는 “이미 준비를 끝냈고 때가 되면 나올 것”이라며 “한국투신은 앞으로도 중위험 중수익을 지향하는 글로벌자산배분 전략으로 투자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창경 기자 ck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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