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으로 한 두 개씩 얻어먹던 다람쥐나라 아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초콜릿 맛에 길들여졌다. 결국 다람쥐나라 어른들까지 초콜릿을 찾는 형국에 이른다. 이때부터 여우들은 다람쥐들에게 도토리를 요구했고,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쌓아둔 도토리는 순식간에 없어졌다. 겨울은 시나브로 다가왔고 양식이 떨어진 다람쥐들은 굶어죽는 형국에 이르렀다. 결국 다람쥐나라는 여우나라에 복속되고 만다.
“한국인 중 노후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는 비중은 80%에 달합니다. 그러나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는 응답은 44%에 그치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삶에 비해 은퇴시기가 빨라지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죠. 인생 2라운드를 준비함에 있어 금융권은 선진금융상품과 서비스로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3일 윤교중 하나금융지주 사장은 하나금융그룹이 주최한 ‘은퇴준비포럼’ 인사말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윤 사장의 표정에서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실함까지 엿볼 수 있었다. 때마침 자본시장통합법까지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금융권간 장벽도 허물어지게 됐다.
이미 그 결과가 나와 의사결정라인에 보고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메이저급 생명보험사도 임원급을 대상으로 한 은퇴보장 상품을 개발하고 최종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은퇴나 고령화를 대비한 시장경쟁에서 외국계 생보사의 공격적 마케팅에 잠식당하고 있어 한발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또 윤 사장이 말하는 선진금융상품개발과 서비스제공을 위해서도 넘어야할 산이 많아 보인다.
한 시중은행 상품개발담당자는 “출시한 상품이 실패할 때는 주변의 따가운 눈총에 몸 둘 바를 모를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시장을 미리 읽고 선도적 상품을 출시하기 보다는 어떤 상품이 인기라고 하면 비슷한 상품이 줄줄이 출시되는 등 소위 뒷북치는 행태 또한 여전하다.
이젠 글로벌경쟁시대다. 금융권은 초콜릿에 길들여져 결국 나라를 빼앗기는 우를 범한 다람쥐나라의 교훈을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김남현 기자 nh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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