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PB시장을 읽는다(6) 김기서 이노컨설팅 부장

미국의 프라이빗뱅킹은 개인부유층의 예금 및 개인대출, 신탁, 자산관리, 모기지, 유가증권매매, 커스터디업무, 유언서보관 및 유언집행 등의 업무가 골격을 이루고 있다. 미국은행들의 프라이빗뱅킹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 신뢰도가 높은 고객상담직원인 릴레이션십매니저와 금융상품운용 전문가인 투자매니저가 팀을 구성해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프라이빗뱅킹의 원조격인 유럽의 프라이빗뱅크가 자산의 안전을 업무의 중심으로 하는 반면 미국은 프라이빗뱅킹 서비스를 제공받는 고객들의 자산운용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에서의 프라이빗뱅킹 업무는 1980년대 이후 급성장했다. 이 시기에 미국 금융업계는 금융자유화가 진전되어 은행간 경쟁이 격화됨으로써 예대마진폭이 크게 축소됐고, 자본시장 확대로 우량대출처가 은행이탈을 지속했으며, ’80년대말 오일쇼크, 부동산불황, 해외대출채권의 부실화로 인한 거액의 불량채권이 발생해 상각부담이 커짐으로써 은행경영이 악화일로에 있었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에 따라 프라이빗뱅킹 서비스는 은행경영의 타개책으로 등장했으며, 신탁업무와 은행업무의 융합에 의해 성립됐다. 프라이빗뱅킹 서비스는 금리리스크에 대한 위험노출이 적어 수익이 안정적이고 또한 운용에 따른 이익과 손실이 고객에게 귀속돼 은행의 자본리스크로 연결되지 않았다. 더욱이 ROA와 ROE도 향상되어 BIS규제에 대응할 수 있어 은행경영의 리스크관리를 위해서도 적합한 업무였다.

미국의 프라이빗뱅크는 크게 6개의 형태로 구분되는데, 크게 상업은행계와 투자은행계로 구분할 수도 있다.

홀세일형의 프라이빗뱅킹을 추진하는 상업은행은 전통적으로 신탁업무의 경영기반이 확립돼 있는 곳이다. 고객이 오너경영자일 경우 M&A, 기업자금조달 및 운용 등에 대해 상담하고 투자은행업무에 해당하는 자산유동화증권, 파생금융상품 등 다양한 상품 판매에 주력한다. 고객의 투자성향을 분석하여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리테일형의 프라이빗뱅킹은 광범위한 지점망을 활용하여 은행업무를 중심으로 우수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고객층으로는 베이비붐시대의 청장년층이 많고 신탁업무보다는 대출업무를 중시한다.

부티크형은 프라이빗뱅킹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프라이빗뱅크이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세심한 서비스를 전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전통형 프라이빗뱅크는 무한책임의 파트너에 의해서 경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스위스의 프라이빗뱅크와 같은 형태이다.

지방은행형의 프라이빗뱅크는 지역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에 중점을 두고 지역사회와 밀착하는 영업체제를 적용하고 있다. 서비스의 내용은 대형은행의 프라이빗뱅킹과는 달리 어디까지나 개개의 고객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투자은행은 미국의 부유층이 각종 금융기관 중에서 가장 많이 선택하는 유형이다. 미국의 투자은행은 1980년대 중반경부터 브로커업무와 인수업무에 참가했고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프라이빗뱅킹 업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적극적인 투자운용을 선호하는 베이비붐 고객층에 대하여 특색있는 서비스 업무를 전개하고 있다.

투자은행계의 프라이빗뱅크는 외국통화예금, 외국환어음, 증권매매, 포트폴리오관리에 참가해 다른 종류의 프라이빗뱅크에 비해 여러 가지 점에서 우위성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행들은 프라이빗뱅킹을 차별화된 업무영역으로 분류해 최고급의 인재를 통해서 우수고객을 전담하는 토털금융서비스를 수행하고 있으며, 프라이빗뱅킹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업무수행 직원의 개인적 자질을 강조하고 있다.

프라이빗뱅킹 업무에 종사하는 직원들은 분야별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돼 고객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선발요건도 매우 까다롭다.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피델러티의 한 점포장은 자사의 전문상담요원 선발기준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프리젠테이션 능력과 외모라고 주저없이 말하고 있다. 물론 최고의 학력수준은 기본적인 구비요건이다.

이들은 지식수준 못지 않게 부유층고객 상대에 절실하게 필요한 호감가는 인상, 상대방을 관찰하고 배려하는 기술, 자신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능력 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미국은행들은 프라이빗뱅커의 요건으로 신탁 또는 부동산학위소지자, 부유층을 기분좋게 응대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 차별화된 취미나 교양, 외향적이고 사교적인 사람,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는 사람, 풍부한 지식, 장기적인 시각, 은행과 보험업무의 통달 등 복합적인 능력의 소유자를 고르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보험이나 증권관련 공인자격증이나 지식 및 실무경험이 일정수준 이상임을 증명하는 자격을 요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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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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