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15GW·1000조 원 재원 고차방정식
9일 SK텔레콤이 밝힌 로드맵에 따르면, 회사는 2035년까지 최대 15기가와트(GW)에 달하는 AIDC를 국내에 순차적으로 구축한다.
이는 블룸버그NEF가 전망한 2035년 미국 전체 데이터센터 용량(78GW)의 약 20%에 달하는 메가 프로젝트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과 건설 비용 상승으로 통상 AIDC 1GW당 약 70조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점을 고려하면, 최종 단계까지 산술적으로 1000조 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다.
이미지 확대보기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정재헌 대표 체제 SK텔레콤이 다각화된 외부 재원 조달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확립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체 투자 외에 ▲전략적 파트너 유치 ▲고객사 장기 계약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계열사 공동 투자 등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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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자금에만 의존하던 기존 통신사식 재무 구조를 넘어, 대규모 자본 시장 및 글로벌 고객사 연계를 통해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의 재원 조달과 설계·구축·운영 전반을 안정적으로 총괄할 수 있느냐가 당면 과제로 꼽힌다.
AWS·엔비디아 동맹 앞세운 속도전
SK텔레콤이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을 수립하며 대형 투자에 나선 배경에는 세계적인 AIDC 공급 부족 상태에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앤컴퍼니에 따르면 글로벌 AIDC 수요는 매년 19~22%씩 성장하고 있으나, 전력과 용수 부족으로 공급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로 인해 2030년 미국에서만 약 15GW의 AIDC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지 확대보기특히 AIDC는 한 번 유치한 고객사의 이탈이 어려운 ‘록인(Lock-in) 효과’가 강해 초기 속도전이 시장 선점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한 울산 100MW급 1호 AIDC를 내년 중 가동하며 첫발을 뗄 예정이다. 이어 영남권에 2GW 규모의 클러스터를 구축해 글로벌 빅테크 수요를 흡수하고, 서남권에 1GW를 추가하는 등 2029년까지 5GW를 단계적으로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엔비디아와 공동 추진 중인 차세대 AIDC ‘AI 팩토리’ 구축과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에이닷엑스 케이원(A.X K1)’ 연계를 통해 글로벌 고객사를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美 ‘AI 컴퍼니’ 출자와 글로벌 기술 동맹
정재헌 대표의 대외 전략은 국내 인프라 구축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사 간 시너지 창출과 글로벌 협력체계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의 미국 법인인 ‘SK하이닉스 낸드프로덕트 솔루션’에 4년간 약 7384억 원(지분 0.9%)을 출자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룹 차원의 AI 밸류체인 결속을 위한 핵심 조치로 분석된다.
해당 미국 법인은 SK하이닉스가 인수한 솔리다임을 개편해 설립하는 구조로, 글로벌 AI 리서치 센터 구축과 미국 내 전담 투자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자본 확충에는 SK텔레콤 외에도 SK㈜, SK이노베이션 등이 공동 참여한다. 이는 SK하이닉스의 HBM 등 AI 반도체 제조 역량과 SK텔레콤의 AI 서비스 인프라 설계 능력을 결합해, 국가별 데이터 주권을 고수하는 ‘소버린 AI(주권형 AI)’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미지 확대보기관건은 ‘실제 집행력’
투자은행(IB)업계는 SK텔레콤이 추진하는 이번 메가 프로젝트가 향후 글로벌 빅테크와의 장기 계약으로 이어져, 통신 본업을 뛰어넘는 안정적인 고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대형 인프라 중심 성장 잠재력이 부각되면서 SK텔레콤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SK그룹 역시 이번 AIDC 투자를 과거 경부고속도로 건설,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에 이은 대한민국의 세 번째 ‘대형 혁신 인프라 투자’로 규정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IB 업계에서도 SK텔레콤을 과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의 ‘고배당 방어주’에서 고성장이 기대되는 ‘AI 인프라주’로 재평가하는 추세다.
이미지 확대보기IB업계 한 관계자는 “SK그룹 AI 전략의 사령탑 역할을 맡은 정재헌 대표 과제는 실제적인 집행 속도에 수렴될 것”이라며 “최태원 회장의 초대형 구상 아래에서 글로벌 빅테크와의 장기 계약을 성사시키고, 국내외 자본을 계획대로 유치해 실제 상용 가동까지 걸리는 시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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