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0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총파업 예정일을 1시간여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노사는 개인연봉의 최대 50%까지 상한이 있는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DS부문에 한정해 상한이 없는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오는 2035년까지 10년간 운영한다.
'사업성과의 10.5%' 반도체 특별성과급
DS부문 특별성과급은 최소 영업이익을 달성할 때 지급된다. 그 최소 조건은 DS부문 영업이익 △200조 원(2026~2028년) △100조 원(2029~2035년)이다.특별성과급 재원은 '노사가 합의해 산정한 사업성과의 10.5%'에서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사업성과'를 어떻게 정할지는 잠정합의안에 담기지 않았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영업이익 기준 성과급'에 비판의 목소리를 낸 만큼, 성과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단 성과급 지급 기준(영업이익)이나 '노사 합의'라는 문구를 통해 미뤄 짐작하면 최소한의 투명성이 보장된 지표인 영업이익을 기초로 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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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규모는 노사가 한발씩 양보했다.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에 따르면 이번에 노사가 잠정합의한 OPI·특별성과급 재원 총합은 영업이익 12% 수준이다. 당초 노조는 영업이익 15%, 사측 제시안이 영업이익 10%로 맞섰다.
이 밖에도 특별성과급이 향후 10년간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점도 노사가 서로 합의점을 찾은 결과다.
'성과주의' 지킨 경영진
사업부별 성과급 분배율은 사측 주장이 더 반영됐다.잠정합의안에는 성과급 재원 40%를 DS부문이 똑같이 나누고, 나머지 60%는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실적 측정이 어려운 경영부문 등 DS 공통조직은 메모리사업부 지급율의 70%로 책정하기로 했다. 앞서 노조는 7(반도체 전 부문)대 3(사업부) 배분을 요구해왔지만, '성과주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사측 주장이 관철된 것이다.
적자 사업부에는 패널티가 적용된다. 반도체 전 부문에 지급되는 공통 배분 몫의 60%만 지급한다. 단 이는 1년간 유예해 2027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올해 적자가 예상되는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직원들의 불만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특별성과급은 현금이 아닌 자기주식으로 지급된다. 지급된 주식 33%는 즉시 팔 수 있지만, 나머지 33%씩은 1~2년 뒤에 매각이 가능하다. 이 역시 회사가 원하는 방식이다. 인재 이탈이나 일시적으로 수십 조원 규모의 현금 유출에 따른 재무 불안정도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370조 벌면 메모리 성과급 1인당 6.9억, 스마트폰 5000만 원 장담 못해
그렇다면 이번에 잠정합의한 성과급 기준에 따라 내년 1월 반도체 직원들이 지급받을 금액은 대략 얼마나 될까.증권사들이 최근 내놓은 2026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370조 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메모리 사업부가 360조 원, 시스템LSI·파운드리는 영업손실 4~5조원으로 DS부문에서 355조 원이 나올 전망이다.
이 경우 특별성과급 재원 10.5%인 약 37조 원 가운데 공통 배분 몫(40%)은 1인당 세전 1억8900만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나머지 실적 목표분(60%)을 최대치로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메모리 사업부에는 4억4600만원이다. 여기에 기본연봉이 1억 원인 과장급 직원이 OPI와 목표달성장려금(TAI) 등을 모두 챙기면 성과급만 7억 원, 1년에 총 8억 원을 챙길 수 있다.
올해까지 성과급 패널티를 유예받는 비메모리 사업부 직원도 성과급이 2억4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계산된다.
이미지 확대보기특별성과급이 없는 DX부문은 어떨까.
DX부문은 지난해 12조9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 가운데 MX(스마트폰)사업부가 13조 원을 담당했고, 나머지 사업부의 합산 영업이익은 적자였다. 이에 따른 OPI는 MX가 최대치인 50%, 이외 사업부는 12%로 책정했다.
2026년 DX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는 5조~7조원으로 작년보다 50~60%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MX사업부가 반도체 가격 급등 여파로 5조 원 수준까지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 성과급 산식은 알 수 없지만, MX의 경우 작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단순 추산으로는 메모리 사업부와 성과급 격차가 20배 이상 날 수도 있다.
노사는 잠정합의안에 DX부문에 600만 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지급 목적은 상생협력이다. 반도체와 성과급 격차를 고려한 조치로 읽힌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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