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3년생 도기욱 CFO는 대원외고와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할리스에프앤비, 인디스에어, CJ E&M 등을 거처 지난 2014년 넷마블 재경실장으로 합류했다.
도기욱 CFO는 전통적 재무 전문가다. 외부 자금을 적극 유치하는 유형이라기 보다 안정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지난 2020년까지 넷마블 총차입금은 약 47억원 수준이었는데, 이는 게임 개발을 위한 외부 투자, 대출 등 영향으로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게임 업종 특성을 고려하면 매우 양호한 수준이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하지만 넷마블이 미래 동력 확보를 위해 2021년 코웨이, 2022년 스핀엑스 등 대규모 M&A를 단행하면서 차입금 부담이 늘었다. 코웨이와 스핀엑스 인수가 완료된 2022년 말 기준 넷마블 총차입금 규모는 약 2조원으로 급등했다.
불과 2년만에 차입금이 400배 넘게 급증한 것이다. 여기에 2022년과 2023년 연속 연간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 부담이 더 가중됐다. 그 무렵 도기욱 CFO가 넷마블 각자대표에 올랐다. 재무 관리 중요성이 커졌다는 방증이었다.
도기욱 CFO는 재무 부담증가에도 보수적 기조를 유지했다. 특히 차입금 상환을 위해 차환(대출을 대출로 갚는 방식)을 지양하고 자산 매각, 현금 상환 등을 적극 활용했다. 더 이상 차입금 부담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이와 함께 마케팅, 인건비 등을 관리하며 허리띠를 졸라맸다.
당시 도기욱 CFO는 해당 자금을 차입 상환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북미 자회사 잼시티까지 매각해 1000억원에 이르렀던 이자 부담을 올해 2분기 기준 200억원대로 낮췄다.
다행히 넷마블은 지난해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를 시작으로 신작들이 연이어 흥행하며 실적 개선과 현금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6637억원, 영업이익 2156억원으로 약 3년 만에 흑자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으로는 매출 1조3415억원, EBITDA 2127억원, 영업이익 1508억원, 당기순이익 24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 감소했지만 EBITDA와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9.8%, 31.2%, 57.7% 증가했다.
올해 넷마블 연간 실적 추정치는 매출 2조8253억원, 영업이익 3391억원으로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실적 개선과 함께 넷마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2024년 말 기준 2877억원 수준으로 전환됐다. 올해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전망치는 지난해 대비 46.4% 증가한 4211억원이다.
이 같은 긍정적 흐름에도 도기욱 CFO는 여전히 보수적 기조를 유지한다. 완전한 재무 안정화를 위해 유동성 확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넷마블은 채무, 차입 등 부채 상환이 1년 미만 단기에 치중됐다.
넷마블 유동자산은 지난해 2분기 기준 9989억원에서 올해 2분기 1조1098억원으로 11.10%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유동부채는 9716억원에서 1조6171억원으로 66.44% 증가했다.
이 때문에 유동비율은 지난해 2분기 102.81%에서 1년 만에 68.62%로 급감했다.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은 100~150%를 적정 수준으로 평가한다.
여기에 차입금 등을 상환할 곳간도 마른 상태다. 넷마블 별도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19년 1조411억원에서 매년 줄어들더니 올해 2분기 기준 394억원으로 급감했다.
계열사 등을 모두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살펴봐도 2019년 1조5748억원에서 같은 기간 5130억원으로 약 1조원이 증발했다. 도기욱 CFO가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도기욱 CFO는 비용관리에 집중하면서 보유 자산 활용을 지속 검토해 간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기본적으로 전체적인 비용 효율화 기조는 유지된다”며 “인건비와 마케팅비 등에 대한 전체적인 관리는 계속하고, 절대 금액보다 비용율 측면에서 증가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차입금 상환과 자산 유동화 방안에 대해서는 “부채 상환에 대한 부분은 자산유동화와 연관해 판단될 수 밖에 없다”며 “자산유동화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자본시장 동향 등 여러 부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타이밍을 계속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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