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월드는 지난 2009년 11월 스파오를 국내 의류 시장에 처음 내보였다.
스파오는 1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남녀노소 세대를 가리지 않고, 사시사철 계절이나 유행에 따라 필요한 옷을 제공해 왔다.
무엇보다 옷 한 벌이 10만 원을 넘지 않도록 가성비로 무장했다. 기본 티셔츠, 청바지, 이너웨어(속옷) 등 한국인 체형에 잘 맞는 상품들을 해마다 개선한 점도 소비자들에 긍정적 인식을 심어 줬다. 스파오가 국내는 물론 해외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특히 연 4회 이상 품평회를 진행 중인데 여기서는 회당 500명 이상의 고객들이 참여한다.
스파오는 품평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컬러톤과 실루엣을 다변화한 샘플링을 내놓는다. 이후 시즌별 기획 윤곽이 잡히면 스파오의 ‘원팀’이 움직인다. 미얀마와 베트남 등 해외 현지 생산 파트너사들과 협상에 나서는 것이다. 중간 마진을 최소화하고, 스파오 전용 원단을 대량으로 계약해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춘다.
사계절을 입은 스파오의 마네킹
우선 스파오는 봄철 최적의 원사로 엮어낸 부드러운 니트를 선보였다. 일명 ‘하찌 라운드넥 스웨터’로, 피부에 자극이 없는 편안함 착용감과 꽃놀이에 어울리는 다채로운 색이 특징이다. 지난해 누적 판매량 40만 장을 달성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견고하게 짜인 패턴이 탄력을 더해주며, 뛰어난 보온성과 부드러운 촉감마저 제공한다. 내구성이 뛰어나 주름이 잘 생기지 않는 점도 편의를 더했다. 세탁 후에도 빠른 건조가 가능하다.
‘하찌 라운드넥 스웨터’ 정가는 3만9900원이다. 봄에 걸맞은 화사한 색상으로 나들이 기분을 한껏 낼 수 있다. 색상(홈페이지 기준)은 화이트·그레이·옐로우 등 남성 11종과 여성 6종으로 이뤄졌다. 사이즈는 남성 S(90)·M(95)·L(100)·XL(105), 여성 S(85)·M(90)·L(95)로 나왔다.
여름은 무더위 속에서 가볍게 입을 수 있는 재질로 옷을 만들었다. ‘쿨 트리코트 셋업’으로, 상·하의 더해 5만 원을 넘지 않는다. 나일론과 스판 혼방으로 피부에 닿는 즉시 시원해지는 냉감이 특징이다. 통기성이 뛰어난 다공성 편직 구조와 뛰어난 신축성 및 복원력으로 착용감도 편안하다. 자외선(UV) 차단 기능마저 더해져 야외 활동에도 적합하다.
스파오는 냉감 티셔츠 특성상 자주 입고 세탁하는 만큼 디자인이 같더라도 2~3장씩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이에 가격 경쟁력에 주안점을 뒀다. ‘쿨 트리코트 티셔츠’는 정가 1만9900원, ‘쿨 트리코트 쇼츠’는 2만5900원이다. 티셔츠는 세탁 후 변형이 적고 넥라인 형태를 유지하도록 고안했다. 쇼츠는 허리 밴드와 스트링으로 체형에 맞게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색상은 화이트와 블랙을 기본으로 남성 6종, 여성 5종으로 나왔다. 사이즈는 남성 S(90)·M(95)·L(100)·XL(105), 여성 S(85)·M(90)·L(95)로 나뉜다.
스파오의 가을은 일교차로부터 체온을 보호해줄 바람막이에 신경을 썼다. 이른바 ‘윈드 브레이커 컬렉션’으로, ‘3-레이어(LAYER) 테크니컬 윈드브레이커’와 ‘라이트 패커블 윈드브레이커’로 구성됐다.
먼저 ‘3-LAYER 테크니컬 윈드브레이커’는 3중의 원단으로 짰다. 안쪽 면은 투습 발수 기능을 적용해 땀이 외부로 빠르게 배출되도록 돕는다. 스파오만의 기능성 원단 개발 기술이 집약됐다. 가격은 5만9900원으로, 사이즈는 남녀 공용 S(90)·M(95)·L(100)·XL(105)가 있다. 색상에서는 그레이와 블랙, 배이지 등 6종을 준비, 취향껏 고를 수 있도록 했다.
‘라이트 패커블 윈드브레이커’는 자외선 차단 기능과 가벼운 착용감이 특징이다. 일상룩이나 아웃도어룩 등 어디서든 가볍게 입을 수 있다. 초경량 아우터로 옷을 접어 주머니에 수납이 가능할 정도다. 가격은 3만9900원이며, 사이즈는 남녀 공용으로 XS(85)부터 XXXL(115)까지 나왔다. 바람막이 재질은 나일론 100%로, 색상은 화이트와 그레이 등 8종으로 구성됐다.
코끝이 시리는 겨울엔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이에 스파오는 다양한 종류의 패딩을 진열대에 걸었다. ‘푸퍼 컬렉션’으로, ‘베이직 푸퍼’와 ‘파스텔 푸퍼’ 그리고 ‘베이직 롱패딩’ 등을 마련했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어느 옷에 걸쳐도 튀지 않아 무난하다. 누적 판매량이 200만 장에 이른다.
‘베이직 푸퍼’는 정가 6만9900원으로, 사이즈는 남녀 공용 XS(85)부터 XXL(110)까지 있다. 색상은 블랙과 베이지, 아이보리 등 7종이다. 그중 GLOSSY 계열 색상은 겉감을 나일론으로, 안감은 폴리에스터로 채웠다. 나머지 색상은 겉감과 안감 모두 폴리에스터로 만들었다. ‘파스텔 푸퍼’는 반짝이는 재질의 ‘GLOSSY’를 선호하는 여성 고객들에 맞춤형으로 내놨다. 폴리에스터 100% 재질로 정가 6만9900원이다. 사이즈는 S(85)·M(90)·L(95)로 꾸렸다. 색상은 블랙과 카키, 아이보리 등 9종이다. 마지막으로 ‘베이직 롱패딩’은 남녀 공용이며, 사이즈는 S(90)·M(95)·L(100)·XL(105)에서 고를 수 있다. 홈페이지 기준 색상은 블랙과 아이보리 두 종류다.
청바지도 계절별로, 무더위는 기능성 속옷
스파오는 청바지에서도 계절별로 특화된 제품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 스파오는 3000여 개의 청바지를 분해하고, 각 부분을 잘라내 치수를 재는 등 연구를 이어왔다. 한국인 체형에 맞는 청바지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었던 이유다.스파오는 봄·가을철 데일리지 진을 추천했다. 적당한 두께로 일교차로부터 보호해 준다. 여름에는 쿨 진으로, 땀이 많이 발생하는 만큼 데오드란트 테이프 디테일을 적용했다.
또한, 향균 소취 기능을 더해 가볍게 입을 수 있다. 겨울은 웜 진으로, 안감에 기모를 넣어 따뜻함을 채웠다. 스파오는 청바지를 테이퍼드와 스트레이트, 부츠컷, 와이드 등 다양한 스타일로 제안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혔다.
아울러 스파오는 푹푹 찌는 듯한 무더위를 조금이나마 날려주기 위해 이너웨어를 냉감 기능성 소재로 만들었다.
올해에는 이전보다 세분화한 라인업과 업그레이드한 기술력을 선보였다. 쿨테크와 컴포트 심리스, 컴포트 모달, 베이직 티셔츠 등 네 가지 버전의 이너웨어를 내놨다.
특히 쿨테크는 스파오가 지난 2010년부터 자체 개발해 온 제품이다. 나일론에다 냉감 원석을 혼합하고, 속건 기능을 더한 폴리에스터와 혼방해서 만들었다. 시원한 촉감과 흡습, 이지케어 성능까지 두루 갖췄다.
스파오의 비법, ‘2일-5일 생산 시스템’
스파오는 현재 스파오키즈를 포함한 전국 17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요즘과 같은 고물가 시대, 스파오의 합리적인 가격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스파오의 제품 대부분이 10만 원을 넘지 않는 가성비에 기능성과 디자인까지 갖췄다.
해리포터나 포켓몬스터 등 캐릭터 IP(지적 재산권)를 활용한 파자마 제품들도 선보이고 있다. 스파오 파자마 연간 판매량은 2019년 10만 장에서 2024년 140만 장으로, 5년 만에 14배 뛰었다. 지난해 스파오가 출시한 파자마 가짓수만 50여 종이 넘는다.
스파오의 매출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2년 4000억 원이던 매출은 2024년 6000억 원으로, 2년 새 50% 불어났다.
국내에서 에잇세컨즈와 탑텐, 해외에선 유니클로와 자라 등 SPA 브랜드 후발주자들이 난립하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임에도 스파오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스파오만의 ‘2일-5일 생산 시스템’ 비법이 있다.
‘2일 생산’은 스파오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것으로, 우선 제품 정식 출시 전 시장 반응을 살펴본다.
앞서 스파오는 지난 2022년 2월 서울 답십리에 300평 규모의 생산시설인 ‘스피드 오피스’를 열었다. 상품 발주와 생산, 매장 입고까지 2일 안에 끝내는 스파오만의 독특한 생산 기법이다. 100장 안팎의 상품을 소량으로 판매해 소비자 반응을 지켜본 뒤 결과에 따라 최종 생산량을 가늠한다.
이후 베트남과 미얀마 등 해외 현지 파트너사들에 발주를 넣어 5일 안에 대량으로 들여온다. 패션기업 특성상 재고율과 상품 회전율이 수익률로 직결되는 만큼 필요한 생산량만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스파오가 ‘착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스파오 관계자는 “기본적인 의류 상품을 중심으로 소재와 스타일 통합을 이뤄내 생산 원가를 절감했다”며 “2021년 이후에는 소재와 스타일 통합을 더욱 확대하고 있고, 상품 각 라인에 사용되는 원사와 원단을 같게 해 대량으로 소싱하는 등 비용을 크게 낮췄다”고 설명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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