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데이터(KCD)가 운영하는 소상공인 경영관리 플랫폼 '캐시노트'가 단순한 매출 관리 도구를 넘어, 금융·데이터·멤버십 기반의 다각적 수익모델을 구축하며 핀테크 기업으로서의 외연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캐시노트' 기반 소상공인 서비스 '무료' 제공
KCD는 2017년부터 캐시노트를 운영해왔다. 캐시노트는 사업자의 계좌 거래 내역, 카드사 매출, 세금계산서 등을 실시간으로 통합해 제공하는 경영관리 서비스다. 이 기능은 앱 설치 없이 카톡으로 받아볼 수 있어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영세 사업자에게 유용하다.
2025년 4월 기준, 캐시노트는 전국 170만 사업장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분석되는 거래 데이터는 연간 522조원에 달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이 서비스가 '무료'라는 점이다. KCD는 당장의 이익에 급급하기 보다 소상공인 사용자 저변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중개·데이터·멤버십으로 수익 성장세
KCD의 수익 모델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는 금융상품 중개다. 캐시노트를 통해 수집된 매출 흐름, 계좌 잔고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상공인에 맞는 대출상품을 추천하고 있으며, 금융기관으로부터 중개 수수료를 받는다.
둘째는 데이터 비즈니스다. KCD는 전국 170만 사업장에서 활용되는 '캐시노트'의 소상공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영업자의 삶과 정책을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KCD의 데이터는 전국 170만 사업장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가공해 빠른 지역경제의 움직임을 포착한다. 소상공인은 전국 사업체의 약 85%, 고용의 4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경제 기반의 핵심이지만, 그 흐름을 실시간으로 정량화할 수 있는 데이터는 매우 제한적이다.
특히 골목 상권, 전통시장, 창업 초기 업종처럼 공식 통계의 사각지대에 있는 영역에 대해선 빠른 대응이 어렵다.
하지만 KCD는 캐시노트를 통해 축적된 전국 170만 사업장 소상공인 경영 데이터를 실시간 단위로 수집 및 가공해, 전통적인 통계 시스템보다 빠르고 정교하게 지역경제의 움직임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게 KCD의 설명이다.
이러한 속보성 데이터는 지자체가 긴급한 정책 대응과 상권 관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충청남도, 인천광역시, 통계청,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다양한 공공기관이 KCD와 협업해 시각화 대시보드, 주간 현황 리포트, 정밀 지표 구축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경제 상황을 빠르게 진단하고 정책 효과를 사전에 검증하는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
KCD의 데이터는 진단에서 그치지 않고 맞춤형 정책까지 제공한다. 전국에 분포된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경영진단 리포트, 성과분석 등을 제공해 진단-기획-평가를 연결하는 데이터 솔루션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해외 유명 외식 기업인 맥도날드가 국내 특정 지역에 매장 오픈을 고려 중일 때, 답사만으로는 매출 예측에 한계가 있다. 이때 KCD는 전국 170만 사업장을 통해 보유한 데이터로 맥도날드 출점 시 매출 규모 추정 모형을 제공한다.
KCD는 다양한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언론,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사업장 경영진단 리포트 ▲전통시장/골목창업 성과 측정 ▲지역화폐 효과 분석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 ▲상권 규모 추정 분석 등을 지원하고 있다.
셋째는 유료 멤버십 '캐시노트 플러스'다.
지난 2023년 출시된 캐시노트 플러스 서비스는 기본 무료 서비스를 유지하면서, 소상공인을 위한 사업 필수 패키지를 담은 '구독형' 상품이다. 사업과 매장 운영 등에 꼭 필요한 ▲매출 분석 ▲식자재 할인 ▲제휴서비스(보험, 방역, 전화 법무 상담, 알바 구인, 청소, 매장 음악 등) ▲영상 콘텐츠 등을 제공한다. 월 3만3000원의 구독료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소상공인·개인사업자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서비스 출시를 기점으로 KCD 매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KCD의 영업수익은 캐시노트 출시 전이던 2022년 559억원에서, 출시 당해인 2023년 1362억원으로 두 배 성장했다. 2024년엔 5% 가까이 늘어난 1428억원을 기록했다.
소상공인 시장 500조…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결성 코앞
KCD는 단순한 경영관리 앱을 넘어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데이터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아울러 연간 50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소상공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노력에 시장에선 KCD에 보내는 시선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KCD 누적 투자 유치액은 3100억원에 달하며, LG유플러스, 한화생명, 모건스탠리 등 전략적 투자자와의 제휴를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자회사인 한국평가정보(KCS)를 통한 개인사업자 CB업 본허가 취득, POS 전문기업 아임유 인수 등 생태계 확장도 동시에 병행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KCD는 자체 금융기관 설립을 목표로 한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을 결성해 소상공인 특화은행 인가를 추진 중이며, 기존 개인신용 중심의 금융평가를 탈피해 사업역량 기반의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경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 접근성을 재정의하려는 이들의 실험이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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