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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28(월)

창조경영의 대가 전 홈플러스 이승한 회장의 승부처는 메타포 설득력’ [마음을 여는 인맥관리 53]

기사입력 : 2025-04-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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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자질은 설득력

창조경영의 대가 전 홈플러스 이승한 회장의 승부처는 메타포 설득력’ [마음을 여는 인맥관리 53]이미지 확대보기
현 넥스트앤파트너즈의 이승한 회장은 삼성물산의 말단직원으로 시작하여 업계 12위였던 홈플러스를 10년만에 매출 10조원대, 4년만에 업계 2위로 끌어올린 전설적인 경영성과를 일구어 냈다.

그는 리더의 중요한 자질 중 하나는 설득력이라고 한다. 일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설득 없이는 아무것도 하기 이루기 어렵다는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홈플러스는 부채비율이 높아 현금 확보가 지상과제였디. 삼성물산의 유통부문을 책임지고 있던 이승한 대표는 합작사를 찾기 위해 세계 유수의 유통기업의 문을 두드리며 마지막으로 협상에 들어간 곳이 영국의 테스코사였다. 8개월을 끈 협상의 과정은 험난하여 목을 떼어 책상 위에 올려놓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배수진을 치고 임했다.

삼성물산의 지분매각에 있어서 테스코사는 홈플러스의 현재 부동산 가치로 협상하자고 했고 이승한 대표는 DCF(Discounted Cash Flow Model: 현금할인법)으로 하자고 제시했다. 15년간 테스코와 합작사업을 시작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을 도출해보니 장부가격 보다 200억원이 더 나오는 DCF결과가 나왔다.

그의 열정적인 설득력에 테스코사는 합작의 결정을 내리면서 한가지 조건을 더 내걸었는데 그것은 협상을 주도한 이승한 대표가 합작회사의 대표가 되어 책임을 지라는 것이었다. 테스코사는 합작계약서에 이승한 대표의 거취를 명시할 만큼 강경했다. 이승한 대표는 결국 테스코사에 약속한대로 17년간 홈플러스를 경영하면서 1999년의 할인점 시장에서 12위로 꼴찌에 있던 홈플러스를 4년만에 2위로 올려놓았다.

2008년 홈에버를 인수할 때도 그의 설득력은 빛을 발했다. 까르푸로 넘어간 홈에버의 경영악화설이 터지자 이승한 대표는 이랜드그룹측에 그가 눈 여겨 봐왔던 영업 문제를 지적하면서 왜 홈플러스와 결합해야 하는지를 집요하게 어필했고, 테스코사측에는 지금이야 말로 업계 1위로 도약할 기회라고 설득했다.

결국 양측을 오가며 온몸으로 설득한 끝에 거의 사모펀드로 넘어간 홈에버의 계약파기를 이끌어내고 인수를 완료했다, 인수 발표 기자회견 25분전에 극적으로 계약을 완료한 것이다. 이로써 홈플러스의 점포수는 76개에서 111개로 늘어나며 이마트를 바짝 추격할 수 있게 되었다.

글로컬 경영
이승한 대표의 경영 키워드 중에는 ‘글로컬스탠더드’라는 말이 있다 글로벌과 로컬을 결합한 신조어다. 경영의 원칙과 유통 노하우, 운영 시스템 등은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르되 상품과 서비스, 마케팅, 점포 구성 등은 철저히 한국 시장과 문화에 맞추겠다는 것이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 마다 테스코사에 현지화 전략의 중요성을 인지시키고 결국 독립경영권을 얻어내었다. 테스코사는 합작회사의 브랜드로 ‘테스코’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를 고집했지만 이승한 회장은 고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여 ‘테스코’는 기술회사, 정유회사를 연상시키지만 ‘홈플러스’는 가정에 도움이 되는 이미지를 연상한다는 압도적인 조사결과를 가지고 테스코사 이사진을 설득하여 ‘홈플러스’를 브랜드로 관철했다.

그리고 당시는 창고를 연상케 하는 할인점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승한 대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문화센터를 운영했다. 국내의 유통전문가들은 할인점에 무슨 문화센터냐고 미쳤다고 했고, 테스크사도 반신반의했지만 수익보다는 사회공헌사업으로 진행하면서 결과적으로 고객의 충성도를 끌어내고 고객의 방문횟수를 늘려 소비를 이끌어내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 이후 다른 유통회사도 홈플러스의 뒤를 따라 문화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2000년부터는 어린이 환경운동을 순수성을 갖고 추진했다. ‘e파란’이라는 환경 캐릭터를 만들고 ‘e파란 어린이 환경그림 공모전’을 실시했다. 시간이 흐르자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대회에는 3만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몰려서 장충체육관에서 그림을 펼쳐 놓고 심사를 해야만 했다. 환경부장관상, 국무총리상으로 점점 대회의 권위가 높아지면서 어린이에게는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사회적 공헌에도 크게 기여했다.

경쟁업체와 동반성장, 메타포 설득
홈플러스가 우리나라 최초로 충남 목천에 세계최고 수준의 물류센터를 만들자 이마트가 벤치마킹했고 롯데마트도 만들었다. 당시 롯데마트 이철우 사장은 이마트에 벤치마킹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고 홈플러스를 벤치마킹했다. 이승한 대표는 물류센터를 보고 싶다는 이철우 사장의 전화를 받고 물류센터장에게 전화하여 샅샅이 친절하게 물류센터를 소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경쟁사에게 비밀병기를 보여주는 일이나 다름없는 일이었지만 그는 대한민국의 유통시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승한 회장은 언어의 마술사처럼 다양한 경영 이론과 신조어를 만들어냈는데 모두 비유로 이루어져 있다. 이론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면 잔소리가 되지만 메타포를 사용함으로써 선명하게 각인시키고 오래도록 기억되도록 만드는 설득의 기법인 것이다. 홈플러스내에 절대로 제빵업체를 만들 수 없다는 테스코사의 경영진을 7년간 설득하여 2008년 호텔신라와 합작한 ‘아티제브랑제리’를 탄생시켰다. 그런데 2년쯤 지나서 제과 제빵 매출이 뚝 떨어졌다. 이승한 회장은 매출이 떨어지는 이유를 찾아낸 다음, 담당하는 자회사 K사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K사장! 아티제브랑제리의 업의 개념은 무엇입니까?’
알 수 없는 질문에 K사장이 핵심을 빗나간 대답을 하자 이승한 회장은 ‘베이커리 사업의 업의 개념은 탁구입니다.’
임원들 모두 다 운동경기인 탁구인가 하고 어리둥절하자 ‘드라마에 나오는 김탁구 모릅니까?’ 하고 제빵의 실력이 있는 장인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빵 맛이 떨어진 것을 지적한 것이다. 질책하는 잔소리보다는 메타포를 이용하여 설득한 것이다.

선릉역 골목에선 문화의 향기가 난다
홈플러스를 퇴임한 후 넥스트앤파트너즈 대표를 맡고 있는 이승한 회장은 선릉역 5번 출구 골목에 ‘북쌔즈’라는 복합문화공간을 만들었다. 서점, 카페, 콘서트, 공연, 강연 교육, 비즈 미팅, 방송 촬영 모두가 가능하다. 국민의 의식 수준은 무형의 고정자산인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유형자산에 비해 빈약하므로 많은 돈을 들여서 고급문화를 체험하기 어려운 직장인들, 직장의 리더 들, 개인사업자들 모두가 ‘북쌔즈’에 와서 다양한 형태의 문화 활동을 즐기면서 사람들이 라이프스타일을 바꿔 나갈 수 있도록 조성한 것이다. 그는 이런 사회적기업이 100년 이상 지속될 수 잇는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오늘도 탐색 중이다.

인용 및 참조: 헤르메스CEO (박봉규 저)

윤형돈 인맥관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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