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자산관리(이하 유암코)가 지난해 기업구조조정(CR) 부문 평가손익 증가로 지난해 수익성 회복에 성공했다. 그뿐만 아니라 역대급 부실채권(NPL) 인수규모를 달성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지난해에도 지주계 투자사의 투자 위축에 유암코와 증권계 투자사의 인수규모가 늘어난 만큼, 올해 유암코가 인수규모 4조원을 달성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선두주자 '굳건'…NPL시장 확대·평가손익 증가에 순익 '쑥'
유암코는 NPL 시장 내 규모의 경제를 통해 명실상부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시장에서 유암코의 태생적인 차이는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
유암코는 2009년 10월 6개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기업·우리·농협은행)의 공동 출자로 설립됐다. 2016년 유상증자를 통해 농협·신한·우리·하나·기업·국민·산업은행이 각각 14%, 수출입은행이 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유암코는 이런 강점을 활용해 지난해 NPL 인수 규모를 늘리며 순익 성장을 이뤄냈다. 유암코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1245억904만원으로 전년 동기(461억3872만원) 대비 약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유암코 관계자는 "경쟁회사의 대외적 여건이 어려워짐에 따라 입찰 경쟁이 다소 완화돼 NPL 분야에서의 인수규모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유암코의 부실채권 인수규모는 3조7656억원으로 지난 2023년 2조173억원 대비 1조7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이에 부실채권 인수규모도 45.3%의 비중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달성했다.
지난 2023년에는 하나에프앤아이가 미상환 원금잔액(OPB, Outstanding Principle Balance) 기준 NPL 인수규모 1조2539억원을 기록하며 7634억원의 차이로 추격전을 벌인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금융지주의 RWA관리 기조로 인해 하나에프앤아이가 매입을 줄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높아진 원·달러 환율로 인해 금융지주회사의 RWA 관리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그룹사인 NPL 투자사가 NPL 매입을 늘리기엔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주 차원에서의 관리 기조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에 하나에프앤아이와 우리금융에프앤아이가 거의 투자를 못 했다”고 설명했다.
NPL뿐만 아니라 기업구조조정(이하 CR)부문에서의 평가손익 증가도 당기순이익 개선을 견인했다.
유암코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기업구조조정과 관련된 31개의 기관전용 사모집합투자기구(이하 PEF) 및 3개의 신기술투자조합(이하 조합)에 투자하고 있다. 해당 PEF 및 조합을 통해 50여개 이상의 기업에 대한 기업구조조정투자 및 정상화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CR부문의 영업이익은 1121억4452만원으로 영업이익의 약 70%를 차지했다.
유암코 관계자는 "지난해 순익 성장에서 가장 큰 요소는 CR부문 투자 자산에 대한 가치 증가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며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식 평가 이익이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시장 상황 고려해 NPL 투자 이어가...자금 조달도 '활발'
유암코는 올해도 독주 체제를 이어갈 전망이다. 금융지주의 RWA관리 기조가 올해도 이어짐과 동시에, 증가한 NPL 매각 규모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NPL 투자업계에 따르면 1분기에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NPL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1월 발표한 부실채권동향 자료에서 "올해 상반기 내 약 4~5조원 규모 매각이 예상된다"며 "상호금융기관의 NPL자회사 활성화로 PF, 브릿지론 등 공동대출 위주의 대외 매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NPL 물량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유암코는 적극적으로 자금 조달에도 나섰다. 지난달 유암코는 2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수요예측에서 총 3조60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2년물 400억원 모집에 7100억원이, 3년물 1600억원 모집에 1조8000억원이 몰렸다. 5년물 500억원 모집에는 5500억원 주문이 들어왔다. 이에 증액 규모를 5000억원으로 키우며 흥행을 이뤄냈다.
NPL 투자사가 불황에 수익이 증가하는 불황형 기업인만큼 투자자들이 향후 부실 대출이 늘어남과 함께 실적 개선을 예상해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조달한 5000억원은 지난 2월에 만기가 도래한 51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와 전자단기 사채(전단채) 등을 상환하는 데 사용됐다.
유암코 관계자는“NPL과 CR, PF의 회수 기간이 달라 만기 듀레이션(Duration) 관리를 위해 회사채를 발행해 기존 CP와 전단채 일부 차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관련 투자 확대에도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유암코는 조직개편을 통해 대체투자실을 대체투자본부로 승격시켰다. 이로써 기존 2그룹 4본부 9실 구성에서 2그룹 5본부 8실로 변화됐다. 이러한 조직 격상은 부동산 PF 투자 확대를 위한 조직 강화로 분석된다.
유암코 관계자는 “최초에 했던 부동산PF 정리가 이뤄진 이후 펀드 결성이 일어나는 등 부동산PF 사업들이 많이 늘어나 사업 규모가 확장됐다”며 “늘어난 사업규모에 맞춰 대체투자실을 본부로 승격해 산하에 1팀과 2팀으로 나누어 배치하는 등 조직개편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다민 한국금융신문 기자 dm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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