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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0(월)

‘2경 시대’ 글로벌 ETF 시장 넓다…한국선 1% 놓고 ‘혈투’ [ETF, 글로벌이 무대다 (상)]

기사입력 : 2025-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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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조 근접 韓, 아직 걸음마 수준
미래에셋, AI 기반 킬러 ETF 채비

‘2경 시대’ 글로벌 ETF 시장 넓다…한국선 1% 놓고 ‘혈투’ [ETF, 글로벌이 무대다 (상)]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최근 한국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운용 순자산(AUM) 규모 200조원 돌파 시점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5년 1월 말 기준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은 182조8211억원 규모다. 조만간 200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최초로 ETF가 상장된 것은 지난 2002년이다. 순자산 100조원 시대가 열린 것은 2023년이다. ‘100조 클럽’에 오르기까지 21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바야흐로, ‘ETF 전성시대’가 도래하면서 200조원 고지를 넘어서는 것은 앞선 100조원 달성 시기보다 짧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폭풍 성장을 거듭한 한국 ETF 시장이지만, 세계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미약한 수준이다.

글로벌 리서치 업체 ETFGI에 따르면, 2025년 1월 말 기준 전 세계 ETF 순자산 총액은 15조4530억 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한화로 무려 2경2546조원(1월 말 환율 적용)에 달한다. ETF가 국내에서는 200조원이라는 대기록을 앞두고 있지만, 전 세계 2경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국내 운용사들이 ‘좁은’ 한국 시장의 파이를 놓고 출혈 경쟁을 벌이기보다, 좀 더 큰 세계로 나가 글로벌 운용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무대를 넓힐 필요가 있다. 특히, ETF 가짓수 늘리는 게 주가 되기 보다는, 특색 있고 고유한 상품 발굴에 역량을 쏟아야 좀 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판 블랙록’ 나와야…M&A 성장도 중요
미국 ETF 닷컴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순자산(AUM)이 가장 큰 ETF는 2025년 3월 4일 기준 'SPDR S&P 500 ETF Trust'(티커명 SPY)다. SPY의 순자산 규모는 6248억 달러다.

SPY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가 1993년 첫 선을 보인 세계 최초 ETF다. SPY는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원조 격인 '공룡 펀드'다.

이를 추격하는 ETF로는 뱅가드의 'Vanguard S&P 500 ETF'(VOO)가 있다. VOO의 순자산 규모는 6221억 달러다.

VOO는 2010년 상장한 후발주자이지만, 저렴한 수수료/총보수(0.03%)를 내세워 최근(2025년 2월) 개인투자자 자금을 대거 모아 SPY를 제치고 선두에 등극한 바 있다. SPY의 수수료/총보수는 0.09%로, VOO와 비교하면 세 배나 된다.

또,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iShares Core S&P 500 ETF'(IVV)도 순자산 5940억 달러 규모로, 대형 펀드로 분류된다. IVV는 VOO처럼 총보수가 0.03%로, 비용 경쟁력이 있다. 이들 세 ETF의 순자산 합계만 봐도 1조8409억 달러다. 한화 기준으로 하면, 2000조원 안팎의 한국 코스피 시가총액을 약간 넘는 수준의 규모다.

개별 운용사 기준으로 봐도, 규모 면에서 압도적이다. ETFGI에 따르면, ETF 운용자산 글로벌 선두는 블랙록이다. 블랙록의 'iShares(아이셰어즈)' ETF의 경우 순자산이 2025년 1월 말 기준 4317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한화로 6466조원(1월 말 환율 적용)에 달한다.

국내 운용사들의 최대 과제는 해외 영토 확장이다. 글로벌 시장 지향으로 도전에 가장 적극적인 운용사는 미래에셋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24년 12월에 전 세계 ETF 운용자산(AUM) 200조원을 첫 돌파했다. 미래에셋은 올해(2025년) 1월 기준으로 한국,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 전 세계 13개 지역에서 632종의 ETF를 212조원 규모로 운용 중이다. 이는 같은 1월 말 기준 국내 전체 ETF 시장 규모(약 183조원)를 앞선다.

ETF 시장 성장 잠재력을 미리 알아본 미래에셋은 지난 2011년 국내 운용사 중 최초로 홍콩증권거래소에 ETF를 상장하며 글로벌 진출의 첫 발을 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을 글로벌 ETF 운용사로 성장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법인을 확장했다.

동시에, 2011년 캐나다 ‘Horizons ETFs’(현 Global X Canada)를 시작으로, 2018년 미국 ‘Global X’, 2022년 호주 ‘ETF Securities(현 Global X Australia)’ ETF 운용사 인수합병(M&A)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등을 통해 신흥국 ETF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인도에 인하우스 인덱스 회사 ‘Mirae Asset Global Indices’를 설립하고, 유럽 ETF 시장조성(Market Making) 전문회사 ‘GHCO’를 인수했다.

핵심은 ‘운용 역량’ 승부
ETF는 투명성, 유동성, 저비용, 접근성 등 다양한 장점을 바탕으로 부진한 뮤추얼펀드 대체 시장으로 부상했다. 기관뿐만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몰려들고 있다.

ETF 시장 규모가 성장한 배경 중 하나로는 채권형 ETF 수요 확대가 꼽힌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2024년 5월)에서 "고금리로 채권 ETF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2022년 이후 채권형 ETF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며 "채권 및 금리형 상품에 대한 선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테마형 중심의 주식형 ETF의 경우, 상품 라인업이 크게 늘었지만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다. 이런 까닭에 오히려 좀 더 시장이 커질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평가도 따른다.

외형적 측면은 물론, 내실 측면도 강조된다. 액티브(Active) ETF의 경우, 패시브(Passive)형과 비교할 때 ETF 권역 내에서도 종목 발굴 등을 통해 운용 역량을 승부수로 내세울 수 있다.

국내 운용사 중에서는 '헤지펀드 명가'로 불리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액티브 ETF에서 선전하고 있다. 2025년 1월 초 기준 타임폴리오운용의 ‘TIMEFOLIO 액티브 ETF’ 13종 순자산 합계가 1조원을 넘겼다. 특히, 금리형 ETF 등 없이 주식형 ETF만으로 이룬 성과다.

TIMEFOLIO 액티브 ETF는 국내 최초로 AI(인공지능) 산업에 투자하는 액티브ETF를 상장했고, 최근에는 글로벌 우주 산업, 소비 트렌드 등 다양한 성장 산업과 투자자 수요를 반영한 ETF를 선보였다.

혁신 상품 개발도 화두다. 미래에셋그룹 글로벌전략가(GSO)인 창업주 박현주닫기박현주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최근 2025년 2월 그룹 내 ETF 비즈니스를 공유하는 ‘ETF Rally’에서 시장을 변화시킬 차별화된 ‘킬러 프로덕트(Killer Product)’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미래에셋은 2025년 올해 상반기 미국 ‘Global X’와 AI 법인 'Wealthspot’이 협업한 그룹의 첫 AI 기반 상품인 ‘Global X Investment Grade Corporate Bond Active’ ETF를 미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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