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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2(목)

본업 악화 카드사 새 먹거리, 신기술금융·데이터 낙점 [금융사 수익구조 다변화 점검 (하)]

기사입력 : 2024-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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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유니버스' 플랫폼 일본 수출…마이데이터 사업 '활기'
상반기 신기술금융 5억원 적자…업종 특성상 단기 성과 어려워

본업 악화 카드사 새 먹거리, 신기술금융·데이터 낙점 [금융사 수익구조 다변화 점검 (하)]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하랑 기자] 카드업계가 새 먹거리로 신기술금융·데이터·인공지능(AI)를 택했다. 결제수수료율 악화로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성이 악화하자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신기술금융업은 업종 특성상 실적이 주춤한 반면, 데이터 관련 사업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카드사 3곳(신한·국민·우리카드)이 신기술금융업을 영위하고 있다. 신기술금융업이란 장래성이 있지만 자본과 경영기반이 취약한 기업에 종합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더이상 수익이 나기 어려운 만큼 카드사들은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신한·KB국민·우리카드, 계열사와 펀드 출자
금융지주계 카드사인 신한카드, 국민카드, 우리카드는 장기적 관점에서 그룹 내 계열사와 신기술투자조합, 펀드 등에 출자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와 출자금을 모아 지난 2021년 3000억원 규모의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를 조성했다. ▲블록체인 ▲커머스플랫폼 ▲프롭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18개 유망 기업에 2245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2022년에도 같은 규모로 제2호를 조성해 ▲인공지능(AI) ▲디지털자산 ▲웹 3.0 등 유망 디지털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했다.

국민카드는 KB금융지주의 'KB 디지털 플랫폼 펀드'에 출자했다. 'KB 디지털 플랫폼 펀드'는 KB금융지주가 혁신기술·디지털 플랫폼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한 전략적(SI) 펀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디지털 자산, 소프트웨어 등 혁신 기술을 보유한 디지털 기업들과, 혁신적 사업모델과 MZ세대 이용자층을 보유한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자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카드는 우리금융그룹이 스타트업 성장지원과 협력을 도모하고자 운영 중인 벤처 창업보육 프로그램 '디노랩' 공동 펀드 등에 출자했다.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의 스타트업 투자 전문사 롯데엑셀러레이터의 스타트업펀드 1호에 출자했다.

카드사도 AI, 지급결제 중요성이 커지면서 신기술 투자 수요는 높지만 경기 불확실성에 큰 돈을 투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나카드는 지난 2020년 9월말 44억원을 투자한 후 더 이상의 신규 투자를 진행하지 않는 상황이며, 삼성카드는 지난해 11월말 카드사 중 가장 늦게 신기술금융업에 진출했다. 현대·비씨카드는 라이선스는 보유하고 있지만 몇 년째 투자금액은 '0원'이다.

실제 관련 수익은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상반기 신한카드 손익이 -5억원, 우리카드는 -500만원, 국민카드는 1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3개사가 총 8억4000만원을 벌어들였지만, 지난해 상반기엔 1억2800만원으로 급감했다. 올해는 적자로 돌아섰다.

데이터·AI 사업 전망 '맑음'…기타영업수익 16.48%↑
이 가운데 카드사가 택한 또 다른 새 먹거리로 '데이터'가 꼽힌다. 카드 결제 시 모이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데이터화해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식이다.

최근 현대카드는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활용한 플랫폼 '유니버스'를 일본 빅3 신용카드사 SMCC에 수출했다. 계약 규모는 수백억원에 달하며,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소프트웨어 수출이다.

유니버스는 현대카드가 자체 개발한 고객 초개인화 인공지능(AI) 플랫폼이다. 고객의 행동·성향·상태 등을 예측해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식이다.

비씨카드는 국내 금융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데이터 관련 인허가를 모두 받았다. 지난 2021년 1월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 선정에 이어 ▲마이데이터 사업자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 본허가 ▲데이터 전문기관 본허가 등을 차례대로 취득했다. 민간과 공공영역에서 데이터 공급을 지속하겠단 방침이다.

마이데이터 사업 순익도 커지고 있다. 실제 상반기 카드사 8곳의 기타 영업손익(플랫폼·데이터 사업)은 3661억원으로 전년동기(3143억원)보다 16.48% 증가했다. 관련 순익이 가장 큰 곳은 현대카드로 상반기에만 1614억원을 벌여들었다. ▲신한카드(1353억원) ▲삼성카드(155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국민, 우리카드는 관련 비용이 커 각각 1789억원, 30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카드사는 자체 앱을 종합금융 플랫폼으로 육성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마이데이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업계가 신기술금융과 데이터 사업에 발을 들이는 건 신용판매 수익이 위축되면서다. 당국은 지난 2012년 카드수수료율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를 도입하고 연 매출이 적은 가맹점의 수수료를 조정하고 있다.

제도 도입 후 총 네 차례 수수료 조정으로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는 2.3%에서 0.5%로, 연 매출 3억원 이상 30억원 미만 소규모 가맹점의 수수료는 3.6%에서 1.1~1.5%로 각각 낮아졌다.

더욱이 이렇게 카드사 원가에 못 미치는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은 전체 중 97%에 달한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영세·중소신용카드 가맹점 선정 결과'를 보면 우대가맹점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18만3000곳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PG) 하위 가맹점 16만6000곳 ▲개인택시사업자 5173개가 추가됐다.

여기에 일반(법인)택시 사업자도 영세·중소가맹점 선정 대상에 포함돼 수수료율 할인 혜택(신용카드 0.5~1.5%·체크카드 0.25~1.25%)을 받게 됐다.

이같은 영세가맹점 확대로 카드업계 안팎에선 '긁을수록 적자'라는 말이 우스갯소리로 떠돈다.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데이터는 카드사의 미래 생존전략으로 꼽힌다. 오태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여신금융업 현황 및 전망' 포럼에서 "카드사의 확실한 강점은 데이터며, 이를 활용해 가맹점주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고 신용평가를 고도화하는 등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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