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은 올해 다소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분기 매출액이 전년보다 4.8% 감소한 4867억 원, 영업이익은 70% 준 72억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매출 4924억 원으로 전년보다 1.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8.6% 감소한 86억 원에 그쳤다. 수익성 악화는 업계 큰손인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줄고, 환율이 계속 오른 영향이 크다. 엔데믹 이후 하늘길이 열렸지만 여러 가지 상황이 겹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까진 요원한 상황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인천공항 사업권 획득에 대한 강한 의지로 통큰 베팅을 하면서 알짜 구역을 싹쓸이했다. 신세계가 입찰받은 구역은 향수와 화장품·주류 담배 매장이 결합된 DF2와 패션·액세서리·부띠끄 매장인 DF4다. DF2와 DF4 구역의 여객당 임대료는 각각 9020원, 2506원이다.
여객당 임대료는 기존 고정 임대료와 달리 여객 수와 연동해서 계산한다. 하지만 여객 수가 면세점 매출로 직결된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여객당 임대료 방식도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2019년 출국객 3500만 명을 기준으로 하면 면세점은 연간 약 4000억 원의 높은 임대료를 내야 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인천공항점에서 6242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업계 2위인 신라면세점 인천공항점 매출(3590억 원)보다 2652억 원 더 많다. 다만 연간 4000억 원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고 가정하면 이는 매출의 약 64%에 상당하는 금액이다.
현재 면세업계 상황이 녹록지 않은 점을 고려한다면 여객당 임대료는 설상가상일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종료됐음에도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줄고, 환율은 계속 오르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국내 매출과 인천공항점 매출에서 업계 2위 신라면세점을 추월했다는 의미 있는 성과를 기록했다. 그런 만큼 차별화한 상품과 팝업스토어 개최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별관광객과 소규모 관광객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단체관광객도 중요하지만 개별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 상품 발굴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며 “신세계면세점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발굴하는 게 앞으로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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