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채 전 회장은 1959년생으로 한국주택은행(현 KB국민은행) 은행원으로 고졸 입사해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은행에서 학력에 의한 한계를 절감하고 진급에 실패해 퇴사했다. 이후 삼성전자에 들어갔으나 반복된 업무에 회사를 나와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따고 회계법인에서 6년간 근무했다.
안정적 직업을 갖게 됐으나 기업인이 되고자 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창업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1998년 에코프로 모태가 되는 코리아제오륨을 설립했다. 처음엔 2차전지 소재가 아닌 대기오염 방지용 소재와 부품을 만들었다. 2차전지 사업은 2004년 제일모직(현 삼성SDI)과 양극재 원재료인 전구체를 공동개발하게 되면서 시작했다. 이듬해 제일모직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 전 회장에게 양극재 사업 인수를 제안했고, 그가 이를 수락하며 2차전지 업체로 본격 거듭났다.
첫 흑자전환은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2015년 달성했다. 10년간 적자를 감내하며 연구개발에 매진한 것은 전기차 미래에 확신을 가진 이 전 회장의 뚝심에 있다. 이후 기존 공급사인 삼성SDI뿐만 아니라 SK온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2019년 상장한 양극재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은 코스닥 시총 1·2위를 다투고 있다.
승승장구하던 이동채 전 회장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작년 5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열린 2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이 선고돼 구속됐다. 2020~2021년 에코프로비엠 공급계약 정보가 공시되기 전 차명계좌를 통해 주식을 사들이고 되팔아 11억원 차익을 거뒀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선의의 투자자를 고려하지 않고 개인 이익을 취했다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갑작스런 경영 공백을 맞은 에코프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라는 악재를 맞았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532억원으로 전년보다 60% 줄었다. 작년 4분기엔 1100억원대 대규모 적자가 났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도 106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지주사 에코프로 상반기 연결 영업손실도 844억원에 이른다. 작년 7월 한때 40만원을 돌파했던 에코프로비엠 주가도 현재 15만원대로 하락한 상태다.
이 전 회장은 지난 8월 광복절에 특별 사면됐다. 특별사면이 결정되기 전까지 회사 사업장이 위치한 충북 청주, 전북 군산, 경북 포항 등 지역 경제계가 이 전 회장을 풀어달라는 서명운동을 펼치는 등 지지를 보냈다.
이 전 회장은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전기차 캐즘 위기를 거듭 강조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이 전 회장은 중국 LFP 배터리가 삼원계 배터리 시장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하다가는 미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도네시아에서 니켈을 생산하는 제련소를 운영하는 GEM과 협력 확대를 통해 광산, 제련, 전구체, 양극재 등 사업을 수직계열화 하는 것이 이 전 회장이 꺼내든 카드다. 그는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갖춘 산업 대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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