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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 대손준비금 정책 변경...하반기 건전성·수익성 정상화 고삐

기사입력 : 2024-08-27 17:30

(최종수정 2024-08-3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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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대손준비금 잔액 1883억원...전년 동기 比 215.9%↑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 /사진=신한캐피탈이미지 확대보기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 /사진=신한캐피탈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신한캐피탈(대표이사 정운진)이 올 상반기 내부 정책 변화로 대손준비금을 늘리며 손실흡수능력과 재무안정성을 높였다. 하반기에는 자산 재구조화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건전성 및 수익성 정상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캐피탈의 올 상반기 대손준비금 잔액은 1883억원으로 전년 동기(596억원) 보다 215.9% 증가했다. 지난해 말(370억원)과 비교하면 408.9% 늘어났다. 앞서 지난 10여 년간 대손준비금을 적립하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대손준비금 증가와 관련해 “적정 수준 충당금을 적립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와는 다르게 기준에 맞게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며 “손실흡수능력과 재무안정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본을 활용해 충분한 준비금을 적립하고자 했던 내부 정책의 변경 효과”라고 설명했다.

대손준비금이란 IFRS(국제회계기준)에서의 회계상 충당금보다 금융당국의 요적립 충당금이 큰 경우, 그 차이 금액 이상을 적립하는 것을 말한다. 당기순이익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며 자본계정에 별도 적립한다.

올 상반기 신한캐피탈의 대손준비금이 큰 폭으로 늘어나자 일부 언론에서는 대손충당금 적립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적했다. 대손충당금을 알맞게 적립했다면 신한캐피탈의 올 상반기 실적은 적자전환했을 것이라 예상했다.

신한캐피탈의 대손준비금 폭증을 대손충당금 적립 부족으로 풀이하는 건 일차원적인 해석이다. 신한캐피탈의 올 6월말 자산건전성 등급별 충당금 적립률은 1년 전과 비교해 상승했다.

정상 여신의 적립률은 0.53%(2023년 6월말 기준)에서 0.64%(2024년 6월말 기준)로, 요주의는 14.40%에서 18.32%, 회수의문은 39.32%에서 49.05%, 추정손실은 69.95%에서 98.81%로 늘었다. 각각 0.11%p, 3.92%p, 9.73%p, 28.86%p 올랐다.

이에 신한캐피탈의 올 상반기 누적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785억원으로 전년 동기(723억원)보다 8.6% 증가했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은 회사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적립 회계 기준에 맞춰 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준에 맞춰 충당금을 적립했지만 금융당국의 평가 기준이 강화되면서 고정이하자산이 늘어 NPL커버리지비율이 줄어들었고 이를 대응하기 위해 대손준비금 적립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PF 사태 연착륙을 위해 더욱 강화된 자산 건전성 평가 기준을 내걸었다. 그 결과 2금융권을 중심으로 실적이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강화된 평가 기준에 따라 연체율이 늘어나며 대손충당금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신한캐피탈 대손준비금 잔액 추이./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이미지 확대보기
신한캐피탈 대손준비금 잔액 추이./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부동산PF 관련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신한캐피탈도 건전성 지표가 급격히 악화했다. 신한캐피탈의 연체율은 ▲2020년 0.68% ▲2021년 0.41% ▲2022년 0.99%로 0% 대를 유지했지만 2023년 1.28%로 늘어났다. 이어 올 6월 말 연체율은 반년 사이 1.17%p 늘어난 2.45%를 기록했다.

또다른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마찬가지다. 신한캐피탈 NPL비율은 ▲2020년 0.77% ▲2021년 0.72% ▲2022년 0.42%로 낮은 수준을 이어왔다. 그러나 2023년 1.74%로 오른데 이어 올 6월 말에는 6.09%까지 급등했다.

이와 함께 신한캐피탈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0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2%, 전분기 대비 43.6% 감소했다. 부동산 시장의 불황으로 인한 영업자산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올해 들어 금융감독원의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강화, PF대주단협약 요건 강화, 경공매 활성화 방안 등 일련의 정부 정책의 급격한 변화가 건전성 지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금융감독원의 부동산PF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는 평가 대상의 확대, 평가 등급 세분화, 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 등을 포함했다”며 “이로 인해 신한캐피탈의 사업성평가등급 하향 자산 증가와 이에 따른 대손비용 상승, 요주의이하여신비율 및 고정이하여신비율의 상승을 초래했고 PF대주단협약의 만기연장 및 이자유예 요건의 강화도 연체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신한캐피탈은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올 상반기 이사회를 열어 대손준비금 관련 내부 정책을 2번 변경했다.

먼저 올 1분기 적립 기준을 바꿨다. 기존에는 회계상 충당금과 금융당국의 요적립 충당금의 각각 합산 금액의 차이를 가지고 준비금을 적립했지만 변경 후에는 개별 계약 별로 비교해 대손준비금을 적립하도록 했다. 개별 자산의 손실흡수능력을 더욱 촘촘하게 관리하기 위함이다.

이어 지난 6월에는 NPL커버리지비율이 100%에 못 미치는 경우 차액을 대손준비금으로 정립하는 정책을 수립했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충당금과 준비금의 합산 금액이 고정이하자산 보다 작은 경우 그 차이금액을 추가적인 준비금을 적립하여 손실흡수능력과 자본안정성을 제고했다”며 “신한캐피탈이 대손준비금 적립을 확대하는 건 그만큼 자본 여력이 있다는 뜻”이라고 언급했다.

신한캐피탈은 올 1분기 '대손준비금 적립 회계 정책 변경'으로 대손준비금 691억원을, 2분기 'NPL커버리지 비율 관리를 위한 준비금 적립 정책 변경'으로 353억원을 적립했다. 즉 신한캐피탈의 대손준비금 적립은 건전성 악화로 인한 것이 아니라 정책 변경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

자체적인 정책 변경으로 위기에 대응하고 있는 신한캐피탈은 건전성 지표 관리를 위한 대응책도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말부터 운영해 왔던 전담 관리 조직을 확대 개편했으며, 하반기에는 자산 재구조화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정상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신한캐피탈 관계자는 “정부 정책 변화로 인해 일시적으로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었으나, 하반기에는 적극적인 자산 재구조화를 통해 다시 정상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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