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건설업계가 가족친화경영을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본사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아 현장직 근로자들은 혜택이 돌아가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근로시간 단축 등의 혜택들은 그때그때 업무량에 따라 지켜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도 해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표적으로 GS건설은 최근 임신·출산·육아 전 주기에 걸쳐 실효성 있는 혜택을 확충하기 위해 관련 제도를 보강 및 신설키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난임시술비는 1회당 100만원 한도 내, 총 5회까지 지원. 산후조리원 비용은 실 발생비용의 50%를 회사에서 지원하고, 출산 축하금도 기존보다 2배가량 상향 지급한다.
여기에 출산 축하선물 및 예비부모를 위한 교육, 육아휴직 복직자를 위한 적응 교육 등 다양한 교육제도를 신설했으며, 법적으로 지정된 육아휴직 기간 1년 외 추가로 최대 1년을 더 사용할 수 있도록 기간을 확대했고, 남성 직원들을 위해 배우자 출산휴가도 기존 10일에서 2배 확대해 20일로 적용한다.
이 같은 적극적인 출산장려대책을 펼친 결과, 이희범 부영그룹 회장은 지난달 제13회 인구의 날 기념행사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부영그룹의 출산장려 및 지원책은 다른 기업들로 확산돼 사회적 관심 유발 및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 정부와 국회 등 모두가 협력하여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의 단초가 됐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 ‘50대도 젊은이’ 고령화 심각한 건설현장, 중장기적 생존전략 마련 골몰
건설업계가 이처럼 저출산 극복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이유는 개별 건설현장의 심각한 고령화 및 신규 인력 유입 부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이 발간한 건설기술인 동향 브리핑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건설기술인의 평균 연령은 50.8세로 나타났다. 특히 70대 이상이 4만9478명(5.1%)으로, 20대(3만6857명·3.8%)보다 많았고, 50대 이상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기록되지 않은 기술인이나 비숙련공을 포함하면 고령층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지난달 한국건설경제산업학회 주관으로 열린 세미나에서 오치돈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 연구실장은 “최근 건설산업은 생산성 저하, 건설시장의 정체성, 안전사고 등의 문제와 함께 인력 부족 문제가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 실장은 “건설인력 부족 문제는 과거 건설현장의 기능인력에 국한되었으나 최근에는 기술분야의 인력부족 문제도 심각하다”고 짚었다. 그는 “기능인력은 시공단계에 국한되나, 기술인력은 건설사업의 모든 생애주기 동안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 특히, 건설 기술인력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건설업계 한 전문가는 “건설사들의 저출산 해소 노력이 당장 뚜렷한 인력 증가를 이뤄낼 수는 없겠지만, 일련의 투자들은 결국 후대에 이어져 건설업계의 중장기적인 생존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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