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닫기김기홍광고보고 기사보기 JB금융지주가 지방금융 중 가장 탄탄한 수익성을 기반으로 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내년 임기가 만료되는 김 회장이 고금리·저성장이라는 금융권 위기에서 실적 방어에 성공하며 '연임 파란불'이 켜진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73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했다. DGB금융은 1680억원으로 같은 기간 33.5% 감소했고, BNK금융은 2495억원으로 24.7% 줄었다. 올 1분기 순이익 증가율을 보면 JB금융이 월등히 앞섰다.
특히 수익성 지표를 보면 JB금융은 지방금융 중 가장 좋은 수치를 기록했다. 5대 금융지주와 비교해도 좋았다.
금융사의 효율성 지표로 쓰이는 이익경비율(CIR)은 37.3%를 기록하며 2년 전 같은 기간의 50%와 비교해 큰 폭으로 줄었다.
JB금융의 ROE가 유독 높은 이유는 계열사 중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순이익이 전체 지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가운데 두 은행이 높은 예대마진(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을 기록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만큼 두 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발생할 경우 지주 전체에 주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는 단점도 예상할 수 있다.
JB금융의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3.26%를 기록했는데 DGB금융은 2.16%, BNK금융은 2.11%를 기록했다. 순이자마진은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은행의 경우 수익 창출이 예대마진차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그만큼 대출 금리가 높을수록 NIM을 개선할 수 있다.
다만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연체율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고금리 상황에서는 순이자마진 개선이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JB금융 관계자도 "예대마진차가 높아 NIM도 높게 나온 것"이라면서도 "(자산 관리 등) 내실 관리가 잘 됐기 때문에 업계에서 가장 좋은 수익성을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JB금융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외에 비은행 자회사로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 JB인베스트먼트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계열사로는 프놈펜상업은행(PPCBank), 프놈펜자산운용(JB PPAM), JB캐피탈 미얀마(JB Capital Myanmar), JB증권 베트남(JB Securities Vietnam, JBSV)을 두고 있다. JB금융에 따르면 글로벌 계열사 손익 중 PPCBank가 차지하는 비중은 71%, 자산 비중은 94.8%에 달했다.
비은행 계열사 중 JB우리캐피탈 순이익이 올해 1분기 5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해 호실적을 냈다. 반면 JB자산운용 순이익은 같은 기간 37.6% 감소한 7억7000만원이다. JB인베스트먼트는 1억1000만원에서 4억7000만원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지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이와 함께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원화대출 프로폴리오를 보면 시중은행과 달리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주택담보대출은 적은 수준이다.
전북은행의 원화대출 포트폴리오를 보면 ▲중소기업 54.6% ▲가계신용 12.1% ▲주담대 11.1% ▲대기업 3.7% 등 순이다. 광주은행도 ▲중소기업 55.8% ▲주담대 22.6% ▲가계신용 10.5% ▲대기업 3.9% 등을 차지했다. 중소기업 대출과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만큼 고금리로 대출이 나가면서 NIM이 높아졌지만, 이로 인한 자산건전성 개선,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여전히 과제로 여겨진다.
실제 전북은행의 연체율은 2.18%, 광주은행은 0.93%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51%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이런 이유로 JB금융이 다른 금융지주처럼 증권사와 보험사 등 굵직한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합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은행 수익 비중이 90% 이상 차지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도 올해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합병해 다음 달 1일 우리투자증권(우투증권)을 출범할 예정이고, 보험사 인수에도 적극 뛰어들었다. 종합금융그룹이 되기 위해선 증권, 보험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JB금융도 우리금융과 비슷한 상황이기 때문에 같은 경영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JB금융은 2013년 7월 설립 후 같은 해 전북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자회사 편입은 ▲JB우리캐피탈(2013년 11월) ▲JB자산운용(2014년 3월) ▲광주은행(2014년 10월) ▲JB인베스트먼트(2022년 6월) 등으로 JB인베스트먼트 이후 인수합병 진행이 없다.
비슷한 시기 다른 금융지주들은 활발하게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합병했다. KB금융은 2020년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해 2023년 1월 KB라이프생명으로 출범시켰다. 신한금융은 2021년 1월 BNP파리바로부터 신한BNPP자산운용 지분을 인수해 100% 완전 자회사로 만들었다. 같은 해 7월 신한생명보험은 오렌지라이프를 흡수협병해 신한라이프생명보험으로 법인 상호를 변경했다.
JB금융은 최근 증권사와 보험사,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권 시장 악화가 커지는 상황이라 무리해서 인수합병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 JB금융 관계자는 "계열사 인수합병보다는 지금까지 핀테크와의 협업을 강화한 것처럼 하반기에도 비슷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JB금융은 최근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관련해 금융지주 중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금융지주들이 정부 정책에 따라 배당확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하며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는데 JB금융이 가장 모범적인 주주환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JB금융은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하며 주주환원율을 33.5%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지방금융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는 배당성향 28.8%, 자사주 추가 매입 및 소각으로 35.0%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성향은 순이익 중 배당금으로 지급된 비율을 말한다.
특히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2022년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린 뒤로 현재 14.18% 지분을 가지고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삼양사(14.75%)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JB금융의 주주환원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 지분을 키운 뒤 2022년에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 ▲주주제안 ▲검사인 선임 신청을 했다. 2023년에도 ▲주주제안 ▲검사인 선임 신청을 진행했다.
주주명부 열람·등사 청구는 얼라인파트너스 주도로 시작된 '은행주 캠페인'을 주주들에게 전하기 위한 것이고, 주주제안은 주주환원율 확대를 위한 행동으로 알려졌다. 감사인 선임은 주주총회의 소집 절차 등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조치다. 그만큼 이사회가 주주를 배제한 가운데 안건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없도록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얼라인파트너스는 올해 3월 7일 핀테크 업체 핀다가 보유한 JB금융 지분이 상호주에 해당한다면서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같은 달 26일 전주지방법은 이를 인용했다. 핀다는 JB금융 지분 0.75%를 보유했다.
같은 달 29일 JB금융 본점에서 열린 제1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얼라인파트너스가 주주제안한 김기석 크라우디 대표이사와 이희승 리딩에이스캐피탈 투자본부 이사가 신임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주주제안 이사가 사외이사에 포함된 건 국내 최초 사례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얼라인파트너스의 주주 행동 이후 JB금융 이사회 투명성이 더 개선될 것"이라며 "주주환원 확대 목소리가 다른 금융지주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le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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